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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자본시장 엑소더스 공포)③4만9천원 벼랑끝 갔던 삼성전자, 원인은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4년5개월만에 5만원선이 붕괴되면서 재계 안팎에 충격파를 던졌습니다.

삼성전자의 약세 배경으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격차, 범용 D램 제품의 중국 반도체 업체 추격, 미국 대선에 따른 불확실성 등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특히 삼성전자의 자체적인 원인도 존재하지만, 근원적으로는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실정입니다.

배당에 감세를 해주는 밸류업으로는 효과가 없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기업집단의 지배구조 개선이 선행되지 않은 밸류업 정책은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다만 삼성전자는 15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전 거래일 대비 최대 8.42% 급등한 5만4100원으로 하루 만에 'V자 반등'하는 등의 급락을 거듭했습니다.

 시장에선 현재 주가가 저점에 근접했다는 판단에 따라 저가 매수세에 의한 기술적 반등이 시도된 것으로 풀이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주가 하락 원인은 HBM기술 격차

 

이에 따라 근본적인 주가 상승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아울러 삼성전자 주가가 요동치는 이면에는 삼성이 처한 내우외환이 드러났다는 재계 평가가 나옵니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좀처럼 좁혀지지 않은 경쟁업체와의 HBM 기술 격차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HBM의 매출화 시기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지배적이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이에 대한 예측 실패를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산업에서 경쟁력 약화로 대외 불확실성에 가장 민감한 종목"이라고 했습니다.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HBM 경쟁력 약화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한 가운데, SK하이닉스를 따라잡으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HBM3E가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HBM 부문에서 SK하이닉스의 주도권에 도전할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삼성전자가 HBM 부문에서 따라잡는 시기가 2025년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2단 제품과 HBM4 등 차세대 제품에서의 경쟁사와의 격차가 여전히 존재해 낙관적인 판단을 하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승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 상승의 핵심 요인은 파운드리 대형 수주 및 기술 경쟁력 제고와 주요 고객사향 HBM3E 12단 공급"이라고 짚었습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D램 중국 추격세에 "트럼프 불확실성 우려 겹쳐"

 

여기에 범용 D램 제품은 중국에 추격당하고 있는 게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좀처럼 좁혀지지 못하고 있는 HBM 기술 격차와 중국에 추격당하고 있는 범용 D램 제품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의구심에서 비롯됐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주가 회복을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D램의 코어 경쟁력 회복"이라며 "차기 제품인 HBM4와 이를 위한 공정 개발에 총력을 다해 기술 경쟁력과 시장 참여자의 신뢰 회복을 동시에 이뤄나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당선되면서 대중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고, 반도체 지원을 축소할 것이란 우려도 작용했습니다.

트럼프 2기 정부가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글로벌 무역분쟁이 고조되면 반도체 산업의 타격이 클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영향입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정책 불확실성과 반도체 실적 우려가 겹치며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 이탈이 가속화된 결과"라며 "트럼프의 정책 불확실성은 내년 1월 20일 취임식 이후 트럼프가 중국 관세나 대중 반도체 규제를 발표한 이후에나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삼성 위기설이 최근 주가 낙폭을 키웠지만 글로벌 빅테크들에 비해 삼성전자 주가가 저평가 받은 지는 오래됐습니다.

반도체 호황으로 실적이 사상최대치를 찍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에 삼성의 사업구조나 지배구조 등 국내 기업집단의 공통적 문제가 개선과제로 지목됐지만 배당만을 유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은 그 논점에서 벗어났습니다.

 

 

재계에선 단기간 내 주가 상승을 견인하기 위해선 삼성전자의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부터 혁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가운데, 연말 인사에서 인적 쇄신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달 중 인사를 단행해 기업 체질 개선에 나설 전망입니다.

주력인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사업부장을 대거 교체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주가 폭락에 대한 특단의 대책으로 비칩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newstomato.com | 임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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