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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정치 (인터뷰)천하람 "한동훈 혼자만 유명해져…당·대통령 지지도는 떨어져"


천하람 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이 <뉴스토마토>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교섭단체 이상이 총선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사진=뉴스토마토)

 

흔치 않은 이름이라 그것부터 물었습니다.

"'하늘이 준 사람', 앞뒤 글자를 따서 지으셨답니다"라고 쑥스러워하는 모습 한편으로, 이름에 자부심과 책임감이 느껴졌습니다.

 

천하람 가칭 '개혁신당'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은 2020년 21대 총선에 출마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의 길에 나섰으니 이제 정치경력 5년 차인데, 총선 낙선과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낙선 그리고 탈당까지, 여느 정치인에 비해서도 우여곡절이 많은 편입니다.

 

그는 "내공과 콘텐츠가 있지는 않지만, 정치권에 인재가 부족한 상황에서 기회가 왔던 것 같다"면서도 38세 젊은 정치인답게 "스스로 평가하기는 그렇지만 나름대로 일관된 소신파로서의 입장을 유지했고, 기회가 왔을 때 결단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 칭찬하고 싶다"고 덧붙입니다.

 

천 위원장과 정강·정책위원장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이 주도하고 있는 개혁신당은 첫발을 무리 없이 내디뎠습니다.

여러 개의 신년 여론조사에서 10% 안팎의 지지도를 기록했고 모집 4일 만에 자발성이 높은 온라인 모집에서 4만명의 당원을 모았습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탈당 전날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개혁신당에 브레이크가 걸렸다는 시각이 있으나, 천 위원장은 "지금은 한동훈 위원장이 (본인이 받을 수 있는) 거의 최대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고 무지릅니다.

컨벤션 효과일 뿐이라는 겁니다.

 

천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개혁신당의 목표를 "비례 득표 1위, 20석 이상으로 교섭단체 구성"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렇게 해서 오는 2026년 지방선거에서 '주인공의 위치'로 올라서 보겠다는 겁니다.

  

개혁신당, 뒤베르제 법칙을 '거짓 명제'로 만들 수 있을까

 

그런데 한국은 '소선거구 다수대표제가 양당제를 만든다'는 뒤베르제 명제의 교과서적 실증 사례입니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제3지대-제3당' 시도는 끈질기게 계속됐지만 적어도 현재까지는 모두 실패했습니다.

개혁신당은 이 명제를 '거짓 명제'로 만들 수 있을까요.

 

지난 8일 이낙연 전 국무총리 쪽 신경민 전 민주당 의원과 '거대 양당의 극단적 대립과 정치 혁신' 토론회 등 바쁜 광주 일정으로 인터뷰 약속 시간을 두 차례나 미룬 끝에 저녁이 돼서야 천 위원장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음은 문답 요약입니다.

 

-정치 좌우명이 있다면.

 

특별한 건 없는데, 굳이 말하자면 9살 난 아들 보기 부끄럽지 않게 하자는 생각입니다.

 

-당원 분석은 됐습니까.

 

아직 정확하게 분석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국민의힘 당적을 가지고 계셨던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당대표로 출마했을 때 저를 지지했던 개혁 성향의 유권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듯합니다.

당원 연령대별 분포는 인구 분포와 비슷합니다.

70대 이상은 인구 분포보다 약간 적은 것 같긴 하지만 60대까지는 인구 분포와 거의 비슷합니다.

 

-여성 당원 수는 어떻습니까.

 

통계를 내보지는 않았지만 여성 당원도 많습니다.

이준석 대표 때문에 여성 표심이 달아났다는 얘기를 하는데, 지난 대선 때도 박근혜 대통령 때 보다 여성 표를 더 많이 얻었습니다.

여성가족부 폐지 이슈가 여성 표심에 악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지만, 지표를 보면 40% 이상의 여성들이 여성가족부 폐지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물론 연령대별 차이는 있죠. 이준석 전 대표가 남성에게 조금 더 인기가 있는 것은 맞지만 여성 표심이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김기현은 프랜차이즈…한동훈은 '용산 직영점'"

 

-이전 인터뷰에서 "우리가 한동훈 효과를 없애버리겠다"고 했던데, 최근 조사를 보면 한 위원장이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나 적합도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지금 한 위원장은 본인에게 주어지는 거의 최대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습니다.

언론도 한 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집중하다 보니 개인 지지율은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한 위원장의 메시지와 어젠다에 힘이 있다면, 본인에게 향한 스포트라이트가 당과 정부에게도 좋은 효과로 나타나야 합니다.

하지만 지표들을 보면 당 지지율은 물론 대통령의 지지율도 떨어지는 조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위원장 혼자만 유명해지고 있다는 거죠. 기존 주류의 방향성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기 때문에 당이나 정부 지지율은 움직이지 않는 겁니다.

 

-정치 문외한인 한 위원장이 파열음 없이 국민의힘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것도 사실은 국민의힘이라는 당의 문제가 아니냐는 생각도 듭니다.

 

김기현 대표 체제가 (대통령) 프랜차이즈였다면, 한 위원장 체제는 (대통령)직영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프랜차이즈는 본사와 점주 사이에 가끔 투덕거릴 일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직영점은 그런 게 없는 거죠.

