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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사회 "'충암고 혐오' 멈춰주세요"…학부모·학생회로 번지는 호소
[뉴스토마토 차종관 기자] 최근 교육계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용어는 '충암파', '계엄고'입니다.

지난 3일 벌어진 친위 쿠데타의 주동자로 꼽히는 윤석열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등이 충암고등학교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친위 쿠데타 이후 충암고 재학생과 교직원들은 단지 충암고라는 이유 만으로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학부모 단체들과 학생회는 학생들에 대한 혐오를 멈추라고 호소했습니다.

 

9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사태 관련 현안질의에서 이윤찬 충암고등학교 교장이 출석해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충암고는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스쿨버스 운행이 방해받는가 하면, 행정실과 교무실로 전화를 해 "인성 교육을 제대로 안 해서 이런 사람을 배출했다"며 욕설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주말 사이 100통이 넘는 부재중 전화가 올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은 국회 증언을 통해서 재확인됐습니다.

이윤찬 충암고 교장은 9일 국회 교육위원회에 출석해 "(학생들이) 거리를 다니면서 인근 같은 학교 친구들로부터 많이 놀림을 받고 특히 식당이든 거리든 어른들이 조롱 어투의 말을 하니까 많이 부끄러워하고 괴로워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충암고는 결국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6일자로 학생들에게 '등교 복장 임시 자율화'를 안내할 정도였습니다.

등·하굣길 순찰도 강화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선 학부모 단체도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탄핵을 촉구하는 학부모 단체 일동은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충암고 학생과 교육노동자들은 이번 12·3 비상계엄 사태와 전혀 무관하다"며 "윤석열을 단죄하는 과정에서 아무 관련도 없는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어선 안 된다.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일 중 민주시민의 기본 자질인 인권에 대한 감수성을 놓쳐선 안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역사의 심판이라 할지라도 특정 성별과 출신 지역 등을 들먹이며 우리 사회로부터 그 구성원들을 고립시키는 일은 또 하나의 폭력일 뿐"이라며 "내란의 우두머리 윤석열이 체포될 때까지 광장에 나올 것이고, 그 과정에서 파생되는 모든 혐오와도 단호히 싸울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서울 학부모회 소속 여미애씨도 10일 <뉴스토마토>에 "학생들을 향한 혐오 등 불편사항에 대해서는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으로 대응할 것이며, 그 외에 필요한 무엇이든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강혜승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 역시 "언론에서 기사화가 된 후 학교 관계자로부터 혐오 수위가 낮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학부모 입장을 담은 성명도 준비 중"이라고 했습니다.

 

충암고 학생회도 10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 및 논란의 인물들은 충암고를 졸업한 지 40년이나 지난 졸업생으로, 교육의 의무 때문에 충암고를 잠시 거쳐간 인물일 뿐 지금 재학생과는 아무 관련 없다"며 "부디 충암고와 재학생을 향해 비난하는 일은 멈추시고, 학생들이 안전하게 자신들의 미래를 꿈꾸고 펼쳐나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앞서 정치적 중립 입장을 밝혔던 충암고 총동문회도 오는 13일 집행부 모임을 열어 동문들의 의견을 다시 모을 예정입니다.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newstomato.com | 차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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