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광·유근윤 기자] 명태균 씨 주선으로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 직전 만났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회동에서, 당시 무소속 국회의원이었던 홍 시장이 국민의힘 복당을 조건으로 당대표 후보였던 이 의원을 지지하기로 했다는 겁니다.
홍 시장은 최근 명씨를 사기꾼으로 지칭하며 선긋기를 하고 있지만, 실제 두 사람은 돈독한 관계였다는 것이 주위의 증언입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직전 명태균 주선으로 홍준표-이준석 '회동'
명씨 측근이었던 ㄱ씨는 20일 <뉴스토마토>에 "6월 초, 전당대회(2021년 6월11일) 5~6일 전쯤 명태균, 이준석, 홍준표가 홍준표의 대구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만났다"며 "내가 직접 운전해서 명태균과 창원에서 갔고, 이준석은 다른 데서 선거운동 하다가 저녁 8~9시쯤 돼서야 왔었다"고 말했습니다.
ㄱ씨는 이날 홍 시장의 복당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다고 기억했습니다.
그는 "홍준표가 이준석 보고 '나는 표가 없는데' 이러니까, 명태균이 홍준표를 막 껴안으면서 '아니, 이름에 '표'자를 달고 다니는데 뭐 표가 없다카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었다"며 "명태균이 그 자리에서 '준석이 너 대표 딱 되는 순간에 지사님 복당을 1순위로 시키는 게 그게 니 과제야'라고 하니까, 홍준표가 씨익 웃으면서 못 이긴 척하고 방에 들어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명태균은 방에 들어가서 (이준석과 홍준표가) 이야기하는 거 보고 바로 문 닫고 나왔다"며 "원래 홍준표가 나경원 지지하는 문자를 당원들에게 보냈었는데, 이준석 지지하는 걸로 다시 보내서 당원들이 혼선을 빚기도 했었다"고 말했습니다.
'홍준표·명태균·이준석' 3자 회동의 정확한 날짜는 2021년 6월4일로 추정됩니다.
명씨는 지난 9월29일 유튜브 채널 <주기자라이브> 진행자 주진우 기자와 만나 "홍 대표 사무실을 갔어요. 준석이 데리고. 대구"라며 "(그날이) 대전 마지막 유세였다"고 말했습니다.
KT 대전인재개발원에서 치뤄진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의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가 있었던 날이 2021년 6월4일입니다.
당시 이 의원은 돌풍을 일으키며 당대표 자리를 놓고 나경원 의원과 치열하게 경쟁 중이었습니다.
명씨는 "내가 (이준석에게 대구로) 내려오라고 했지. 그랬는데, 홍 대표가 또 안 만나겠대"라며 "내가 들어가자마자 뭐라고 했는 줄 알아요? 이준석 앉고, 홍 대표도 (앉고), 그 두 사람 얘기해야 될 거 아니오? 내가 나가기 전에 '홍 대표님, 잠시만요. 우리 이준석 후보, 당대표 되면 우리 홍 대표님 복당 제일 먼저 시킬 거예요, 안 시킬 거예요?'(라고 물었고 이준석이) '당연히 시켜드려야죠'(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ㄱ씨의 증언과 일치하는 대목입니다.
홍 시장은 2020년 4월16일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공천에 반발해 탈당,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이후 홍 시장은 2021년 5월10일 국민의힘에 복당계를 냈습니다.
홍 시장의 복당은 전당대회 기간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 찬반 질문으로 등장할 정도로 화두였습니다.
이 의원이 2021년 6월11일 국민의힘 당대표에 당선된 뒤, 2021년 6월24일 홍 시장 복당 신청은 받아들여졌습니다.
이준석 당대표 선출 이후 홍 시장 복당까지 채 보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6·11 전당대회 이전까지 국민의힘을 이끌었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0월17일 서울 광화문에서 <뉴스토마토>와 만나 홍 시장과 윤상현 의원의 복당에 명씨가 관여했느냐는 물음에 "명태균이 이준석한테 영향력을 많이 행사했다.
(이준석은) 나한테 일체 그런 얘기 없었고, 다 제멋대로 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홍준표 아들, 명태균에 복당 감사 문자"
최근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홍 시장이 2021년 4월 중순 명씨와의 통화에서 복당 도움을 요청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명씨에게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말을 잘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겁니다.
홍 시장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홍 시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 복당은 김종인 퇴출 이후 당대표 후보들이 전당대회 경선에서 만장일치로 복당 찬성을 했기 때문에 그때 복당 신청하여 이준석 대표가 복당시킨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난 19일에는 "2021년 4월7일 임기만료로 사퇴한 아무런 당무 권한 없는 김종인 씨에게 그달 25일 내가 명태균에게 김종인 씨에게 말해서 복당시켜 달라고 했다는 게 말이 되냐"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홍 시장과 명씨가 2021년 4월 중순 통화하던 당시 ㄱ씨는 해당 통화를 들었다고 했습니다.