 

이철규 공동 인재영입위원장 같은 국민의힘의 주류, 용산의 오더를 잘 수행하는 인물들이 쌓아놓은 토대 위에 올라가 있는 거라고 봅니다.

케이크 위에 체리 같은 건인데요. 한동훈 체제가 일사불란해 보인다는 것 자체가 지금의 대통령과 국민의힘 상황에 반전을 만들어 낼 수 없음을 보여주는 거죠.

 

지금 한 위원장의 역할은 단순히 세련된 옷을 입히는 겁니다.

그런데 몸이 변한 것 같지는 않아요. 인선이나 인재영입에서 있어 한 위원장 본인의 판단이 생각보다 적게 개입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확인된 건 아닌데, 한 위원장이 이미 짜인 판 위에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얘기를 여당 내 인사들로부터 듣고 있습니다.

 

-개혁신당의 성공은 국민의힘 대구·경북(TK) 의원들의 이삭줍기에 달렸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이삭줍기가 의외로 알곡줍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출마를 선언한 김웅 의원을 보더라도 당내에서 존재감이 있고 할 말을 하는 몇 안되는 개혁 소장파인데, 그런 사람들이 당을 버티지 못하고 나가고 있습니다.

  

천하람 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은 <뉴스토마토>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기현 전 대표는 프랜차이즈, 한동훈 위원장은 직영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서도 통과시켜야…기다려서 표결해도 돼"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로 돌아왔습니다.

재표결여부와 표결 시점에 대한 개혁신당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저희는 애초에 김건희 특검법을 통과시켰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재의결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입니다.

표결 시점은 헌법이나 국회법에 제한 규정이 없는 이상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의 협의 영역이지 반드시(대통령의 재의요구) 직후에 하라고 얘기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다려서 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다려서 하는 게 개혁신당의 '알곡줍기'에 유리하지 않을까요.

 

그런 고려까지는 안 해봤는데, 그럴 수도 있을 겁니다.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영상에 대해서도 대통령은 한 마디도 없습니다.

 

(웃음) 북유럽 기준이었으면 난리가 났을 겁니다.

정치라는 게 국민들이 찬성할 수도, 반대할 수도 있는 겁니다.

하지만 국민들이 보시기에 우스워지면 안 되는 거죠.

 

-선거구제 개편 문제에 대해 개혁신당의 입장은 정리가 됐습니까.

 

병립형이든 준연동형이든 뭐든 괜찮습니다.

흔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개혁신당에 유리하지 않겠냐하시는데, 지역구 당선자를 낼 자신이 있습니다.

병립형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측면이 있지만, 대신 신당이 난립하지 못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여러 신당들 중에서는 저희가 나름대로 존재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병립형도 나쁠 것은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양 정당에 어떤 제도를 해달라고 구걸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제도를 선택하더라도 깨부술 자신이 있습니다.

 

-선거구제 개편안, 가치로만 판단하면 어떻습니까.

 

어려운 지점입니다.

국민의힘에 몸담고 있을 때 중대선거구제를 찬성하는 입장이었습니다.

다양한 정당들의 원내 진입이 보장돼야 한다는 취지에서 병립형보다는 연동형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나은 제도라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사익과 연관되는 지점이 있었기 때문에 강하게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제 지역구인 전남 순천은 중대선거구제로 하면 아주 쉽게 당선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와 이준석 전 대표, 지역구 출마는 확실"

 

-천 위원장과 이준석 전 대표의 총선 출마 형태는 어떻게 됩니까.

당연히 순천에서의 활동에 대한 성적표를 받아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개인 욕심을 버리고 전략 지역에 뛰라는 당내 의견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당의 전략적 방향과 함께 논의해야 합니다.

당에서는 최소한의 전략적 유연성 내지는 모호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저나 이 전 대표나 지역구 출마하는 것은 확실합니다.

 

-이번 총선에서 수치상 목표는 무엇입니까.

 

교섭단체 이상이 목표입니다.

비례득표에서는 1등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개혁신당이 다당제-연합정치를 위한 신당인지,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큰 타격을 받았을 때 여당을 접수하기 위한 신당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습니다.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에 따라 길이 바뀔 거라고 봅니다.

대통령 결선투표제가 도입되지 않는다면 결국 양당으로 뭉치려는 힘이 굉장히 강해질 겁니다.

그런 상황이 된다면 양쪽 중 한 곳을 우리가 차지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은 개혁신당의 독자적인 색깔과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이번 총선에서 지속 가능성을 최대로 키우고 우상향 곡선을 끊임없이 갈 수 있는 형태의 정당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총선 이후에 다음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겪어낸 뒤 다음 총선 때가 되면 국민들께서 우리를 보는 눈이 굉장히 달라져 있을 겁니다.

특히 다음 (2026년) 지방선거를 집권 여당이 정상적으로 치러내기 쉽지 않을 겁니다.

그때 개혁신당이 주인공의 위치에 있을 겁니다.

 

대담=황방열 선임기자, 정리=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newstomato.com | 황방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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