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제주항공 참사에 이어 최근 호주 멜버른 공항에서 이륙 중인 여객기의 바퀴가 터지는 사고가 벌어지는 등 미국 보잉사가 만든 여객기에서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가까이는 제주항공 참사 다음날인 지난달 30일부터, 멀리는 2018년까지 보잉 여객기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지면서 기체 결함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유럽 에어버스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보잉사가 '사고기 제조사'라는 오명에 휩싸이는 형국입니다.
2011년 1월 25일 미 캘리포니아주 엘세군도의 보잉사 건물에 보잉 로고가 보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6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40분께 멜버른 공항에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공항으로 가려던 에티하드항공 EY461편 여객기가 이륙 도중 바퀴 2개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항공기는 이륙을 위해 약 시속 300km 속도로 활주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이륙 직전 기장이 비상 브레이크를 밟아 비행기는 멈춰 섰고, 탑승객 289명도 모두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고가 난 여객기는 참사가 난 제주항공(089590) 여객기와 같은 제조사인 보잉사의 787-9 드림라이너 입니다.
국내에서는 대한항공(003490)이 13대,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프레미아가 6대 운영 중인 기종입니다.
참사 발생 다음날, 사고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와 같은 기종인 B737-800에서 고장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30일, 태국 방콕 돈므앙 공항에서 태국 북부 난주 난나콘 공항으로 향할 예정이던 녹에어 DD176편 여객기가 두 차례 이륙을 시도했으나 실패했습니다.
기장은 승객들에게 엔진 이상을 알리고 검사를 위해 항공기를 주기장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737-800 기종은 연료 효율이 높고 유지·보수·운영비가 적게 들어 인기 기종으로 꼽힙니다.
판매량이 높은 대신, 그만큼 사고도 잦습니다.
2022년 3월 중국 남부에서 추락해 132명의 사망자를 낸 중국 동방항공 MU5735편이 대표적입니다.
보잉사의 B737 기종도 사고로부터 자유롭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월5일, 177명을 태운 알래스카항공 1282편 B737 맥스9 여객기가 약 5000m 상공을 비행하던 중 창문과 벽체 일부가 뜯겨나가면서 비상착륙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승객들은 다행히 경상에 그쳤으나,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예비조사 결과, 비행기 조립 시 문을 고정하는 볼트 4개가 누락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2018년 10월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여객기가 추락해 189명의 사망자를 냈고, 불과 6개월 만인 2019년 3월엔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가 추락해 157명이 숨지는 참사도 벌어졌습니다.
두 사고기 모두 B737 맥스8입니다.
두 사고 이후 보잉은 이미지 실추에 따른 판매 저조로 적자에 시달렸습니다.
경영진은 제조 현장에 대한 관리 강화 등을 내세우며 쇄신을 약속했지만, 주가는 1년간 32%나 하락했습니다.
임금과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공장 노동자들이 두 달 가까이 파업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악재들이 이어지면서 2019년 이후 보잉의 손실 규모는 300억달러(약 44조1600억원)가 넘는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한편, 보잉사가 만든 여객기에서 대형 인명 피해가 잇따르자 관련 다큐멘터리가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22년 2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다운폴>은, 반년 만에 같은 기종(보잉737맥스) 여객기에서 대형 인명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원인을 추적한 다큐멘터리입니다.
새 경영진이 들어오면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왔던 전통이 사라지고, 월가 투자자를 더 우선시하게 되었다고 다큐는 폭로합니다.
결국 비용 절감이 최고의 가치가 되면서 현장의 문제가 발견돼도 이를 보고하지 않게 되면서 기체 결함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다큐는 수익에 매몰된 리더십과 조직문화의 허점이 수백여명이 숨진 참사의 한 원인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newstomato.com | 오세은 기자
가까이는 제주항공 참사 다음날인 지난달 30일부터, 멀리는 2018년까지 보잉 여객기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지면서 기체 결함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유럽 에어버스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보잉사가 '사고기 제조사'라는 오명에 휩싸이는 형국입니다.
2011년 1월 25일 미 캘리포니아주 엘세군도의 보잉사 건물에 보잉 로고가 보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6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40분께 멜버른 공항에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공항으로 가려던 에티하드항공 EY461편 여객기가 이륙 도중 바퀴 2개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항공기는 이륙을 위해 약 시속 300km 속도로 활주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이륙 직전 기장이 비상 브레이크를 밟아 비행기는 멈춰 섰고, 탑승객 289명도 모두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고가 난 여객기는 참사가 난 제주항공(089590) 여객기와 같은 제조사인 보잉사의 787-9 드림라이너 입니다.
국내에서는 대한항공(003490)이 13대,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프레미아가 6대 운영 중인 기종입니다.
참사 발생 다음날, 사고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와 같은 기종인 B737-800에서 고장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30일, 태국 방콕 돈므앙 공항에서 태국 북부 난주 난나콘 공항으로 향할 예정이던 녹에어 DD176편 여객기가 두 차례 이륙을 시도했으나 실패했습니다.
기장은 승객들에게 엔진 이상을 알리고 검사를 위해 항공기를 주기장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737-800 기종은 연료 효율이 높고 유지·보수·운영비가 적게 들어 인기 기종으로 꼽힙니다.
판매량이 높은 대신, 그만큼 사고도 잦습니다.
2022년 3월 중국 남부에서 추락해 132명의 사망자를 낸 중국 동방항공 MU5735편이 대표적입니다.
보잉사의 B737 기종도 사고로부터 자유롭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월5일, 177명을 태운 알래스카항공 1282편 B737 맥스9 여객기가 약 5000m 상공을 비행하던 중 창문과 벽체 일부가 뜯겨나가면서 비상착륙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승객들은 다행히 경상에 그쳤으나,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예비조사 결과, 비행기 조립 시 문을 고정하는 볼트 4개가 누락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2018년 10월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여객기가 추락해 189명의 사망자를 냈고, 불과 6개월 만인 2019년 3월엔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가 추락해 157명이 숨지는 참사도 벌어졌습니다.
두 사고기 모두 B737 맥스8입니다.
두 사고 이후 보잉은 이미지 실추에 따른 판매 저조로 적자에 시달렸습니다.
경영진은 제조 현장에 대한 관리 강화 등을 내세우며 쇄신을 약속했지만, 주가는 1년간 32%나 하락했습니다.
임금과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공장 노동자들이 두 달 가까이 파업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악재들이 이어지면서 2019년 이후 보잉의 손실 규모는 300억달러(약 44조1600억원)가 넘는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한편, 보잉사가 만든 여객기에서 대형 인명 피해가 잇따르자 관련 다큐멘터리가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22년 2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다운폴>은, 반년 만에 같은 기종(보잉737맥스) 여객기에서 대형 인명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원인을 추적한 다큐멘터리입니다.
새 경영진이 들어오면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왔던 전통이 사라지고, 월가 투자자를 더 우선시하게 되었다고 다큐는 폭로합니다.
결국 비용 절감이 최고의 가치가 되면서 현장의 문제가 발견돼도 이를 보고하지 않게 되면서 기체 결함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다큐는 수익에 매몰된 리더십과 조직문화의 허점이 수백여명이 숨진 참사의 한 원인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