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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영지 기자] HS효성첨단소재가 배터리 주요 소재 가운데 하나인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간 탄소섬유를 포함한 기존 신소재 관련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어지면서 차입부담이 늘어난 상황인데다 업황 악화로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탐색한 끝에 꺼내든 카드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전기차 수요가 둔화된 지금이 배터리 소재 관련 투자를 진행할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차입금 등 재무부담이 가중된 시기에 실리콘 음극재 사업이 유의미한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HS효성첨단소재)
대규모 투자 이어져 차입부담 '가중'
18일 업계에 따르면 HS효성첨단소재(298050)는 최근 몇 년 간 탄소섬유를 비롯한 신소재 분야에서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지속해왔다.
이로 인해 차입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
2021년 약 1조5087억원이었던 순차입금 규모는 올해 3분기 기준 1조8317억원까지 늘어났다.
3분기 부채비율 및 차입금의존도도 각각 313.0%, 57.6%로 다소 열위한 상태다.
HS효성첨단소재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인 탄소섬유는 그동안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자리 잡아왔다.
해당 사업에는 베트남 광남법인 생산라인 확장 등을 위해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며 설비투자와 배당을 포함한 금융비용이 회사의 영업현금창출력을 웃돌았다.
내년 초 해당 투자가 일단락되면서 자본적지출(CAPEX) 규모가 줄어들 예정이지만, 최근 경쟁업체 증설로 탄소섬유 판매단가가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진 상태다.
이에 따라 현금창출력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에는 EBITDA(상각전영업이익)가 6178억원을 기록했으나, 2022년에는 5006억원, 지난해에는 3459억원으로 급감하면서 연평균 25% 안팎으로 감소했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탄소섬유의 경우 3분기 적자폭을 크게 확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글로벌 수요는 부진하고 중국 내수 탄소섬유 판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만큼 뚜렷한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탄소섬유와 아라미드는 업황 둔화 등 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 4분기에도 뚜렷한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단기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리콘 음극재 사업 진출, 유럽 배터리 소재업체와 '맞손'
이러한 가운데 HS효성첨단소재는 기존 사업 성장을 견인하기보다 차세대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실리콘 음극재는 현재 주로 쓰이고 있는 흑연 음극재보다 배터리 에너지밀도가 10배가량 큰 데다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는 이차전지 소재로 알려져 있다.
쉽게 부풀어 오르는 실리콘의 성질을 잘 관리하고, 흑연 음극재보다 10배 안팎의 비싼 생산단가를 낮추는 기술적 과제가 해결되면 사업성이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효성첨단소재는 실리콘 음극재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벨기에 배터리 소재업체 유미코어에 사모사채 방식으로 3000만유로(448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사모사채는 발행 기업(유미코어)이 사업 파트너 등 특정 기업(HS효성)을 대상으로 채권을 매각하는 방식을 취하는 만큼 두 회사가 해당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1805년 설립된 유미코어는 세계 2위 양극재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이 39억유로(약 5조8000억원)에 달한다.
효성첨단소재가 이처럼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손을 데는 것은 #HS효성의 조현상 부회장이 전기차 업황 부진으로 배터리 수요가 둔화된 지금이 배터리 소재 투자를 추진할 적기라고 판단했다는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에 대한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국내 주요 배터리사들도 글로벌 완성차들의 전기차 전략 축소 및 연기에 따라 생산 규모를 축소하거나 생산 일정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국내외 주요 배터리 업체들도 전방산업 악화로 생산 일정을 차일피일 미루는 상황에서 이렇게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는 게 바람직한지 평가하기는 매우 조심스럽다”면서 “지금도 차입규모가 적지 않은 상태에서 실리콘 음극재 투자를 진행하는 데 또다시 많은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효성첨단소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실리콘 음극제 관련 유미코어에 투자 추진 단계지만 본계약 체결 전인 상태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투자 규모나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실리콘 음극제가 성능이 좋고 안전한데다 배터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재이다 보니까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유미코어 관련 투자규모는 3분기 기준 총자산 대비 1.4%, 자본 대비 5.7%로 재무적 영향은 크지 않지만, 생산시설 투자 등으로 인해 차입규모가 높은 상태에서 추가적인 자금소요가 발생했다”면서 “향후 차입금 감축 수준과 신사업 확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newstomato.com | 권영지 기자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HS효성첨단소재가 배터리 주요 소재 가운데 하나인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간 탄소섬유를 포함한 기존 신소재 관련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어지면서 차입부담이 늘어난 상황인데다 업황 악화로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탐색한 끝에 꺼내든 카드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전기차 수요가 둔화된 지금이 배터리 소재 관련 투자를 진행할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차입금 등 재무부담이 가중된 시기에 실리콘 음극재 사업이 유의미한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HS효성첨단소재)
대규모 투자 이어져 차입부담 '가중'
18일 업계에 따르면 HS효성첨단소재(298050)는 최근 몇 년 간 탄소섬유를 비롯한 신소재 분야에서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지속해왔다.
