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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글로벌 투자자 '밸류업' 진정성에 주목…"핵심은 신뢰 회복"
[홍콩=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홍콩 투자설명회(IR) 행사에서 미국의 강력한 상장 퇴출제도를 예로 들며 한국 자본시장의 신뢰 회복과 자본 효율성 강화를 강조했습니다.

단순한 주주환원보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 등 실질적 밸류업을 앞세웠는데요. 글로벌 투자자들은 밸류업 정책의 일관성과 인센티브 지원 등에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맨 오른쪽)이 홍콩IR 행사 후 기자들과 대화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 함영주 신한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맨 오른쪽)이 홍콩IR 행사 후 기자들과 대화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이사 사장, 함영주 신한금융 회장(사진=뉴스토마토)

 

"해외투자자, 밸류업 지속 여부 물어봐"

 

지난 13일 아시아의 금융허브 홍콩에서 개최된 '금융권 공동 홍콩IR(INVEST K-FINANCE: HONG KONG IR 2024)'에 참석한 해외투자자들은 한국 밸류업 정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큰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앞서 이날 행사는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서울시, 부산시가 주제 발표한 첫 번째 세션과, 이복현 금감원장과 국내 금융회사 대표단이 패널로 참석한 두 번째 세션 '해외 투자자와의 대화시간(질의응답)'으로 구성됐는데요. 패널 토론에서는 한국 사회의 고령화와 은퇴, 연금시장에 관한 논의도 진행됐습니다.

사회는 이수용 칼라일 아태지역대표가 맡았습니다.

 

두 번째 패널 토론은 사회자가 사전질문을 취합해 CEO들에게 묻는 방식이었는데, 주로 각사별 밸류업 전략과 향후 글로벌 전략 등에 관한 질문이 많았습니다.

투자자들이 금융사들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주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질문들입니다.

 

특히 비공개 자리에서 현재 밸류업 정책을 이끄는 금융당국의 수장이 바뀔 경우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물어본 것으로 전해져 눈길을 끌었습니다.

투자자들이 언급한 금융당국 수장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일컫습니다.

정부가 준비 중인 개각 인사에 이 원장이 포함될지에 관심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이날 패널 토론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과거) 수많은 투자자 미팅을 하다 보면 공통적으로 정부나 금융당국의 규제 환경에 대한 의구심을 끊임없이 제기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금감원장이 바뀌어도 이런 스탠스가 유지될 수 있냐고 질문한다"고 전했습니다.

 

함 회장은 "거꾸로 말하면 더 오래 계셔야 하는 거 아니냐 할 정도로 (해외)투자자들 사이에서 금융당국의 진정성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인식을 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역시 "투자자들 대부분의 최대 관심사는 이 밸류업이 계속 될 수 있을 것인지와, 진심인지 여부였다"며 "그래서 저는 정부가 어떻게 바뀌든 여당이든 야당이든 가야 할 길은 한 길이라고 답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불공정 행위엔 '철퇴'"

 

진 회장은 이날 국내 증시가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진 회장은 "미국 시장은 상장 후 시장 교란 행위, 불공정 행위 발생 시 철퇴를 때린다"며 "그러다 보니 (기업이)시장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 금융당국은 상장폐지 절차를 간소화해 경쟁력 없는 기업을 신속하게 퇴출시킬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진 회장은 "퇴출 절차 바꾸는 방안으론 단시간에 해결할 수 없다"며 "정부가 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것들이 빨리빨리 착착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 회장은 또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의 엄격함을 예로 들며 밸류업 성공은 한국 자본시장 참여자들의 신뢰 회복에 달렸다고 강조했습니다.

진 회장은 2008년 이후 미국에선 상장 주식 수는 큰 변화가 없었던 반면 한국은 크게 증가한 사실을 언급했는데요. 그는 "돈은 미국으로 흘러가는데 종목수는 그대로이니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진 회장은 진정한 밸류업이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에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주주환원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높이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진 회장은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를 한국에 머무르게 만들기 위해 본질적으로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건 ROE"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일본의 밸류업도 ROE 중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금융지주 수장들은 밸류업 참여 기업들에게 대한 인센티브 등 정부와 당국의 추가 조치도 당부했습니다.

함 회장은 "기업이 밸류업을 추진했을 때 정부에서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진정성이나 탄력을 받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밸류업 시작은 결국 고령화 사회

 

지난 13일 홍콩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홍콩 IR 행사에서 국내 금융권 CEO들이 패널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한편 진 회장은 한국의 고령화에 따른 공적연금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그는 "밸류업의 시작 배경은 한국의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이 42%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이대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 정부의 재정 부담 너무 크다"고 거론했습니다.

진 회장은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을 커버하기 위해서는 개인연금, ISA(가입률)가 높아져야 하고, 정부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사실을 해외투자자들에게 전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도 밸류업 프로그램이 고령화 현상과 무관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한민국 가계자산 1경5000조원 중 은행과 증권사에 31% 정도밖에 안 되는데 자산은 56% 정도를 갖고 있다"며 "그분들에게 안정적인 수입을 공급하는 게 여기 있는 회사들의 의무"라고 말했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newstomato.com | 신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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