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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한화 인수 '미 조선소', 선박 건조에 2년 납기지연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한화그룹이 올해 인수할 미국 필리조선소가 선박 건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쌓여가는 적자로 생긴 경영난에 따라 수주한 선박의 납기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필리조선소는 현재 해저암반설치선박(SRIV)의 건조 지연 문제로 미국 토지매립·준설 전문 업체 GLDD(Great Lakes Dredge & Dock Company)와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앞서 GLDD는 지난 19일(현지시간) 필리조선소를 상대로 미국 펜실베니아주 동부 연방지방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SRIV의 건조 지연과 양사 간 건조 계획에 대한 불일치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GLDD는 지난 2021년 11월 필리조선소에 1억9700만달러 규모의 SRIV를 발주한 바 있습니다.

당초 계약상 납기일은 지난 15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필리조선소는 SRIV의 납기일을 총 세 차례 연장시켰습니다.

최근 제안한 납기일은 오는 2026년 9월30일로 당초 계약보다 총 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GLDD는 필리조선소가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GLDD는 법원에 필리조선소가 SRIV 건조와 관련된 상세한 일정을 수립하고 자재 주문 등을 신속하게 처리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법원은 필리조선소에 내달 4일까지 GLDD의 요구에 대한 답변을 제출하라고 했습니다.

가처분 신청의 심리일은 내달 6일 예정됐습니다.

 

이같은 법적 분쟁과 관련 한화 관계자는 "본 건은 필리조선소와 고객 간의 이슈로, 아직 인수 절차가 마무리 되지 않아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선박 납기 지연의 원인은 필리조선소가 겪고 있는 경영 불안정성으로 풀이됩니다.

1997년 설립된 필리조선소의 현재까지 총 선박 건조 실적은 31척에 불과합니다.

연평균 1.2척 수준의 선박을 건조한 셈입니다.

더군다나 필리조선소는 최근 5년간 적자가 계속돼 재무구조가 취약합니다.

필리조선소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993억원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사진=한화)

 

한화가 처음 필리조선소의 지분 100% 인수 계약 소식을 전했을 때 그룹 내 조선 계열사인 한화오션 노동조합에서도 부실 기업을 사들인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한화오션 노조)는 당시 "시가총액 600억원짜리 기업을 1350억원(1억달러)에 사 부실 회사를 떠안았다”고 비판했습니다.

 

 

한화는 기존에 세운 방침대로 필리조선소 인수 계획을 올해 안에 마칠 예정입니다.

인수 절차가 끝나면 필리조선소 지분은 한화시스템 60%, 한화오션 40%로 각각 나눠집니다.

한화 관계자는 "필리조선 인수 절차는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했습니다.

 

현재 업계에서는 대체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한미 조선업 협력 요청에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조선업에 진출한 한화가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부실 기업을 인수하는데 따른 부담이 따릅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의 조선 협력 사안은 미국 측이 원하는 바와 우리의 실리를 함께 살펴 추구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라며 "섣불리 부실 조선소를 인수하는 것과 같은 결정은 선택이 매우 용이하지만 그 후의 여파가 매우 크고 뼈아플 수 있다.

미국 조선 시장 진출은 전략적이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화는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뒤 경영 정상화에 집중할 방침입니다.

한화 관계자는 "필리조선소는 현재 생산 지연으로 인한 손실이 발생되고 있는 일부 선박이 인도되는 2026년 이후 흑자 전환될 것"이라며 "인수 완료 이후 생산성 부족으로 인한 공정지연은 한화오션의 지원을 받아 생산성 향상을 통해 실적 개선 시점 단축을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newstomato.com |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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