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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정치 "북한, 러시아 파병"에…미국은 "며칠 내 입장" 계속 신중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지난 8일부터 러시아 파병을 위한 특수부대 병력 이동을 시작했다면서 동해상 러시아 상륙함의 북한 병력 수송활동 요도 등 관련 자료를 18일 공개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특수부대 4개 여단 1만2000명 규모 병력을 파병하기로 결정했으며 이 중 1500명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1차 이송 완료했다고, 국가정보원이 지난 18일 공개한 뒤 국제정세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우크라이나를 실질적으로 떠받치고 있는 미국이 북한 파병에 대한 공식 확인에 계속해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주목됩니다.

로이트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국가정보원 발표 직후 "(북한군이 파병됐다는) 보도를 확인할 수 없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그런 움직임은 우려스럽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지난 21일(현지시간)에도 미국은 입장을 나타냈는데요. 이날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뉴욕 유엔본부에서 우크라이나 평화 및 안보 유지를 주제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만약 사실이라면 이는 위험하고 매우 우려되는 발전이자 깊어진 북러 군사 관계를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백악관 NSC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이야기 중"

 

같은 날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 격인 존 커비 소통보좌관은 온라인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러한 (북한군 파병 관련) 보도를 계속 조사하고 있으며,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도 이야기하고 있다"며 "북한군이 러시아로 가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분명 위험하고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 될 것이며, 앞으로 며칠 내로 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밝히겠다.

협의 사항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는데요. '며칠 내로 입장을 밝히겠다"는 대목이 눈길을 끕니다.

 

미국 정부의 이런 태도에 대해 국회 국방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부승찬 의원은 <뉴스토마토> 통화에서 "11월 5일 미국 대선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판세가 초박빙인 상황에서 바이든 정부가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공식화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해리스 후보를 공격하는 호재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북한군 파병을 공식 확인하게 되면 작전 확대 등 현재보다 더 강경한 대응에 나서야 하는 반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24시간 내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겠다"고 공언해 왔습니다.

 미국 대표 언론인 <뉴욕타임스>도 현재까지 북한 파병 관련 국정원 발표를 전하지 않고 있습니다.

 

나토 사무총장, 윤 대통령에 상세정보 공유 위한 '대표단 파견' 요청

 

미국과 함께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변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마르크 뤼터 사무총장은 21일 엑스(X·옛 트위터)에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했다면서 "북한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와 함께 싸우도록 파병하는 것은 중대한 긴장 고조를 의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국가정보원 발표 직후에는 "북한군의 전쟁 관여 여부에 관한 현재까지의 우리의 공식 입장은 '확인 불가'이지만, 물론 이 입장은 바뀔 수 있다"고 했습니다.

 

뤼터 사무총장이 윤 대통령과 한 통화에서 명시적으로 북한군 파병을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중대한 긴장 고조'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는 이날 윤 대통령에게 북한 파병관 관련한 보다 상세한 정보 공유를 위해 한국 정부가 나토에 대표단을 보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용산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통화는 뤼터 총장 요청으로 이뤄졌습니다.

 

러시아는 북한군 파병에 대한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서로 상충하는 정보들이 많다"고 했고,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는 같은 날 오후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은 국제법 틀 안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한국의 안보 이익을 저해하려는 목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은 전면 부인하고 있는데요, 주유엔 북한대표부 관계자가 21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제1위원회(군축·국제안보 담당) 회의에서 북한군 파병에 대해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한 겁니다.

 

 

우크라이나 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고 공개한 영상.2024.10.21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살상무기 지원·군사요원 파견 등 군사 옵션 검토

 

현재 상황과 관련해 정부는 군사적 옵션 등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21일 우리 군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군사요원 파견을 검토한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포탄(살상무기) 지원을 포함해 세부적인 사안에 대해 일일이 확인해드릴 것이 없다"면서도 "전반적으로 가능성을 열어놓고 필요한 부분을 검토하겠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답했는데요. 155㎜ 포탄 등 살상무기 지원, 군사요원 파견 등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7일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 우리 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북한군의 움직임을 관찰하기 위해 '참관단'이라도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국방부와 합참, 육군이 폴란드 등 인접 국가에서 무관 등의 전장 상황 분석을 받고 있는데, 다른 부분이 있는지 고민해 보겠다"면서 "북한군은 우리 목에 칼을 대고 있는 현존하는 위협인데, 북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전력과 전략을 꿰뚫어 봄으로써 향후 국내에도 대입해 판단해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국회에서도 북한을 규탄하는 결의안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추경호 20일 국민의힘 대표가 국회 차원의 규탄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겠다며 야당의 동참을 요구했고, 앞서 더불어민주당 국가안보상황점검위원회(위원장 박지원)는 18일 오후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을 향해 파병 중단을 요구하고 러시아에는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할 것을 당 지도부에 건의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런 한편에서는 이재강 민주당 의원과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22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북한군 파병에 대한 확실한 정보와 냉철한 판단을 요구한다"며 "북한이 실제 파병했더라도, 우리가 나서서 우크라이나전에 개입하는 것은 '최악의 수'"라고 주장했습니다.

 

황방열 통일·외교 선임기자 hby@etomato.com

newstomato.com | 황방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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