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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2024 건설)건설업계, 고난의 행군…내수도 해외도 '불황'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건설업계는 올 한해 '3고(고금리, 고환율, 고물가)'에 시달리며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냈습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 연초부터 불안하던 건설업계 위기는 총선을 기점으로 'N월 위기설'까지 나돌았는데요. 여기에 치솟는 공사비로 정비사업 등 건설 현장 곳곳이 공사 중단을 겪으며 신음했습니다.

 이런 국내 건설업계의 위기는 그나마 해외건설 수주 실적으로 버티는 모양새였는데요. 비상 계엄령 사태로 국가 신인도에 빨간불이 켜지며 올해 목표달성이 힘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업계는 대형사를 중심으로 대거 수장을 교체하는 등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입니다.

다만 내년 건설업계 전망도 밝지 않기에 건설업계의 올해 연말은 어느 때보다 무거운 분위기입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PF리스크 발발

 

지난해 12월 28일, 2023년 시공능력평가 16위의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며 건설업계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결국 올 1월 11일 채권단 75%가 동의하며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됐는데요. 이 여파는 만만치 않았습니다.

건설업계의 이른바 '미착공 PF'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지며 롯데건설을 비롯해 동부건설과 신세계건설이 당장 위기설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건설업계 PF 리스크는 4월 10일 총선 당시 부실 건설사들이 줄도산할 것이라는 '4월 위기설'로 확대됐습니다.

당시 정부 당국은 위기설이 과장됐다며 진화에 나섰으며, 연말까지도 '리츠'를 선두에 내세운 PF 개선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다만 부도 건설사들이 빠르게 증가하는 등 위기는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부도를 신고한 건설업체(당좌거래정지 당시 폐업 또는 등록말소된 업체 제외)는 27곳입니다.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으며 2019년 이후 최대치입니다.

12월 통계치를 합치면 부도 건설사는 30곳을 넘길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래픽= 뉴스토마토)

(그래픽= 뉴스토마토)

 

공사비 폭등에 멈춰선 정비사업

 

PF리스크와 함께 건설업계 돈줄을 옥죈 또 하나의 요소는 공사비입니다.

건설경기 침체와 러-우 전쟁 등 대내외적 요소로 치솟은 공사비는 결국 도시정비사업 현장까지 멈춰 세웠는데요. 특히 자잿값 상승 여파가 컸습니다.

일반적으로 자잿값이 공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30~50%)이 크기 때문입니다.

치솟은 공사비에 시공사는 조합 등 시행사를 상대로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고 이에 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면서 공사현장이 문을 닫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지난 1월 공사와 조합 간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됐던 은평구 대조1구역 공사현장의 당시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올해만 해도 6개월 이상 멈췄던 올림픽파크둔촌포레(둔촌 주공 재건축)을 비롯해 대조1구역, 청담삼익, 미아3구역, 안암2구역, 이촌르엘(이촌현대 리모델링) 등 서울 주요 정비사업현장이 공사를 중단한 바 있습니다.

 

 

이에 서울시는 코디네이터 파견, 공사비 검증, 정비사업 주민설명회 등 정비사업 전 과정을 밀착관리하며 상황을 수습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장에서 강하게 요구하던 표준계약서 내용을 정비한 '서울형 표준계약서'를 배포하는 등 중재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래픽= 뉴스토마토)

(그래픽= 뉴스토마토)

 

해외수주 목표달성 불투명 

 

건설업계는 위기를 해결할 실마리를 해외수주에서 찾았습니다.

해외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올 1월~11월까지 해외건설 누적 수주 실적은 300억 달러를 넘었습니다.

 

 

업계는 올해 해외건설 수주 실적 목표를 400억 달러로 잡았습니다.

지난 4년 동안 해외건설 수주 실적을 살펴보면 △2021년 306억 달러 △2022년 310억 달러 △2023년 333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한데다 텃밭인 중동 프로젝트 증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성장,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기대감 등이 반영됐기 때문입니다.

 

 

다만 목표달성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여기에 향후 해외건설 수주 과정에서도 예기치 못한 장애물이 생겼는데요. 우리 역사의 오점으로 기록될 '12·3 비상계엄령 선포' 사태 여파때문입니다.

국내 정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환율 상승은 물론 향후 국가 신인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 재당선으로 국제 정세마저 급변하고 있는데요. 업계 불황 속에서도 그나마 안정적인 먹거리로 인식됐던 해외건설 수주마저 내년에는 크게 위축될까 우려스럽습니다.

 

(그래픽= 뉴스토마토)

 

건설업계, 수장교체로 내년 준비

 

건설경기 부진 심화에 대형 건설사 10곳 중 7곳은 수장을 교체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습니다.

한층 젊어진 리더십은 물론 이른바 '재무통'들의 비상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건설업계는 경기침체와 공사비 상승 여파로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 3분기 주요 건설사의 직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 변동율을 살펴보면 △삼성물산(↓22.1%) △현대건설(↓53.1%) △대우건설(↓67.2%) △HDC현대산업개발(↓23.5%) 등 영업익 하락을 겪은 경우가 많습니다.

자잿값이 오르면서 원가율이 오르고 진행 현장 수도 감소한 영향이 큽니다.

 

 

한편 수장 교체 등 인사 조직을 전면 재정비한 건설업계는 내년 사업 준비에 한창입니다.

다만 내년 건설업 전망 역시 부정적이기에 연말 분위기는 어둡기만 합니다.

 최근 대표이사 교체를 겪은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연말까지 새로 부임한 CEO를 위해 전 부서가 관련 교육자료를 만드는 등 분주한 분위기"라며 "새 수장이 본격적인 업무를 개시하는 내년 초부터 조직과 사업방향에 대한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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