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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종합 "비싸도 너무 비싸"…사라지는 김밥·치킨집


 

[뉴스토마토 김충범·이지유 기자] 김밥집과 치킨집이 최근 감소하는 추세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간 김밥집, 치킨집은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맛의 메뉴들을 선보이며 서민들을 중심으로 사랑받아왔는데요.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하며 서민 음식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가격이 치솟자, 소비자들이 점차 외면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외식 업계에 젊은 수요층을 중심으로 건강식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는 점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김밥집 개수는 지난 2016년 4만1726개에서 2020년 4만8822개로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4만8898개로 0.2% 늘어나는 데 그쳤고, 2022년에는 4만6639개로 4.6% 감소했는데요. 이 기간 전국의 음식점 개수는 0.5% 줄었습니다.

 

반면 이 시기 외식점의 가맹점 수는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2022년 외식업 가맹점 수는 17만9923개로 전년 대비 7.4% 늘었습니다.

업종별로는 한식, 제과제빵, 피자, 커피, 주점 가맹점 수가 모두 전년 대비 5~1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국내 치킨 전문점 수도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치킨 전문점 개수는 △2019년 3만7508개 △2020년 4만2743개 △2021년 4만2624개 △2022년 4만1436개로 파악됐는데요.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시기인 2020년 정점을 찍고 이후 지속적으로 점포 개수가 감소하는 흐름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개수는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2019년 2만5687개 △2020년 2만7303개 △2021년 2만8627개 △2022년 2만9348개로 집계됐는데요. 특히 2022년의 경우 전체 치킨 전문점 중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70%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고물가에 탄수화물 기피 트렌드가 주원인

 

이렇듯 최근 문을 닫는 김밥집, 치킨집이 증가하는 것은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 확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각종 제반 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점주들이 이를 판매 가격에 반영하자,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인데요.

 

실제로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기준 소비자가 많이 찾는 8개 외식 대표 메뉴 중 김밥은 지난 7월 3462원에서 지난달 3485원으로 23원 상승했습니다.

 

아울러 치킨 가격 상승세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미 프랜차이즈 업체 메뉴의 경우 소비자가 별도의 할인 없이 배달비까지 지불할 경우 가격이 3만원대에 이르는 시대가 됐고, 일반 치킨 전문점 역시 2만원을 넘기기 일쑤입니다.

 

직장인 윤모씨(31·여)는 "웬만한 김밥집을 가도 기본 김밥이 아닌 이상 대체로 가격이 4000~5000원 선에 달하며 이를 웃도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기에는 부담되는 가격"이라며 "치킨도 마찬가지다.

간식으로 치부하기에는 가격대가 너무 높다.

또 튀긴 음식이라 건강에도 좋지 않다는 인식 때문에 소비를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밥집 폐점에는 식습관 변화 트렌드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무엇보다 건강을 중요시 여기는 풍토가 형성되면서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수요층의 경우 탄수화물 섭취가 줄고 있는 분위기인데요.

 

이 같은 탄수화물 기피 현상은 쌀 소비량 통계에서도 드러납니다.

1인당 쌀 소비량은 지난 2019년 59.2킬로그램(㎏)으로 사상 처음 60㎏ 아래로 떨어졌고, 이후 △2020년 57.7㎏ △2021년 56.9㎏ △2022년 56.4㎏으로 계속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소비자 인구가 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비용을 더 이상 줄이기 힘든 공급 과잉 업종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의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김밥집, 치킨집의 감소 추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김밥집 사례의 경우 원재료비와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타 경쟁 음식 업체 대비 가격 경쟁력이 사라지며 수요가 감소한 것 같다"며 "치킨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외부 활동이 늘면서 배달 사례가 줄고 있다.

또 경기 침체 속 가격이 3만원에 육박하면서 이에 부담을 느끼는 수요층은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분식점에 음식 가격 정보가 표시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이지유 기자 acechung@etomato.com

newstomato.com | 김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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