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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IB토마토](IB&피플)형경진&승우진 블리스바인벤처스 공동창업자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0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지난 2019년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수출 규제는 국내 산업계에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다.

국내에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 소부장 자립 움직임이 나타났고, 꾸준히 연구개발로 기술을 축적해온 국내 기업들은 그 기술을 실전에 적용해 증명할 기회를 맞이했다.

이러한 성과는 업계 최전선의 기술 개발 노력과 함께 투자자들의 자금 지원도 있었기에 가능했다.

 

블리스바인벤처스는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한 소부장 및 기술 스타트업에 집중하는 벤처투자사(VC)이자 엑셀러레이터(AC)로, 설립 3년만에 운용 자산(AUM)이 200억원을 돌파했다.

<IB토마토>는 우수한 기술을 갖추고도 아직 빛을 보지 못한 기업들을 발굴하고자 하는 블리스바인벤처스의 형경진 대표이사와 승우진 이사를 만나 기술의 중요성과 향후 계획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형경진 블리스바인벤처스 대표이사(우)와 승우진 이사(좌)

 

다음은 형 대표와 승 이사와의 일문일답이다.

 

-두 분의 소개를 부탁드린다.

△형경진 대표 : 블리스바인벤처스를 창업하기 전 기술보증기금에서 19년3개월 근무했었다.

기술보증기금에서 기술력을 지닌 기업에게 창업 자금을 융자 보증해주는 업무뿐 아니라 기술평가시스템 기획, 기술가치평가, 기술이전, 투자, 기후금융 신설, 국제사업 등 다양한 일을 했었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과거 닷컴 버블이 끝난 후 찾아온 기술기업 중심의 투자장세를 경험하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과거 닷컴 버블이 터진 후에도 축소된 투자 환경 속에서도 기술력이 좋은 기업들은 꾸준히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창업 당시(2021년)도 유동성이 풍부한 시절의 끝자락이었고, 필연적으로 겨울이 오겠지만 위기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승우진 이사 : 형 대표와 블리스바인벤처스를 공동 창업했으며, 설립 이후 처음부터 회사를 키워 온 파트너로 활약 중이다.

블리스바인벤처스의 사업 확장과 신규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있으며, 당초에는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와 프롭텍 분야에 특화된 형태로 참여했지만 지금은 다양한 분야의 기술기업들에 대한 식견에 깊이를 더해가며 형 대표와 함께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블리스바인벤처스는 2021년 설립 이후 AUM 230억원의 투자사로 성장했다.

비결이 있다면?

△형경진 대표 : 소부장이나 산업용 AI(인공지능) 등 산업에서 주로 활용되는 기술 분야에 강점이 있다.

특히 국내 연구개발(R&D)수준이 고도화되고, 긴 축적의 시간을 통해 우리나라가 일본 등 선진국들보다 앞서 나가는 분야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시장성이 우수한 초격차 기술기업들을 초기 단계에서부터 잘 알아본다고 생각한다.

△승우진 이사 : 남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전문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능력이 블리스바인의 강점이다.

아울러 기술력있는 기업의 잠재력을 분석해서 그 회사에 맞는 성장 전략을 제시하는 등 기업의 성장을 가파르게 키우는데도 강점이 있다.

아울러 이미 구축된 네트워크를 통해 다음 라운드의 후속투자까지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빠른 속도로 갖춰나가고 있다.

 

-하반기 이후 VC업계 투자 규모가 전년 대비 감소하는 등 투자 업계에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됐다.

최근 금리 인하 등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향후 VC 시장을 전망하자면?

△형경진 대표 : 투자자들의 투자 적극성 측면에서 보자면 올해보다는 좋을 것 같지만 과거 유동성이 풍부했던 시절만큼 시장이 회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투자 위축에 따라 소규모 투자가 줄면서 스타트업들이 어려움을 더 느낄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이 풍부한 시기에는 투자자들이 다양한 회사에 투자했기 때문에 투자금이 많은 회사로 흘러갔지만, 이제는 기술력이 좋은 회사에 투자가 몰리고 있다.

결국 올해와 내년에는 기업 경쟁력이나 투자 유치 능력이 우수한 기업이 결정되는 시기가 될 것 같다.

△승우진 이사 : 금리 인하로 투자자들이 자본을 적극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됐다.

투자 환경이 활성화되는 신호가 켜졌지만, 여전히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 같다.

자본 의존도가 높은 스타트업보다는 초격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이면서 이제는 투자자들의 선택과 집중에 따라 혁신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들이 더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부장뿐 아니라 바이오·인공지능·IT 등 분야를 망라한 투자를 해왔다.

투자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있다면?

△형경진 대표 : 가장 먼저 투자 대상 기술이 카피캣(Copy Cat, 모방) 기술이 아니어야 한다.

과거 우리나라는 선진국 기술을 따라가며 수십 년 동안 기술에 대한 투자를 해왔는데, 축적된 소부장 기술력이 2019년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와 반도체, 이차전지 등 국가 대표전략 산업들의 글로벌 경쟁 강화를 계기로 꽃을 피우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선진국을 따라가는 기술이 아니라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경영자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 있어도 회사를 키울 의지가 없으면 안 된다.

