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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집은 그냥 사람 사는 곳인데


원룸촌 (사진=뉴시스)

 

최근 신혼집을 구하러 다니면서 빈집이 그렇게나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서울과 그리 멀지 않은 경기도 안양이었습니다.

"이러다 나중엔 빈집에 들어가 살 사람을 찾는 아르바이트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친구의 농담이 생각이 났습니다.

웃어 넘겼지만, 실제로 그리 멀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심에 넘쳐나는 빈집들은 마치 고립된 섬처럼 서 있고, 사람들은 여전히 주거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는 그림이 그려집니다.

집이 넘쳐나는데도 정작 서민들은 그 안에서 살 수 없는 상황이 참 아이러니한 거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집은 이제 더이상 사람이 사는 공간이 아니라, 투자의 대상으로만 여겨지는 걸까요. 

 

몇 년 전만 해도 '서울의 집값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불패신화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분양조차 되지 않은 아파트들이 쌓여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가격은 여전히 높은 곳에 머물러 있죠.

 

가끔 생각해봅니다.

집이 이렇게 많은데도 왜 더 나은 주거 환경을 얻지 못할까?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주변의 사람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친구들 중에도 몇 년째 전셋집을 찾아 헤매거나 월세로 생활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중 한 친구는 결혼도 하고 언젠가는 집을 살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고 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서울의 집값은 하늘을 찌르고, 경기도 외곽의 아파트조차도 이제는 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금액이 돼버렸기 떄문이죠. 

 

또 다른 친구는 최근 부모님의 도움으로 어렵게 집을 장만했지만, 그마저도 빚을 떠안고 시작한 삶입니다.

대출 이자를 갚느라 월급의 대부분이 빠져나가고 나머지로 생활비를 겨우 충당하고 있습니다.

집은 샀지만 매달 반복되는 대출 상환 때문에 자유는 더 멀어지고 있습니다.

‘내 집 마련’이란 꿈이 이루어졌지만, 그 대가로 빚에 얽매여 살아가는 모습은 마치 자유가 아닌 또 다른 굴레를 떠안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과연 '집'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집이란, 단지 잠을 자고 가족과 함께 아늑한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집이 곧 투기의 수단이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집이 없으면 고통받고, 집을 사면 또 다른 고통이 시작되는 역설적인 현실입니다.

 

 

newstomato.com | 신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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