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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종합 품격 있는 국감은 불가능한가


농부에게 가을이 수확의 계절이라면, 국회의원에게는 국정감사가 그와 같은 수확의 시간입니다.

국정감사는 헌법에 따라 국회가 행정부와 사법부를 견제하고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입니다.

1년간의 국정 활동을 점검하고 국민에게 그 성과를 평가받는 중요한 시간이죠. 하지만 오늘날의 국정감사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 정치적 이벤트로 변질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국정감사장에서 반복되는 풍경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의원들은 언론에 이미 보도된 내용을 되풀이하거나 다른 의원의 질문을 그대로 반복하는 일이 많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피감 기관의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면 마치 죄인을 다루듯 호통을 치는 모습입니다.

이는 감사자와 피감자의 관계를 수직적 권위로 바라보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국회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국민의 대표로서의 책임을 저버리는 행태입니다.

 

 

이번 국정감사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정책적 논의보다는 정쟁이 앞서고, 감사 첫날부터 각 상임위원회에서는 서로를 향한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감사 대상 공무원들을 일렬로 세워놓고 질타하는 모습 등은 국민이 기대하는 합리적이고 품격 있는 의정 활동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국정감사를 자신의 이미지와 인지도를 높이는 무대로 삼고 있습니다.

정치인으로서 주목받고 싶은 마음은 십분 이해하지만, 그 과정에서 피감자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고 사과를 요구하는 모습은 국민이 원하는 바가 아닙니다.

국민들이 정말로 어느 야당 의원의 호통처럼 "무릎 꿇고 사과"하는 피감자를 보며 속 시원해할까요? 국민은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감사가 아닌 실질적이고 생산적인 정책 논의를 원하고 있습니다.

 

국정감사는 국민을 위한 제도입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목소리를 대신해 행정부를 감시하고 정책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아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권위주의적 태도와 정쟁에만 몰두한다면, 국정감사는 그 본연의 가치와 의미를 잃게 될 것입니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동영 민주당 의원이 사정기관 관계자 17명을 일렬로 세워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newstomato.com | 오승주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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