ㄱ씨는 "미래한국연구소가 진해에 있을 때인데, 홍준표랑 명태균이 통화할 때 나랑 또 한 명 더 통화하는 걸 들었다.
목소리가 크니까 들렸다"며 "제주도 가기 하루나 이틀 전이었고, 정확히 기억 안 나지만 같이 있었던 사람 말로는 명태균이 김종인 만나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명씨와 김 전 위원장은 2021년 4월25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비선 후원자 김한정씨 소유의 제주도 별장에서 만났습니다.
그 자리에 ㄱ씨도 참석했는데, 또 한 사람이 더 있었습니다.
홍 시장의 측근이자 지난 20대 대통령선거 기간 국민의힘 당원 명부를 명씨에게 넘겨줬던 최모 씨입니다.
ㄱ씨는 "그때 명태균이 김종인한테 최씨를 홍준표 양아들이라고 소개했었다"며 "홍준표가 명태균을 못 믿어서 최씨를 보낸 것 아니냐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미지=강혜경씨 제공)
ㄱ씨는 홍 시장의 복당이 결정된 뒤 홍 시장 아들이 명씨에게 감사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기억했습니다.
그는 "홍준표 맏아들이 명태균한테 복당에 도움 줘서 고맙다고 문자를 보냈었다"며 "명태균이 자랑하면서 주변에 보여줬고 나도 봤다.
명태균 휴대전화 포렌식을 하면 다 나올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홍 시장은 명씨를 '사기꾼'으로 지칭하며 관계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홍 시장과 명씨는 오래전부터 돈독한 관계를 맺어온 걸로 보입니다.
일례로 명씨의 아내가 대표이사로 있었던 좋은날디자인연구소가 MBC경남과 계약을 체결해 만든 잡지 '생활과건강' 2016년 1·2월 호의 표지 모델이 당시 경남지사였던 홍 시장이었습니다.
'명태균 게이트' 주요 제보자 강혜경 씨는 <뉴스토마토>에 "홍 시장을 섭외했던 건 명태균 사장이었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습니다.
홍 시장 측은 2021년 6월 초 전당대회 기간 3자 회동을 한 바 있느냐는 물음에 "내일 남상권, 명태균 고발장 제출 예정입니다"라고만 답했습니다.
이 의원은 해당 내용과 관련한 질의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최씨는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습니다.
박현광 기자 mua@etomato.com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newstomato.com | 박현광 기자
회동에서, 당시 무소속 국회의원이었던 홍 시장이 국민의힘 복당을 조건으로 당대표 후보였던 이 의원을 지지하기로 했다는 겁니다.
홍 시장은 최근 명씨를 사기꾼으로 지칭하며 선긋기를 하고 있지만, 실제 두 사람은 돈독한 관계였다는 것이 주위의 증언입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직전 명태균 주선으로 홍준표-이준석 '회동'
명씨 측근이었던 ㄱ씨는 20일 <뉴스토마토>에 "6월 초, 전당대회(2021년 6월11일) 5~6일 전쯤 명태균, 이준석, 홍준표가 홍준표의 대구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만났다"며 "내가 직접 운전해서 명태균과 창원에서 갔고, 이준석은 다른 데서 선거운동 하다가 저녁 8~9시쯤 돼서야 왔었다"고 말했습니다.
ㄱ씨는 이날 홍 시장의 복당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다고 기억했습니다.
그는 "홍준표가 이준석 보고 '나는 표가 없는데' 이러니까, 명태균이 홍준표를 막 껴안으면서 '아니, 이름에 '표'자를 달고 다니는데 뭐 표가 없다카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었다"며 "명태균이 그 자리에서 '준석이 너 대표 딱 되는 순간에 지사님 복당을 1순위로 시키는 게 그게 니 과제야'라고 하니까, 홍준표가 씨익 웃으면서 못 이긴 척하고 방에 들어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명태균은 방에 들어가서 (이준석과 홍준표가) 이야기하는 거 보고 바로 문 닫고 나왔다"며 "원래 홍준표가 나경원 지지하는 문자를 당원들에게 보냈었는데, 이준석 지지하는 걸로 다시 보내서 당원들이 혼선을 빚기도 했었다"고 말했습니다.
'홍준표·명태균·이준석' 3자 회동의 정확한 날짜는 2021년 6월4일로 추정됩니다.
명씨는 지난 9월29일 유튜브 채널 <주기자라이브> 진행자 주진우 기자와 만나 "홍 대표 사무실을 갔어요. 준석이 데리고. 대구"라며 "(그날이) 대전 마지막 유세였다"고 말했습니다.
KT 대전인재개발원에서 치뤄진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의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가 있었던 날이 2021년 6월4일입니다.
당시 이 의원은 돌풍을 일으키며 당대표 자리를 놓고 나경원 의원과 치열하게 경쟁 중이었습니다.
