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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정치 식물과 함께 살아가기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오랜만에 밥을 먹었습니다.

배달 음식이나 사 먹는 거 말고 진짜 '밥'이요. 즉석밥을 돌리고 삼치를 구웠습니다.

반찬이 김치와 삼치뿐인 조촐한 식사. 딱 그 정도의 밥을 먹기 위해서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보스턴고사리 '하루'. (사진=뉴스토마토)

 

'밥해 먹을 결심'이랄까요. 설거지해야 하거든요. 미룰 수 있을 만큼 미루다가, 싱크대 위 그릇이 신경 쓰이기 시작하면, 몸을 일으키곤 합니다.

그 결심이 요즘엔 쉽지 않아요. 담배가 늘었습니다.

 

 

오랜만에 밥을 해 먹으니 살아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를 위해 음식을 차리는 행위는 꽤 숭고합니다.

'살아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랄까요. 생존을 위해 입에 쑤셔 넣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굳이 불편함을 감수하는 일이니까요. 

 

저도 밥을 먹고, 보스턴고사리 '하루'에게도 물을 줬습니다.

어느덧 식구가 늘었네요. 출근할 때면 올리브나무 '올가'와 동백나무 '다동'을 위해 창문을 살짝 열고 나옵니다.

식물에겐 빛보다 통풍이 더 중요하거든요.

 

5평 작은 집에서 오늘도 '살림'합니다.

한집안을 이루어 살아갑니다.

집이 있다는 건 좋은 일입니다.

돌아갈 곳이 있다는 거니까요.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newstomato.com |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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