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일동제약이 수익성 악화의 주범으로 꼽히던 R&D 비용을 개선하기 위해 신약 개발 계열사로 유노비아를 분사하며 체질 개선에 나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일동제약의 매출액은 1559억4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6억4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습니다.
순손실도 93억9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465억원보다 크게 줄었는데요.
공격적인 R&D 투자 확대로 2021년 적자 전환한 일동제약은 이후 3년간 연속 적자의 늪에 허덕이며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요.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R&D 전담 자회사 유노비아가 출범하면서 체질 개선에 나섰습니다.
유노비아가 R&D 비용을 대부분 흡수하면서 올해 일동제약의 자체 R&D 투자 비용이 급격하게 줄었지만, 결과적으로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모습인데요. 유노비아 분사 이전에는 19.7%에 달했던 매출 대비 R&D 비중이 올 상반기에는 1.2%로 하락했습니다.
일동제약의 자체 R&D 비중은 축소됐지만 그룹 전체로 보면 유노비아와 아이디언스 등의 신약 연구개발 계열사들을 통한 신약 파이프라인 확장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유노비아 분사 이후 가시적인 경영효율화 성과가 나오고 있는 일동제약은 지속 가능한 구조적 수익성 개선을 위해 미래 먹거리인 신약 개발에 집중할 여건이 마련됐는데요.
GLP-1, P-CAB, PARP 병용 요법 시장 공략
일동제약은 유노비아를 통해 기존 신약 프로젝트 및 파이프라인에 대한 개발과 투자 유치를 이어가고 오픈 이노베이션, 기술수출 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성과는 유노비아가 임상2상 시험 단계에 있던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P-CAB) 신약 후보물질 ID120040002을 대원제약과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한 것인데요. 이 계약으로 유노비아는 대원제약으로부터 일정 액수의 계약금과 함께 상업화 시 로열티 등을 수령하고 향후 ID120040002 허가 취득에 필요한 정보 등을 제공받아 동일 성분의 이종 상표 의약품을 제조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습니다.
일동제약은 대사성, 위장관, 퇴행성, 암 등의 분야에서 유망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고 현재 임상 시험과 상용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신약 파이프라인으로는 당뇨와 비만을 겨냥한 GLP-1 수용체 작용제 기전의 경구용 합성 신약 후보물질 ID110521156, P-CAB 계열의 소화성궤양치료제 ID120040002, 파킨슨병치료제 ID119040338, 대사이상관련지방간염(MASH) 치료제 ID119031166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항암 신약 후보물질 개발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아이디언스는 2022년 미국 FDA로부터 위암 치료용 희귀 질환 치료제로 지정을 베나다파립을 비롯해 ID12241, ID12023, ID119160021 등 다양한 항암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일동제약그룹 관계자는 "GLP-1, P-CAB, PARP 병용 요법 등 시장 수요와 잠재성이 큰 분야를 중심으로 신약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고 개발 과정에서 기존 약물 대비 차별점과 경쟁력을 부각해 후보물질 단계에서 기술 수출을 성사시켜 조기에 수익을 실현하는 전략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동제약 본사 전경(사진=일동제약그룹 제공)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