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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정치 명태균 폭로에 윤 내외 '속수무책'…용산 국정기능 '마비'


필리핀·싱가포르 국빈방문 및 한·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1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의 잇단 폭로에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무기력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못하는 사이, 대통령실의 해명은 되레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는데요. 특히 명씨가 앞으로 김 여사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매일 하나씩 공개하겠다고 공언해 윤 대통령 내외가 더욱 곤혹스러운 상황에 직면할 전망입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명씨와 관련해 그동안 총 2차례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통령실이 지난 8일 낸 첫 공식 입장에서 윤 대통령과 명씨는 단 2번 만난 사이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그러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 관련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 본인과 명씨의 만남은 최소 4번 이상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해명→반박' 악순환… 대통령실, 무기력한 대응

 

전날에도 명씨의 카카오톡 폭로에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실이 해명에 나섰지만, 본전도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는데요. 김 여사는 명씨와 나눈 대화에서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를 용서해 달라"며 "무식하면 원래 그렇다"고 언급했습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명씨와의 대화에서 언급한 '우리 오빠'에 대해 이전과 다르게 신속하게 해명했습니다.

오빠는 '김 여사의 친오빠'이고 '대통령 입당 전 사적으로 나눈 대화'라는 게 대통령실의 해명입니다.

 

하지만 대통령실의 이와 같은 해명은 김 여사와 명씨의 관계를 인정한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김 여사의 친오빠'라는 해명은 '가족의 국정 개입 의혹'이란 또 다른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여기에 폭로 당사자인 명씨는 처음에는 친오빠가 맞다는 입장을 취했다가 "여사의 친오빠는 정치적인 내용을 모르고, 정치적인 걸 논할 상대가 아니다"라며 다소 모호한 태도를 취했는데요. 대통령실과 명씨의 입장을 종합하면, '오빠'의 정체를 둘러싸고 진실 공방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명씨는 또 "내 말이 맞다는 걸 녹취 틀어서 증명하겠다.

자료를 정리해서 매일 퍼다 주겠다"며 추가 폭로도 예고했는데요. 향후 명씨의 추가 폭로는 윤 대통령 내외와의 '공적 대화'에 맞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명씨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십상시 같은 보수 패널들아 공적 대화도 공개할까"라며 "멍청한 놈들 피아 구별도 못하느냐"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CBS 노컷뉴스>와의 이날 인터뷰에서도 김 여사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언급하며 "그런 거 한 2000장은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대통령이 '체리 따봉'(이모티콘)하는 것 있다"며 "내용은 나보고 '일 잘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이 일을 잘한다는 취지로 윤 대통령이 격려한 '공적 대화'가 존재한다는 겁니다.

 

명씨의 잇단 폭로에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리더십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대통령실이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국민들이 명씨의 폭로 내용을 사실로 인식하고, 윤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인데요. 명씨가 지난 7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잡아넣을 건지 말 건지, 한 달이면 하야하고 탄핵일 텐데 감당되겠나"라고 언급한 것,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선 얘기하면 다 뒤집어진다"고 발언한 내용은 현 정권의 불안정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 국정운영의 큰 위협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이날 정진석 비서실장과 성태윤 정책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등 핵심 참모들과 대통령실에서 오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김 여사 의혹 등 각종 현안들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국정감사 중간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친윤계 "답답하다" 토로…친한계 "김건희 공개 행보 자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명씨에 대해 "언급할 가치가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논란을 잠재울 마땅한 대응책이 없어 전전긍긍하는 분위기입니다.

친윤(친윤석열)계 중진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 상황에 대해 "답답하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명씨의 카카오톡 공개 이후 상황이) 언제,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다"며 "일단 윤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독대하면서 어떤 방향으로 잘 조율해서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한 대표를 포함해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은 김 여사의 행보 자제, 대통령실 인적쇄신 필요성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배현진 의원은 "대통령실의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며 "지금 이 상황이면 대통령실에서도 변화가 불가피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금 (당 내부에서 대통령실이) 인적쇄신 방향으로 가야 된다고 주장하는 의원들은 이게 대단히 전향적인 제안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국민의힘의 핵심 당직을 맡고 있는 재선의 친한계 인사는 "대통령실이 인적쇄신을 해야 한다는 것은 단편적인 이야기고, 김 여사가 공개적인 행보를 안 해야 한다"며 "결국은 (김 여사가) 국민들 눈에서 사라져 주는 게 민심을 다독거리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여사가 사라지고, 눈에 안 보이면 그 사람들(김 여사 라인)이 어디에서 뭘 하겠느냐"고 말했습니다.

 

김 여사는 이날 재·보궐선거 투표장에 윤 대통령과 동행하지 않았습니다.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정국 현안으로 부상한 만큼 외부 노출을 피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newstomato.com | 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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