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 아파트.(사진=뉴시스)
중산층의 정의는 국가마다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주로 물질적 기준을 중시하는 반면, 서구 국가들은 더 다양한 관점에서 중산층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각국의 문화적 배경과 사회적 가치관을 들여다 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한국에선 중산층의 기준이 부채 없는 30평 이상의 아파트 소유, 500만원 이상의 월소득, 중형차 보유, 1억원 이상의 예금, 그리고 1년에 1회 이상의 해외여행 등입니다.
경제적 안정감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의 특성을 반영하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높은 벽으로 느껴집니다.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이러한 기준은 오히려 소수의 상류층을 위한 조건이라는 비판도 나오죠.
반면 프랑스에서는 물질적 소유보다 삶의 태도와 사회적 가치를 중시한다고 합니다.
외국어를 구사하고, 스포츠나 악기 연주 같은 취미를 가지며, 사회적 불의에 공분하고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중산층으로 간주됩니다.
여기에 더해 봉사활동을 꾸준히 이어가는 태도도 중산층의 중요한 기준으로 봅니다.
프랑스 사회에서 중산층은 단순히 경제적 여유를 가진 계층이 아니라, 사회와 상호작용하며 성장하는 문화적 계층으로 정의합니다.
영국과 미국에서도 중산층의 정의는 한국과 크게 다릅니다.
영국에서는 페어플레이 정신과 원칙을 지키고, 약자를 배려하며, 불의에 맞설 용기를 가지는 도덕적 태도를 중시하죠. 미국에서는 정직하고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며 품격 있는 글을 읽고 부정에 저항하는 태도가 중산층의 특징으로 꼽힙니다.
이들은 모두 물질적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개인의 노력과 도덕성을 통해 중산층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열어두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중산층을 물질적 기준으로 정의하면서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이미지를 강화하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부동산과 고급 소비재가 성공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현실에서, 중산층 기준은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하며 사회적 분열을 초래하고 있죠. 반면 서구 사회에서는 중산층에 도달하기 위한 기준이 노력 가능한 범위 내에 있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자부심을 느끼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독려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한국도 물질적 소유에만 집중하기보다 삶의 태도와 가치관, 그리고 공동체 기여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중산층의 기준이 바뀌면 경제적 풍요만이 아닌 품격 있는 삶과 사회적 통합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노력으로 중산층에 속할 수 있는 사회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안정된 삶과 공동체 안에서의 행복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