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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재계, 트럼프 인맥 찾기 분주…당선 영향 촉각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도널트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재당선되면서 한국 산업계의 인맥과 반도체 산업에 미칠 영향이 관심을 모읍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기간 동안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온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에 부정적 입장을 밝혀온 만큼, 지원 조항이 수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일찌감치 트럼프 집권 2기 대응체제 구축에 돌입했습니다.

한국 산업계는 8년 전 미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 후보의 승리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비상이 걸렸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재계와 외교 당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인사들과 수시로 접촉하며 재선 가능성을 대비해왔습니다.

 

 

2019년 6월 방한 당시 한국 경제인들과 간담회를 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재계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과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은 다음달 둘째주 초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들을 접촉할 예정입니다.

한경협 주관으로 열리는 한미재계회의에는 류 회장을 비롯해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그룹 사장급 인사들이 참석할 계획입니다.

이 자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 처음으로 한국과 미국의 정·재계 인사들이 만나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류 회장의 주도로 미국 의회뿐만 아니라 싱크탱크 주요 인사들과 만남도 예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 정부 인사들과의 만남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재계에서는 류 회장이 트럼프 측 인사들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미국통'인 류 회장은 미국 공화·민주 양측 모두와 두터운 인맥을 구축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류 회장은 미국의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아들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등과 교류하고 있습니다.

2001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직접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류 회장은 부시 부자와의 인연을 계기로 트럼프 당선인 측과 인맥을 쌓아왔습니다.

앞서 류 회장은 지난 7월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도 한미관계는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기업인 출신인 트럼프 당선인들은 국내 재계 인사들과 두루 만나며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019년 6월 방한 당시 국내 재계 인사들과 회동,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대미 투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1월 방한 당시에도 청와대 국빈 만찬에서 당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최태원 회장, 정의선 당시 현대차 부회장, 구본준 당시 LG그룹 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등과 접촉했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우 2019년 5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국 대기업 총수 중에서는 처음으로 트럼프와 면담했습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트럼프 캠프에서 외교·안보 분야 자문을 맡았던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립자와 오랜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연으로 김 회장은 2017년 1월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초대받기도 했지만, 건강 문제로 참석하지 못했던 적이 있습니다.

 

재계 총수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한국 산업계에 미칠 파장에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회장은 지난 7일 트럼프 당선인에게 서한을 보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하고 결단력 있는 리더십이 미국 경제회복을 가속화하고 세계 경제의 지속적인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한국 기업들이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미국 제조업 강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 오고 있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양국의 협력 기회를 창출하고 오랜 파트너십이 더욱 굳건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공장 부지.(사진=삼성전자 제공)

 

반도체 불확실성 고조…지원 축소냐 반사이익이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환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의 향배도 주목됩니다.

반도체 지원법 축소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이 나오는 반면, 미국의 대중국 제재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전망도 나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반도체 보조금 정책에 변화가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달러(약 23조5000억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오는 2030년까지 총 450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으로, 바이든정부는 삼성전자에 보조금 64억달러를 지급하기로 약속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데 38억7000만달러(약 5조2000억원)를 투자키로 했습니다.

다만 예비거래각서(PMT)도 체결 단계로 보조금 지급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한 인터뷰에서 반도체 지원법에 대해 "정말 나쁜 거래"라고 혹평했으며 "대만이 반도체 사업을 전부 가져갔다"며 우회적으로 반도체 지원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의 미국 투자 보조금이 축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또 트럼프 2기 정부가 첨단 반도체 관련 장비의 대중 수출 통제 기조를 강화할 경우,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전망입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기존 보조금 대비 투자 확대 요구와 자국 기업에 유리한 조항의 추가를 통해 해외 생산업체에 불리한 방향으로 수정될 우려가 있다"며 "대출지원·세제혜택 조항은 축소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했습니다.

 

반면 트럼프 2기 정부가 중국에 대해 강력한 봉쇄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삼정KPMG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가 한국 반도체 업계에는 일부 반사이익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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