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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사회 경로당에 '무인경비' 달려하자…"시의원이 전화해 무산"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 중구청이 아파트 경로당에 무인경비 시스템을 설치하려 했지만, 서울시의원이 개입해 이를 무산시켰다는 의혹이 나왔습니다.

무인경비 시스템 설치 문제로 중구청과 경로당 측이 갈등했는데, 서울시의원이 중구청에 전화해 경로당 측을 편들었다는 겁니다.

중구청 관계자는 서울시의원의 행동이 이상하게 느껴졌다고 했습니다.

 현재까지 해당 경로당엔 무인경비 시스템이 설치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구의 A아파트는 1999년 지어졌습니다.

이곳엔 60명가량이 들어갈 수 있는 사립경로당이 있습니다.

해당 경로당은 2021년 6월 부정수급 문제가 불거져 임원진이 사퇴했고, 2022년 1월 신규 임원진이 선출됐습니다.

 

 

11일 서울 중구의 한 임대아파트 A경로당 출입구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문제는 4월부터 불거졌습니다.

일부 주민이 경로당을 독점하고 야간에도 쓴다는 민원이 제기된 겁니다.

실제 중구청이 4월18일 오후 9시50분 야간점검을 했더니 주민 3명이 한밤 중에 경로당을 이용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중구 경로당 운영 및 관리 규칙'에 따르면, 관내 경로당은 오전 9시~오후 6시까지만 쓸 수 있습니다.

 

경로당을 독점하는 사람들은 해당 경로당 임원진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중구청은 경로당 측에 시설물 사적 점용과 시간 외 사용을 방지하고자 A아파트 경로당에 무인경비 시스템을 설치할것을 요청했습니다.

경로당을 관리하고 독점을 막을 상시 인원을 배치하는 건 어려우니까 무인경비 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경로당을 관리하자는 취지입니다.

중구청은 무인경비 시스템 설치·관리비도 스스로 부담키로 했습니다.

 

하지만 경로당 측은 중구청 요청을 반대했습니다.

경로당 회원들이 무인경비 시스템 설치를 반대한다는 겁입니다.

사생활 감시에 대한 우려도 있는 걸로 보입니다.

특히 경로당 측은 중구에 27개의 사립경로당이 있는데, A아파트 경로당만 무인경비 시스템을 달지 말고 나머지 경로당도 다 설치하라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경로당 측이 중구청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직후 옥재은 국민의힘 서울시의회 의원이 중구청에 전화를 했다는 겁니다.

중구청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옥 시의원이 '왜 A아파트 경로당에만 무인경비 시스템을 설치하려 하느냐'라고 물었다"라면서 "옥 시의원은 '경로당을 사용하는 민원인들이 너무 불편하게 생각하고, 감시당한다고 생각해 굉장히 반발한다'고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옥 시의원은 '경로당 독점에 관해서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무인경비 시스템을 설치하는 건 말이 안 된다'라는 뉘앙스로 말을 했다"며 "'무인경비 시스템을 설치하는 정당한 이유가 있느냐'라고도 했다"라고 했습니다.

 

 

2022년 4월25일 어르신이 서울 동작구의 한 노인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사진=연합뉴스)

 

중구청 관계자는 또 "물론 구의원이나 시의원이 주민 민원을 가지고 공무원에게 전화하는 경우는 있다"면서도 "개별 경로당에 대한 조치를 가지고 시의원이 바로 구청에 전화하는 경우는 잘 없는데, 경로당 측에 무인경비 시스템 설치를 요청한 바로 다음날 옥 시의원에게 전화가 와서 좀 이상하다는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옥 시의원의 지역구는 서울 중구2입니다.

행정동은 회현동과 필동, 장충동, 다산동, 약수동, 청구동 등입니다.

A아파트 역시 옥 시의원의 지역구에 속합니다.

하지만 옥 시의원은 자신이 중구청에 전화해 경로당 무인경비 시스템 설치를 문제 삼았다는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옥 시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내가 중구청에 전화했다고 누가 그러느냐"면서 "A아파트 경로당에 무인경비 시스템을 설치하는 내용 자체를 모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은 아무 답변을 할 수 없다"며 "답변은 만나서 들어라"라고 말했습니다.

 

경로당 회장에게도 무인경비 시스템 설치 문제, 옥 시의원이 경로당 일로 중구청에 전화한 사실 등을 알고 있는지 대해 입장을 요청했습니다.

전화와 문자, 카카오톡 메신저 등으로 연락했으나 답신은 오지 않았습니다.

  

 

한편, 현재까지 A아파트 경로당엔 무인경비 시스템이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경로당 회장은 구청 운영비의 부적절한 사용, 경로당 내 개인물건 방치, 시간 외 운영에 대한 미조치 등 책임 소재를 사유로 대한노인회 중구지회의 상벌심의위원회에 회부됐습니다.

상벌심의위원회 결과에 따라 회장 거취가 결정됩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newstomato.com | 신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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