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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종합 (현장+)스타벅스가 찜한 명소…신분증 들고 가는 해발 154m 고지


경기 김포시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전망대에 '스타벅스 김포애기봉생태공원점'이 오픈한 첫 날 오전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방문 용무가 어떻게 되십니까"

 

삼엄한 분위기의 초소, 군인들이 다가와 묻습니다.

이름과 생년월일을 말하고 신분증을 보여주니 차단봉이 열립니다.

굽은 길을 돌아 신원 확인을 끝내니 애기봉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하얀 설산 위로 스타벅스의 상징 '사이렌' 로고가 떡하니 보입니다.

 

낯선 곳에서 보는 익숙한 마크. 왜 여기 스타벅스가 있을까란 의문과 동시에 친숙함이 몰려옵니다.

대도시 빌딩 숲에서 봤던 스타벅스가 남한 땅 끝자락에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29일 경기 김포시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전망대 2층에 136㎡(약 40평) 규모의 '스타벅스 김포애기봉생태공원점'을 열었습니다.

 

해발 154미터(m)의 애기봉 전망대에서는 한강과 임진강 줄기가 만나는 두물머리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강 건너 불과 1.4㎞ 떨어진 북녘땅도 보입니다.

북한 개풍군 민간 마을과 송악산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 김포애기봉생태공원점'을 방문한 고객들이 '사이렌' 로고 앞에서 커피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김성은 기자)

 

이날 스타벅스를 방문한 사람들은 한 손에 커피를 들고 뻥 뚫린 풍광과 북한을 바라보며 이색적인 시간을 보냈습니다.

 

김포 시민인 김지예 씨는 "종종 방문하는 애기봉에 스타벅스가 들어선다는 소식을 듣고 개점일에 맞춰 왔다"며 "커피를 마시며 북한을 바라보니 가슴 속에 왠지 모를 뭉클함이 올라왔다"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애기봉은 가까운 곳에서 북한을 볼 수 있어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곳인데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온 관광객 카리나(Carina) 씨는 "브라질에서는 스타벅스를 잘 가지 않는다.

한국처럼 서비스가 좋은 편이 아니다"면서 "한국에 와서 스타벅스를 애용하게 됐다.

다양한 종류의 커피와 디저트들이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오늘 아름다운 장소에서의 커피 한잔은 특별한 경험으로 남았다"며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또 방문하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애기봉 전망대에 위치한 스타벅스를 방문한 브라질 관광객들. (사진=김성은 기자)

 

매장 문을 열기도 전인 오전 9시부터 늘어선 긴 줄은 11시가 넘도록 이어졌습니다.

고객들은 추운 날씨에도 주문을 위해 기다림을 마다하지 않았는데요. 12시 전 준비한 베이커리가 동이 날 정도였습니다.

 

김포 지역 스타벅스 매장을 총괄하는 김은주 매니저는 "오전 시간대에만 350여명의 고객이 음료를 주문했고, 동반자를 합산하면 총 450~500명이 매장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된다"며 "당초 방문객 수를 250~300명으로 예상했으나 훨씬 많은 고객분들이 매장을 찾아주셨다"고 했습니다.

 

스타벅스 김포애기봉생태공원점 영업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월요일 휴무)입니다.

공원이 야간 개장하는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운영 시간이 저녁 7시로 늘어납니다.

오는 30일부터 주말과 공휴일에는 김포골드라인 운양역과 공원을 잇는 3-2번 버스가 운행해 대중교통으로도 방문할 수 있습니다.

 

김포시가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개발을 추진해 관람객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앞으로 스타벅스 매장을 찾는 고객도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다음날 스타벅스 입점을 기념한 팝페라, 마술공연,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 전시 등의 행사가 열립니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지난해 4월 이곳에 스타벅스 입점에 대한 협의를 시작했고, 입찰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인 스타벅스가 문을 열게 됐다"며 "3개 강이 만나고 낙조가 아름다운 자연 명소를 국제적인 관광지로 만들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고객들이 스타벅스 매장 창가에 앉아 북한 땅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

 

스타벅스의 끝없는 진화

 

스타벅스는 유명 관광지 또는 경치가 좋은 명소에 깃발을 꽂으며 매장을 늘리는 추세입니다.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공간 변화입니다.

다양한 장소에 새로운 공간을 조성해 고객 방문을 이끌고, 편안하고 친숙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죠. 애기봉 전망대 입점의 경우 자연 경치 요소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판단했습니다.

 

이달 14일 강원도 춘천시 의암호 인근에 '더춘천의암호R점'을 열었고, 개점 5일 만에 방문객 1만명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일에는 제주시 평화로의 휴게소를 개조한 '제주금악DT점'을 오픈했습니다.

 

이밖에 앉은키 3m에 달하는 베어리스타를 설치한 '기장임랑원점', 소나무가 우거진 자연 경관과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용인고기동유원지점', 국내 첫 반려동물 동반 취식 가능 매장인 '구리갈매DT점', 동해바다와 영랑호, 설악산을 볼 수 있는 '영랑호리조트점', 옛 오징어 공장 건물을 리모델링한 '강릉주문진점' 등이 있습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앞서 온라인 변화를 꾀했다면, 이제는 오프라인에 변화를 주고 있다"며 "스타벅스를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타벅스 커피와 애기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두물머리 경치. 강 건너 북녘땅이 보인다.

(사진=김성은 기자)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newstomato.com |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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