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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재테크)뱅카우 새해 첫 한우펀드…STO 법 기다리다 그냥 공모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한우펀드를 운용하는 뱅카우가 새해 첫 펀딩에 나섭니다.

이번엔 개별 송아지가 아니라 여러 마리를 한 데 묶은 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예전과 달리 사료값 변동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은 우려됩니다.

 

 

뱅카우 운용사 스탁키퍼가 한우펀드 모집을 위해 지난달 29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투자계약증권)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당 공시에 따르면 스탁키퍼는 1월과 2월 두 차례로 나눠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이른바 ‘가축투자계약증권’을 공모합니다.

스탁키퍼는 지난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토큰증권을 발행할 수 있는 조각투자사업사 초기 5개 업체에 포함됐습니다.

그후 증권사들과 활발하게 협업을 진행해 올해는 토큰증권(STO) 형태로 한우 투자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그러나 아직 관련법이 정비되지 못해 STO가 아닌 자사 앱 뱅카우에서 일반 공모로 단독 진행하는 것입니다.

 

50마리보다 40마리 공모액이 더 커

 

직접 앱에서 투자를 신청한다는 점은 예전과 비슷하지만, 투자 방식에는 큰 변화가 있습니다.

기존에는 투자자가 앱에 공개된 여러 마리의 송아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 원하는 만큼 지분투자를 하면 됐습니다.

이번에는 개별 송아지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마리를 하나로 묶은 펀드에 공모 청약하는 방식입니다.

 

스탁키퍼는 이번에 90마리의 송아지를 상품화하면서 각각 50마리, 40마리씩 나눈 두 개의 펀드를 만들었습니다.

이를 각각 다른 일정을 잡아 공모를 진행합니다.

공모주 청약처럼 투자자들이 원하는 만큼 청약을 하면 청약경쟁률에 비례해 배정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위해 공모가도 정했습니다.

 

 

첫 번째 펀드는 50마리의 송아지가 포함된 가축투자계약증권 제1-1호입니다.

공모금액은 총 4억3260만원으로 공모가 2만원에 2만1630주를 발행합니다.

제1-1호의 청약기일은 오는 23일부터 31일이며, 배정공고일은 2월5일입니다.

1인당 청약한도는 6489주입니다.

 

가축투자계약증권 제1-2호는 40마리 송아지에 투자하는 상품입니다.

공모가 2만원씩 2만1710주를 발행, 총 4억3420만원을 모집합니다.

제1-2호의 청약일은 2월1~10일이며 배정은 2월15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인당 청약한도는 6513주입니다.

 

 

스탁키퍼가 제출한 증권신고서 내용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수정 또는 보완 등을 지시하지 않는 한 이 일정에 맞춰 공모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두 펀드를 합쳐 총액은 8억6680만원입니다.

제1-2호가 40마리 송아지로 제1-1호보다 10마리나 적은데도 공모금액이 더 큰 것은 각각의 펀드에 포함된 송아지의 매입가격 차이 때문입니다.

송아지는 대개 부모 소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이력과 육질, 무게 등에 의해 평가되고 가격이 매겨집니다.

비싼 송아지를 사서 사육한 뒤 나중에 한우로 출하하면 더 비싸게 팔릴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지만 그것이 수익률을 좌우하는 것은 아닙니다.

투자수익률은 매입가 대비 판매가이므로 매우 저렴하게 샀다면 나중에 덜 비싸게 팔려도 수익률은 더 높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투자받는 송아지들은 전부 강원도 평창에 소재한 농가에서 사육될 예정입니다.

 

 

(표=뉴스토마토)

 

사료비 변동, 투자성과에 반영

 

한우펀드의 공모금액은 송아지를 매입한 취득원가뿐 아니라 생육기간 동안 들어갈 사료비와 사육관리비가 모두 더해진 금액입니다.

6개월령 안팎의 송아지를 사서 20~26개월을 더 키운 뒤 출하할 때까지 발생하는 비용을 포함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1-1호 펀드에 포함된 계림1호 송아지는 작년 12월8일부터 사육을 시작했습니다.

송아지를 매입한 원가는 348만원, 사료비 산정액은 404만5781원, 사육관리비는 송아지 매입가의 2% 수준인 68만6389원입니다.

 

 

투자성과의 핵심은 송아지를 매입하는 가격과 출하할 때 경매가격입니다.

이것은 매매 당시의 시세에 따라 변하는 것이므로 투자자가 지금 가늠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 또 하나의 변수가 등장했는데요. 사료비입니다.

 

 

뱅카우는 초기 한우펀드를 모집할 때는 사료비와 사육관리비를 소 사육을 위탁한 농가의 부담으로 귀속시켜 송아지를 구매한 투자자와 사육을 책임지는 농가가 공동 투자하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펀딩 때부터 사료비를 펀딩 참여액에 포함시켰습니다.

그래도 이땐 생육기간에 투입될 사료값을 사료업체와 초기에 확정해 국제곡물가격이 널뛰더라도 그 영향이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주지 않도록 변수를 제거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료비를 헤징하지 않았습니다.

즉 사업 초기에 예상해 산정한 사료비 총액보다 실제 사료비가 더 많이 들거나 적게 들 경우 사료비 변동으로 인한 손익을 한우를 팔아서 얻는 손익에 합산 반영하는 방식입니다.

예상보다 실제 사료값이 덜 들면 이익이 증가하겠지만 사료비를 더 많이 쓰면 전체 수익이 줄어들게 됩니다.

송아지 매입가격, 한우 출하가격 외에 사료비 변동도 투자성과에 큰 영향을 주게 된 것입니다.

회사 측은 이같은 변화가 금감원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지만 투자자로서는 걱정거리가 하나 더 생긴 셈입니다.

 

 

뱅카우는 지금까지 투자를 진행한 한우펀드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가장 최근에 출하를 마치고 정산한 펀드 투자자들은 연환산 4% 남짓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특히 A++ 판정을 받은 한우도 2년 맡겨서 총 7~8% 수준의 성과를 돌려받았습니다.

눈길을 잡을 만한 수익률은 아니다 보니 신규 투자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안재현 스탁키퍼 대표는 아쉬운 투자성과에 대해 "과거 송아지 가격과 한우시세가 비쌀 때 시작했던 상품들의 성과는 좋지 않았지만, 이제는 송아지 구입 가격도 많이 좋아졌고 사료값도 안정돼 투자하기에 괜찮은 시기"라고 말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newstomato.com | 김창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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