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많은 가정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던 '김장대란'도 슬슬 마무리되는 모습입니다.
1포기당 1만원 수준까지 육박했던 배추 가격이 이제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데요.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11월 농업관측정보 엽근채소' 분석 자료에 따르면, 배추 도매가는 지난달 상순 10㎏ 기준 2만4900원에서 지속적으로 낮아지며 하순에는 1만2040원까지 내려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배추의 출하가 정상화한 점이 주효했는데요. 특히 전국 배추 재배량의 25%가량을 차지하는 최대 주산지 해남의 배추 재배 면적은 가을배추 2259ha(헥타르·1㏊는 1만㎡), 겨울배추 1998ha로 지난해에 비해 소폭 늘었습니다.
최근 김장에 적합한 기온으로 변화한 점도 한몫했습니다.
기온이 낮아지며 일교차가 커지면서 배추 특유의 단맛이 강해진 탓입니다.
김장대란이 현실화하면서 정부의 움직임이 매우 바빠지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김장철 재료의 재배 물량을 시장에 공급하고, 비축 물량까지 늘리는 등 배추 물가 잡기에 사활을 건 바 있는데요. 이에 대한 결실을 어느 정도 거뒀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김장대란이 앞으로 반복돼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제기되는 실정입니다.
이상 기후 발생에 따른 물가 변동성 확대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추세 속에, 정부가 배추를 비롯한 중장기적 측면의 먹거리 수급 안정 방안을 마련했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요.
특히 김장 시즌은 우리 국민에게 있어 사실상 연례행사라 할 수 있는 만큼, 예측 불가능한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아쉽다는 지적입니다.
이 같은 문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매년 3~4분기 시즌이라면 최소한 배추를 비롯한 김장 재료들의 물량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수급 매뉴얼을 구축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올 한해 이렇게 김장대란이 넘어간다 해도, 앞으로 이 문제가 마냥 반복된다면 이를 달가워할 국민은 아무도 없는 까닭입니다.
특히 김치가 우리 국민의 '소울 푸드'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의 배추 판매대 모습.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