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고객센터 이용약관 청소년정책 개인정보처리방침 광고안내
ⓒ2025 DreamWiz
뉴스 > 종합 (고물가 쓰나미)①새해에도 심상찮다…고환율에 물가 '비상'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이후 오랜 기간 우리 사회를 짓눌렀던 고물가 현상이 2025년 새해를 맞이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수년간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이 이어진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 초 터진 불법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탄핵 정국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물가 불안을 자극하는 요인들이 추가된 까닭인데요.

 

문제는 이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 수준을 넘어 빠른 시일 내 1500원 선까지 뚫을 가능성마저 제기된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당분간 국내 정치 리스크 지속이 불가피하고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체제 본격화로 세계 경제의 대격변이 예고됐다는 점에서 이 같은 불안 상황이 최소 새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빠른 속도로 고점 높이는 원·달러 환율

 

새해 물가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대표 요인은 고환율 고착화입니다.

특히 불법 비상계엄 사태와 트럼프 당선을 거치며 급등한 환율은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올해 첫 거래일인 2일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전 거래일인 1472.5원 대비 0.5원 오른 1473원에 출발했습니다.

작년 연말부터 환율은 1470~1480원 선을 오르내리고 있는데요. 실제로 지난달 27일의 경우 장중 1486.7원까지 고점을 높인 바 있습니다.

환율이 1480원 후반 대까지 치솟은 것은 지난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원·달러 환율은 불과 작년 9월만 해도 달러당 1300원대 초반 수준을 형성했지만, 같은 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으로 1400원을 넘어서며 불안한 행보를 보인 바 있습니다.

이후 지난달 불법 계엄 및 탄핵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환율은 널뛰기를 반복하는 양상을 나타냈는데요.

 

여기에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 메시지가 글로벌 경제 시장에 전달되고, 트럼프의 관세 인상, 이민자 추방 등 자국민 보호 우선 경제 정책까지 강하게 반영되면서 환율은 연일 고공행진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작=뉴스토마토)

 

 

실제로 환율은 지난해 △11월 13일 1410원 △12월 3일 1420원·1430원·1440원 △12월 19일 1450원 △12월 24일 1460원 △12월 26일 1470원 △12월 27일 1480원 선을 차례로 뚫으며 빠른 속도로 고점을 높여왔습니다.

'위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1500원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분석입니다.

 

물가 상방 압력 확산…"최소 새해 상반기까지 지속"

 

통상적으로 환율 폭등은 수입물가를 통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연결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재료 상당수를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경제 구조를 갖고 있는데요. 고환율 여파가 더해지면 이들 원재료를 필요로 하는 먹거리, 공산품 등의 연쇄 가격 상승이 불가피합니다.

 

수입 원재료를 더 비싼 가격에 들여오고, 이로 인해 물가가 들썩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일상화할 우려도 그만큼 커진 겁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식량자급률이 하위권인 점도 큰 문제인데요. 농림축산식품부의 '2023년 양정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49.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고환율이 장기화하면 일반 가정 식탁에 오르는 빵, 라면, 고기, 과일 등 먹거리 전반이 수입 원재료 가격 인상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이는 곧 가정 물가를 위협하게 됩니다.

 

고환율에 따른 물가 상방 압력 확산은 조금씩 통계에서도 드러나는 모습입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11월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124.15(2020년=100)로 전월(123.47) 대비 0.6% 올랐습니다.

이는 작년 4월(1%)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입니다.

 

공급물가는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가 결합된 지수인데요. 원·달러 환율 및 국제 유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작년 11월 생산자물가지수의 경우 전월 대비 0.1% 오른 119.11로 나타났는데요. 지난해 7월 119.56을 기록한 생산자물가지수는 이후 △8월 119.38 △9월 119.16 △10월 119.01 등으로 하락하다 4개월 만에 반등했습니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 및 서비스 등 가격 변동을 표시하는 지수를 뜻하며, 통상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특성을 보입니다.

보수적 관점에서 접근해도 최소 올해 봄까지 전반적인 물가 상승폭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원·달러 환율이 매우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고,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인상까지 예고된 만큼 환율 불확실성도 확대될 것"이라며 "여기에 정치 리스크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안팎으로 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많은 상황이다.

최소 새해 상반기까지는 어려운 국면이 이어질 것 같다"고 관측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newstomato.com | 김충범 기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