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환인제약이 오너 2세 경영승계 수순을 밟으며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외연 확장이 본격화됐습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환인제약은 아미코젠의 자회사 비피도 인수에 이어 이원범 대표이사가 다음 달 15일 열리는 비피도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돼 이사회 입성을 앞두고 있는데요. 오너 2세이자 2012년 환인제약 대표이사에 취임해 12년간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원범 대표가 이사회에 직접 참여해 상장 폐지 위기에 처한 비피도를 정상화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비피도는 지난 6월 재무팀 직원이 80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 폐지 여부를 논의하고 있는데요.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 규정에 따르면 횡령 규모가 일반직원은 자기자본의 5% 이상, 임원은 3% 이상이거나 10억원 이상일 때 상장 폐지 여부를 심사합니다.
비피도 직원의 횡령 규모는 자기자본 16%에 해당해 사면초가에 처해 있습니다.
상장 폐지 위기에 처해 있지만 비피도는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최초로 2018년 코스닥 기술 특례로 상장한 회사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안전성을 검증받은 특허 균주를 비롯해 100개에 달하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환인제약이 상장 폐지 위기로 비피도의 기업가치가 수 백억원이 하락한 상태에서 헐값에 지분 30%를 인수해 새로운 성장동력 발판을 손쉽게 마련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다음 달 2일까지 비피도 상장 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요. 최악의 경우 상장 폐지가 결정된 이후 임시 주총이 열릴 수도 있습니다.
이번 비피도 임시 주총의 주요 안건은 이원범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을 비롯해 이사회의 전면 개편입니다.
신용철 아미코젠 이사회 의장과 그의 딸인 신지혜 이사 등 아미코젠 측 인사 4명이 장악했던 사내이사는 이원범 대표와 박명수 비피도 대표 2인 체제로 탈바꿈하고 사내이사도 전원 교체될 예정입니다.
환인제약 창업주 이광식 회장의 장남이자 유력한 후계자로 꼽히는 이원범 대표가 비피도 이사회 합류를 통해 신약 개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정도로 역량을 키워 오너 2세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인데요. 6월 말 기준 이원범 대표가 보유한 환인제약 지분은 3.27%에 불과해 부친인 이광식 회장이 보유한 지분 인수를 통한 경영승계가 완성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약간의 편차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던 환인제약이 올 상반기 누적 실적은 신통치 않은 상황입니다.
최근 3년간 10%에 육박하는 연구개발 투자에도 꾸준한 매출 성장세 유지했지만 올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4.02%, 3.68% 감소했습니다.
비피도의 적자 규모도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지난해 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 21억원을 냈습니다.
경영실적 악화 추세에 접어든 비피도 인수 이후 환인제약이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바이오 의약품 신약 개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창출하는 것이 당면 과제입니다.
환인제약 본사 전경(사진=환인제약 제공)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