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의 여유'
과거 CF에서도 등장할 만큼 우리 사회에서 오랜 시간 일종의 관용어구로 자리 잡은 표현인데요. 하지만 이 같은 표현이 더 이상 통용되기 힘든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커피 가격 인상 흐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죠.
실제로 전반적인 고물가 기조가 고착화하면서 최근 커피 업체들은 줄줄이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인스턴트 커피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동서식품은 이달 15일부터 커피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8.9% 올렸습니다.
인스턴트 커피는 오랜 기간 서민들의 '국민 음료' 역할을 해왔던 것이 사실이죠. 하지만 어느 하나 오르지 않은 먹거리가 없는 실정에서 인스턴트 커피 가격도 오르면서 서민들의 한숨 역시 깊어지고 있습니다.
커피 가격 상승은 인스턴트 커피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는 이달 1일부터 아이스 음료 중 일부 커피가 아닌 음료 11종의 톨(355㎖) 사이즈 메뉴 가격을 200원씩 올렸습니다.
커피 원두는 물론, 설탕, 야자유 등 주요 원재룟값 상승에 커피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체 측 입장인데요.
실제로 국제 원두 가격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 로부스타 원두 평균 가격은 1톤(t)당 4687.65달러로 전년 동기(2453.95달러) 대비 91.02% 급등했습니다.
아울러 아라비카의 경우 뉴욕상업거래소(NYBOT) 기준 1t당 5582.05달러로 1년 전 동기(3431.45달러)보다 63%나 올랐는데요.
이 같은 원두 가격 급등은 전 세계적으로 이상 기후가 심화하면서 세계 커피 주산지인 브라질, 베트남 등지의 원두 작황 악화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작황 악화 문제는 단기간 내 해결되기 힘듭니다.
결국 커피 가격 불안 역시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실정인데요.
아직 저가 커피 업체들은 뚜렷한 가격 인상 계획을 내놓고 있지는 않는 입장이지만, 원두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이들 업체 역시 가격을 계속 억제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여러모로 커피 가격의 전방위 상승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다시 찾는 날은 언제쯤 돌아올까요?
서울 종로구 광화문사거리에서 한 시민이 커피를 들고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