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수결손 재정 대응책으로 추가경정예산을 통하지 않고 국가 기금 활용 방침 방안을 밝혀 논란이 됐다.
사진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대외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살펴보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정부가 30조원에 육박하는 세수결손 재정 대응책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하지 않고 일부 국가 기금 활용 방침 방안을 밝혔습니다.
정부는 이 결정이 지방자치단체 재정여건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세수결손으로 인한 지방교부세 감소 규모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것인데요. 정부는 지난해에도 역대급 세수 펑크로 인해 18조원이 넘는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국회 승인을 받지 않고 삭감했습니다.
이를 두고 지난해 시민단체와 지방자치단체장·야당 일부 의원 등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고, 이들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상태인데요. 법률 위반 논란 속에 지방 교부세를 또다시 삭감한다면 지방재정 악화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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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지방교부세 축소 불가피…지자체 '빨간불'
지난해 세수 감소와 부동산 거래 둔화 등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세입결산액이 전년 대비 9조원 감소했습니다.
여기에 정부가 세수결손을 이유로 지방교부세·금 6조5000억원 집행을 보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세와 연동돼 자동으로 줄어드는 지방교부세·금이 9조7000억원을 감액해야 하지만 지자체 재정 여건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정부는 지방교부세 2조1000억원, 교육교부금 1조1000억원 등 총 3조2000억원을 교부합니다.
다만 지자체에 재정안정화기금 등 7조원 수준의 자체 가용재원 활용 여력이 있고 부동산거래 회복에 지방세수도 나아지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지방교부세가 축소되면 지방세가 적어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의 경우 타격을 입게 됩니다.
지난해 지방채 발행 규모는 4조2719억원으로 2023년 최종예산 대비 1조1000억원(48.1%) 늘었습니다.
임미애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인천의 지방채 발행액은 2606억원으로 전년 대비 1479% 늘었고, 대전(2400억원, 50%↑), 광주(2100억원, 775%↑), 제주(2000억, 100%↑)도 지방채 발행액이 늘었습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윈은 "중앙정부의 재정 결손을 지방정부에 떠넘기는 것은 문제가 심각한 사안"이라며 "지자체의 재정은 중앙정부처럼 세입·출이 다를 수 없는 구조라 교부세를 줄이면 재정 균형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지자체는 예산이 줄어 마른 수건을 짜는 식으로 살림살이를 꾸려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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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세 삭감 통보…헌재서 '위헌' 소지 다툰다
정부의 고무줄 같은 교부세 삭감은 지난해에도 논란이 됐는데요. 일부 지자체장과 국회의원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상태입니다.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있습니다.
먼저 국회의원들이 주장한 위법은 헌법이 예산 심의·확정권을 국회에 부여하고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일부 세금을 삭감하는 것은 위법이란 주장입니다.
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자치재정권을 훼손한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관련 내용으로 변호를 맡은 이동우 변호사는 "지방교부세법 제10조에 따라 지방교부세가 지급되는데, 이중 마지막 분기에 세액이 감액되면, 기존에 승인·확정된 예산안의 규모에 따라 편성한 세출 항목에 따른 사업들은 재원 마련을 하지 못해 중단 또는 대금 미납 등 위법 상황까지 발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방의 자립도가 높아져 지방자치 정치가 실현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방자치의 밑거름은 재정자주도란 시각이 지배적이며, 이는 전체 세입에서 사용처를 자율적으로 정하고 쓸 수 있는 재원의 비율입니다.
대부분 지자체는 지방교부세를 받아 재정자주도의 격차를 메워왔습니다.
이상민 연구위원은 "지방교부세 삭감은 위법하다는 지적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이런 일을 반복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지금 지자체 자립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강조하는데, 정부가 돈을 안 주니까 자립할 수밖에 없는 것이며, 이보다 중요한 것은 '재정자주도'다.
지방교부세 삭감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재정자주도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