명씨는 "내가 (이준석에게 대구로) 내려오라고 했지. 그랬는데, 홍 대표가 또 안 만나겠대"라며 "내가 들어가자마자 뭐라고 했는 줄 알아요? 이준석 앉고, 홍 대표도 (앉고), 그 두 사람 얘기해야 될 거 아니오? 내가 나가기 전에 '홍 대표님, 잠시만요. 우리 이준석 후보, 당대표 되면 우리 홍 대표님 복당 제일 먼저 시킬 거예요, 안 시킬 거예요?'(라고 물었고 이준석이) '당연히 시켜드려야죠'(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ㄱ씨의 증언과 일치하는 대목입니다.
홍 시장은 2020년 4월16일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공천에 반발해 탈당,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이후 홍 시장은 2021년 5월10일 국민의힘에 복당계를 냈습니다.
홍 시장의 복당은 전당대회 기간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 찬반 질문으로 등장할 정도로 화두였습니다.
이 의원이 2021년 6월11일 국민의힘 당대표에 당선된 뒤, 2021년 6월24일 홍 시장 복당 신청은 받아들여졌습니다.
이준석 당대표 선출 이후 홍 시장 복당까지 채 보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6·11 전당대회 이전까지 국민의힘을 이끌었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0월17일 서울 광화문에서 <뉴스토마토>와 만나 홍 시장과 윤상현 의원의 복당에 명씨가 관여했느냐는 물음에 "명태균이 이준석한테 영향력을 많이 행사했다.
(이준석은) 나한테 일체 그런 얘기 없었고, 다 제멋대로 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홍준표 아들, 명태균에 복당 감사 문자"
최근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홍 시장이 2021년 4월 중순 명씨와의 통화에서 복당 도움을 요청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명씨에게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말을 잘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겁니다.
홍 시장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홍 시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 복당은 김종인 퇴출 이후 당대표 후보들이 전당대회 경선에서 만장일치로 복당 찬성을 했기 때문에 그때 복당 신청하여 이준석 대표가 복당시킨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난 19일에는 "2021년 4월7일 임기만료로 사퇴한 아무런 당무 권한 없는 김종인 씨에게 그달 25일 내가 명태균에게 김종인 씨에게 말해서 복당시켜 달라고 했다는 게 말이 되냐"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홍 시장과 명씨가 2021년 4월 중순 통화하던 당시 ㄱ씨는 해당 통화를 들었다고 했습니다.
ㄱ씨는 "미래한국연구소가 진해에 있을 때인데, 홍준표랑 명태균이 통화할 때 나랑 또 한 명 더 통화하는 걸 들었다.
목소리가 크니까 들렸다"며 "제주도 가기 하루나 이틀 전이었고, 정확히 기억 안 나지만 같이 있었던 사람 말로는 명태균이 김종인 만나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명씨와 김 전 위원장은 2021년 4월25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비선 후원자 김한정씨 소유의 제주도 별장에서 만났습니다.
그 자리에 ㄱ씨도 참석했는데, 또 한 사람이 더 있었습니다.
홍 시장의 측근이자 지난 20대 대통령선거 기간 국민의힘 당원 명부를 명씨에게 넘겨줬던 최모 씨입니다.
ㄱ씨는 "그때 명태균이 김종인한테 최씨를 홍준표 양아들이라고 소개했었다"며 "홍준표가 명태균을 못 믿어서 최씨를 보낸 것 아니냐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미지=강혜경씨 제공)
ㄱ씨는 홍 시장의 복당이 결정된 뒤 홍 시장 아들이 명씨에게 감사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기억했습니다.
그는 "홍준표 맏아들이 명태균한테 복당에 도움 줘서 고맙다고 문자를 보냈었다"며 "명태균이 자랑하면서 주변에 보여줬고 나도 봤다.
명태균 휴대전화 포렌식을 하면 다 나올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홍 시장은 명씨를 '사기꾼'으로 지칭하며 관계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홍 시장과 명씨는 오래전부터 돈독한 관계를 맺어온 걸로 보입니다.
일례로 명씨의 아내가 대표이사로 있었던 좋은날디자인연구소가 MBC경남과 계약을 체결해 만든 잡지 '생활과건강' 2016년 1·2월 호의 표지 모델이 당시 경남지사였던 홍 시장이었습니다.
'명태균 게이트' 주요 제보자 강혜경 씨는 <뉴스토마토>에 "홍 시장을 섭외했던 건 명태균 사장이었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습니다.
홍 시장 측은 2021년 6월 초 전당대회 기간 3자 회동을 한 바 있느냐는 물음에 "내일 남상권, 명태균 고발장 제출 예정입니다"라고만 답했습니다.
이 의원은 해당 내용과 관련한 질의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최씨는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습니다.
박현광 기자 mua@etomato.com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