보유 기술을 가지고 정말 회사를 크게 키워보고, 위대한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가 있어야 한다.

△승우진 이사 : 기술의 혁신성과 창업팀의 역량 및 열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혁신적 기술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

그 기술을 제대로 실행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팀이어야 성공의 열쇠를 쥘 수 있다.

그래서 항상 이 두 가지 요소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앞으로 눈 여겨보는 투자 영역이 있다면?

△형경진 대표 : 우주항공·양자컴퓨팅·HBM·초나노공정·신소재 등 영역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신소재분야도 소부장 기술력이 높아지고 있다.

신소재 분야를 예로 들겠다.

반도체 제조 공정 마지막에 웨이퍼를 만들고 전류를 흘려보내 불량 여부를 테스트하는데, 탐침을 이용해 불량 여부를 검사한다.

반도체가 나노화될수록 전압이 높아지면서 열도 많이 발생하는데, 열에 강한 백금계 금속을 탐침으로 써야 녹지 않고 온전한 검사가 이뤄진다.

그런데 백금계 금속이 비싼 까닭에 탐침 끝 부분만 로듐이나 루테늄 같은 백금계금속을 합금하여 사용하면 탐침이 녹지 않은 채로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해당 기술은 일본이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도 우수한 기업이 등장했다.

그동안 일본만 이런 기술을 가진 까닭에 일본 기업들에 의해 우리가 흔들리곤 했는데 이제는 일본을 능가하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승우진 이사 : 바이오 산업이 다시 주목받을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다.

한동안 바이오 분야가 투자에서 소외됐지만, 금리 인하와 고령화 시대 등 물결에 맞춰 바이오 스타트업이 다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바이오 산업은 장기적인 안목과 많은 자본이 필요한 산업인만큼 더 신중하게 투자 대상을 물색할 필요는 있다.

 

-소부장 기술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는데,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국내 기술력이 급속히 성장했나?

△형경진 대표 : 이 부분이 흥미롭다.

과거 우리나라는 추격 경제로 일본 등 선진국을 따라갔다.

일본이 이만큼 기술을 개발하면, 우리도 계속 연구개발(R&D)을 하며 따라잡는 형국이었던 것이다.

기술 추격 과정에서 꾸준히 역량 축적이 이뤄진 덕에 이미 일본의 수출 규제 시기에 우리 기술은 이미 일본 대비 상당한 수준까지 추격한 상태였다.

여기서 실전에 적용해 보면 상용화가 가능할 것 같은데, 시행착오 우려 등으로 기술을 써주지 않았던 것에 애로사항이 있었다.

그런데 2019년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해 소부장 수출을 규제하면서 우리 기술을 써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왔고, 그때 우리나라의 기술들이 기회를 맞이했다.

 

-기억에 남는 투자 사례가 있다면?

△형경진 대표 : 승 이사와 함께 발굴한 소울머티리얼이란 소재 회사가 있는데 투자자들한테 인기가 좋아 굉장히 빨리 투자를 결정했다.

이 회사는 배터리 셀 사이에 방열 갭필러 소재를 만드는 회사로 마그네시아를 이용한 신소재 제조사다.

원래 갭필러는 알루미나로 만들었는데 열 문제로 인해 마그네시아로 만들어야 된다는 인식이 있었다.

이런 필요성은 일본에서 먼저 생각한 아이디어인데 오히려 개발은 우리나라에서 먼저 했다.

△승우진 이사 : 부동산 플랫폼 기업인 밸류맵이 기억에 남는다.

밸류맵은 우리가 초기에 발굴한 후 코스닥 상장사와 함께 시리즈A 투자를 주도했는데, 투자 이후에도 신기술 도입 과정도 지원했을 뿐 아니라 미래 방향성을 함께 모색하며 동반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점이 AC와 피투자회사 사이의 성공적인 시너지 사례라고 생각한다.

 

-투자자로서 향후 계획이 있다면?

△형경진 대표 : 기술력을 지닌 스타트업과 그 기술이 필요한 기업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

큰 기업들은 혁신적인 기술을 계속 찾아내야 하는데, 블리스바인벤처스가 기업들로부터 출자를 받아 공동투자를 하든 연대를 하는 방식으로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당사의 주요주주사인 웰킵스그룹과 에코프로그룹의 벤처캐피탈 에코프로파트너스와 함께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해 새로운 기술기업들을 성공적으로 발굴 및 투자한 경험이 있으며 수요가 높은 대기업·중견기업들과 함께 앞으로 이러한 사례를 늘려 국내 유수의 기업들과 윈-윈하며 성장하고 싶다.

△승우진 이사 : 앞으로도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발굴해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싶다.

CES나 GITEX같은 세계적인 박람회에 회사가 투자한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것을 보면 자부심이 커진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을 발굴해 그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싶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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