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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종합 '탄핵 정국' 장기화에 경제 혼란 '극심'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한국 경제가 비상계엄 사태에 이어 탄핵 정국 장기화 공포에 휩싸이면서 기로에 섰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무산으로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최고조로 치닫는 모습인데요. 원·달러 환율은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급등하고, 국내 증시는 개인 투자자들의 '패닉 셀'(공포 매도)에 급락하는 등 외환·금융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내수 부진과 수출 저조로 저성장을 경고 받던 한국 경제는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대외신인도 하락 위험까지 위협받고 있는데요.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한국의 정치 불확실성을 주목하면서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경고합니다.

더불어 탄핵 정국을 빨리 끝내야만 한국 경제가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탄핵 무산'에 환율 비상·증시 추락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으로 전일 대비 6.1원 하락한 1430.9원에 장을 시작하면서도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사태에 이어 탄핵 정국 여파로 전날 한때 1438.3원까지 치솟으면서 2022년 10월24일(1439.7원) 이후 2년 1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40원 이상 급등하면서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에는 야간 거래 기준으로 1446.5원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최고 1460원대로 올라설 것으로 관측하는 분위기입니다.

탄핵 정국이 장기화할 경우 원화 약세 압력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원·달러 환율 상단을 1500원대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국내 증시 역시 개인 투자자들의 패닉 셀이 이어지면서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기관의 매수세에 2410선을 회복했지만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8% 하락하면서 올해 처음으로 2400선이 깨졌고, 코스닥은 5.2% 급락하면서 5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탄핵 정국에 불안감을 느낀 개인 투자자들은 9일 하루에만 1조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한 것입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정치 불확실성 증가와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인해 다음 주초에 시장이 단기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오재영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정치적 리스크가 직접적으로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이라면서도 "환율에도 중장기적으로 보면 영향은 제한적이나, 외국인 자금 이탈 등 유동성 움직임을 통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주식 시세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 불확실성, 한국 신뢰도 위험 초래"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물론, 국제 신용평가들의 경고성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요 기관들은 한국의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를 우려하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을 경고합니다.

즉 정치 불확실성이 길어지면 그만큼 경제 내상도 깊어지는데, 한국 정치의 조속한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 특히 내달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외 여건에 민감한 한국 경제 입장에선 골든타임이 이달 중하순까지로, 조속한 사태 해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입니다.

 

글로벌 IB 골드만삭스는 전날 '짧은 계엄령 사태의 여파'란 리포트를 통해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시장 평균보다 낮은 1.8%로 유지한다"면서도 "경기 리스크는 점점 더 하방으로 치우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앞서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 과거 정치적 혼란은 성장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현재는 다르다"며 "당시 한국 경제는 2004년 중국 경기 호황과 2016년 반도체 사이클의 강한 상승세 등 외부 순풍에 힘입어 견뎌낼 수 있었으나, 현재 한국은 중국의 경기 둔화, 미국 무역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인한 외부 역풍에도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도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0%로 낮추면서 "계엄 선포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은 국가 신뢰도에 잠재적인 위험을 초래한다"고 꼬집었습니다.

무디스도 "정치적 긴장이 고조돼 조업 중단 등 경제 활동에 지장을 초래하는 상황이 장기화하면 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정부는 10년 이상 지켜온 국가신용등급이 정치 불안으로 흔들릴 조짐에 연일 시장 안정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를 열고 최근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우리 경제의 견조한 펀더멘털과 대외건전성에 비해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하면서 "과도한 시장 변동성에 대해서는 시장심리 반전을 거둘 수 있을 만큼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정부·한국은행의 시장 대응여력은 충분하다"며 "최근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경제 분야만큼은 경제부총리 중심으로 경제팀이 총력을 다해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긴급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newstomato.com | 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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