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은 각종 모임 및 풍성한 행사와 함께 한 해를 마무리한다는 점에서 조금은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시기인데요. 올해는 이 같은 기분을 내기 어렵다는 분들이 주위에 한둘이 아닙니다.
우리 삶과도 너무나도 밀접한 먹거리 물가가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죠.
실제로 최근 외식 물가 상승세는 매우 가파른 수준입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올해 1~11월 소비자 선호 8개 외식 메뉴의 서울 기준 평균 가격 상승률은 4%로 조사됐습니다.
메뉴별로 살펴보면 김밥의 경우 올해 1월 3323원이었지만 지난달 3500원으로 5.3%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폭을 나타냈습니다.
또 자장면은 7069원에서 7423원, 비빔밥은 1만654원에서 1만1192원으로 5%씩 각각 뛰었는데요.
이들 메뉴는 구하기 어려운 산해진미도, 특별한 고급 레스토랑 요리도 아닌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대표적 '서민 음식'입니다.
이들 메뉴의 가격 상승이 더욱 버겁게 다가오는 이유기도 합니다.
게다가 통계 넘어 현장에서 체감하는 외식 물가 상승률은 더욱 크죠. 웬만한 김밥집을 가도 가격이 기본 4000원에서 시작하고, 다채로운 재료가 추가된 김밥의 경우 5000~6000원에 육박합니다.
게다가 제대로 된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김밥집에 가서 김밥 1줄로는 부족하죠. 라면이나 떡볶이 등 다른 메뉴를 더할 경우 1만원 한 장이 훌쩍 날아가기 일쑤입니다.
삼겹살집도 마찬가지입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삼겹살 4인분을 시키고 된장찌개나 탄산음료 등만 곁들여도 10만원이 넘게 쓰입니다.
삼겹살이 서민의 애환을 달래는 고기였는데, 이제 이도 옛말이 된지 오래죠.
문제는 이 같은 외식 메뉴 오름세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는 겁니다.
이달 초 불법 비상사태로 뛰기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도무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고환율 여파는 식품 원재료의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에서 주요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요즘 가뜩이나 추운 연말인데 먹거리 물가까지 올라 서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최소 반년 이상 물가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마저 나오는데요. 중장기적 측면의 정교한 물가 안정 방안이 마련돼, 내년 연말에는 올해와 같은 물가 고통에서 조금은 벗어나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서울 시내 한 중식당의 메뉴판 모습.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