이로 인해 차입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
2021년 약 1조5087억원이었던 순차입금 규모는 올해 3분기 기준 1조8317억원까지 늘어났다.
3분기 부채비율 및 차입금의존도도 각각 313.0%, 57.6%로 다소 열위한 상태다.
HS효성첨단소재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인 탄소섬유는 그동안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자리 잡아왔다.
해당 사업에는 베트남 광남법인 생산라인 확장 등을 위해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며 설비투자와 배당을 포함한 금융비용이 회사의 영업현금창출력을 웃돌았다.
내년 초 해당 투자가 일단락되면서 자본적지출(CAPEX) 규모가 줄어들 예정이지만, 최근 경쟁업체 증설로 탄소섬유 판매단가가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진 상태다.
이에 따라 현금창출력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에는 EBITDA(상각전영업이익)가 6178억원을 기록했으나, 2022년에는 5006억원, 지난해에는 3459억원으로 급감하면서 연평균 25% 안팎으로 감소했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탄소섬유의 경우 3분기 적자폭을 크게 확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글로벌 수요는 부진하고 중국 내수 탄소섬유 판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만큼 뚜렷한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탄소섬유와 아라미드는 업황 둔화 등 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 4분기에도 뚜렷한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단기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리콘 음극재 사업 진출, 유럽 배터리 소재업체와 '맞손'
이러한 가운데 HS효성첨단소재는 기존 사업 성장을 견인하기보다 차세대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실리콘 음극재는 현재 주로 쓰이고 있는 흑연 음극재보다 배터리 에너지밀도가 10배가량 큰 데다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는 이차전지 소재로 알려져 있다.
쉽게 부풀어 오르는 실리콘의 성질을 잘 관리하고, 흑연 음극재보다 10배 안팎의 비싼 생산단가를 낮추는 기술적 과제가 해결되면 사업성이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효성첨단소재는 실리콘 음극재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벨기에 배터리 소재업체 유미코어에 사모사채 방식으로 3000만유로(448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사모사채는 발행 기업(유미코어)이 사업 파트너 등 특정 기업(HS효성)을 대상으로 채권을 매각하는 방식을 취하는 만큼 두 회사가 해당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1805년 설립된 유미코어는 세계 2위 양극재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이 39억유로(약 5조8000억원)에 달한다.
효성첨단소재가 이처럼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손을 데는 것은 #HS효성의 조현상 부회장이 전기차 업황 부진으로 배터리 수요가 둔화된 지금이 배터리 소재 투자를 추진할 적기라고 판단했다는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에 대한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국내 주요 배터리사들도 글로벌 완성차들의 전기차 전략 축소 및 연기에 따라 생산 규모를 축소하거나 생산 일정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국내외 주요 배터리 업체들도 전방산업 악화로 생산 일정을 차일피일 미루는 상황에서 이렇게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는 게 바람직한지 평가하기는 매우 조심스럽다”면서 “지금도 차입규모가 적지 않은 상태에서 실리콘 음극재 투자를 진행하는 데 또다시 많은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효성첨단소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실리콘 음극제 관련 유미코어에 투자 추진 단계지만 본계약 체결 전인 상태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투자 규모나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실리콘 음극제가 성능이 좋고 안전한데다 배터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재이다 보니까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유미코어 관련 투자규모는 3분기 기준 총자산 대비 1.4%, 자본 대비 5.7%로 재무적 영향은 크지 않지만, 생산시설 투자 등으로 인해 차입규모가 높은 상태에서 추가적인 자금소요가 발생했다”면서 “향후 차입금 감축 수준과 신사업 확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