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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IT 밀도 높여 시너지 내려는 엔씨···사업 재편 과정서 잡음도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엔씨소프트(036570)가 법인 정리와 컨트롤타워 재정비로 2024년 성장을 위한 채비에 본격 나서고 있습니다.

마치 치열한 전투를 앞둔 게이머가 투구와 신발 등 세트아이템을 새로 갖춰 나가듯, 엔씨는 성과 낮은 사업을 내려놓는 동시에 전력 강화를 위한 고민을 거듭하며 2024년 재도약을 노리고 있습니다.

 

 

9일 오전 엔씨소프트 사옥이 있는 판교에 눈이 내리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4분기 실적 전망 어두워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현장에서 진두지휘할 임원진의 전열을 가다듬고, 그에 따라 조직구조를 재정비하고 있습니다.

엔씨는 전날 최고사업책임자(CBO) 세 명을 중심으로 게임 개발·사업 조직을 개편하는 안을 사내에 공지했습니다.

이번 인사로 '리니지' IP(지식재산권) 전반을 담당하는 이성구 부사장과 '아이온2' 개발을 총괄하는 백승욱 상무, '쓰론 앤 리버티(TL)' 등 신규 IP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최문영 전무가 CBO에 임명됐습니다.

 

기존 '가족 경영'의 변화도 눈에 띕니다.

김택진 대표의 배우자 윤송이 사장과 동생 김택헌 수석부사장은 각각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를 그만두고 해외 사업에 집중합니다.

 

엔씨는 지난해 10월 변화경영위원회 출범 후 조직개편과 비용구조 절감을 이어왔는데요. 12월 김앤장 변호사 출신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공동대표에 영입하면서 조직 개편에 속도를 내왔습니다.

 

엔씨가 대대적인 변화에 나선 배경은 가파른 실적 감소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지난해 3분기 엔씨 누적 매출은 1조3421억원인데, 이는 전년 동기 2조238억원보다 33.68% 줄어든 수치입니다.

 

영업이익은 2022년 3분기 누적 5115억원에서 2023년 1334억원으로 73.92% 떨어졌습니다.

PC 온라인 게임 매출의 세 배에 달하는 모바일판 리니지 시리즈 매출이 하락한 탓입니다.

 

4분기 실적도 어두워 보입니다.

이날 대신증권은 엔씨의 2023년 4분기 실적을 매출 4545억원에 영업이익 75억원으로 전망했는데요. 이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17.1%와 84.3% 낮은 수치입니다.

 

기존 PC에 특별한 업데이트가 없어 매출이 자연 감소한 점, 12월 출시된 MMORPG '쓰론 앤 리버티(TL)'의 매출 기여 규모가 70억원으로 부진한 점 등이 실적 하락 전망의 근거입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TL의 국내 성과가 부진함에 따라 글로벌 흥행 기대감 역시 많이 낮아진 것으로 판단한다"며 "2024년 1분기 모바일 게임 두 종이 출시 예정이나, 동사의 기존 모바일 게임 대비 저과금의 BM으로 실적 기여는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 내정자. (사진=엔씨소프트)

 

서비스 종료·시작 모두 잡음

 

이에 엔씨는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내려 합니다.

우선 성적이 부진했던 사업과 자회사를 돌아보는 중인데요. 엔씨는 지난달 금융AI 신사업 조직 '금융비즈센터' 해체를 공지하고 최근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 법인을 2월15일자로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소속 직원 70여명에게는 권고 사직을 통보했습니다.

당초 엔씨는 변화경영위원회 출범 후 구조조정은 없다고 못박은 바 있습니다.

 

2003년 손노리 온라인 게임 사업부로 시작한 엔트리브소프트는 SK텔레콤을 거쳐 2012년 엔씨에 인수됐습니다.

이후 11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는데요. 연간 적자 규모는 2021년 14억원에서 2022년 98억원으로 뛰었습니다.

누적 적자 규모는 600억원이 넘습니다.

 

엔트리브소프트를 정리하면서 MMORPG '트릭스터M'과 야구 게임 '프로야구H2·H3' 서비스도 종료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운영 미숙 사례를 남겼습니다.

트릭스터M 서비스 종료 공지 전날인 3일 아이템 판매 공지를 했기 때문입니다.

 

 

엔씨는 구체적인 후속 공지로 트릭스터M 서비스 종료 일시와 아이템 환불 절차를 안내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게이머들이 일주일 가까이 받은 충격을 생각하면, 사측이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도 이를 알리는 순서에 신경을 더 썼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사람이 웃으며 헤어져야 하는 것처럼, 게임도 게이머와 헤어질 때 좋은 과정을 거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제 서비스를 시작한 TL에선 유료 화폐 탈취 피해가 늘고 있어, 보안 사고 예방도 과제로 남았습니다.

엔씨는 피해 상황을 접수하고 '기기등록 보안 서비스 필수 가입'을 공지했습니다.

자세한 안내는 이날 오후 8시15분 유튜브 생방송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newstomato.com |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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