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SK머티리얼즈 분할합병을 주도했던 이용욱 사장이 SK실트론에 부임함으로써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에 주목됩니다.

SK실트론은 최태원 회장의 간접 보유 지분이 존재하는 회사로 개편 가능성이 상존해 왔습니다.

해당 지분과 관련, 감독 당국 제재 후 행정 소송 결과를 앞두고 있어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됩니다.

 

 

9일 SK실트론에 따르면 회사는 전날 이용욱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용욱 사장은 2020년 SK머티리얼즈에 부임해 이후 코스닥 상장사였던 회사의 물적분할 후 존속 지주회사를 상폐시키고 모회사인 SK에 흡수합병하는 구조개편을 수행했습니다.

이전 SK홀딩스에서 법무, 인사, 전략, 투자를 두루 경험한 그는 상폐와 흡수합병 과정에서 자사주를 매입해 소규모합병을 성사시키며 신주발행 비용을 줄이고 주식매수청구권 부담을 해소하는 등 원활한 개편을 이끌었습니다.

 

이번에 지휘권을 맡은 SK실트론의 경우 총수 지분이 있는 비상장사로 대규모 기업집단 관행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줄곧 제기돼 왔습니다.

그러다 LG실트론을 인수해 그룹 계열사로 흡수하는 과정에서 최태원 회장이 지분을 확보한 것을 두고 공정위가 계열사들의 회사기회유용 사례로 판단해 SK와 최 회장에게 각 8억원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습니다.

공정위 심사 과정에서 최태원 회장은 직접 전원회의에 참석해 사건 의혹을 해명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공정위는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해당 SK실트론 총수익스왑(TRS) 계약 방식의 지분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면서도 따로 처분을 요구하진 않았습니다.

이에 최태원 회장도 TRS 계약기간을 연장한 상태입니다.

그 사이 SK는 공정위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해 2년여 동안 결론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이로 인해 구조개편도 사실상 소강상태에 빠졌습니다.

 

재계는 행정소송 결과 TRS 지분에 대한 판단이 합법으로 바뀔 경우 이를 활용한 지배구조 개편이 더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시장에선 SK실트론 상장을 통한 구주매출 등이 줄곧 언급돼 왔습니다.

만약 위반이란 판단이 유지될 경우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TRS 지분만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습니다.

또는 직접보유형태로 전환해 비상장 주식으로 장기 보유하면서 주식 물납에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TRS 거래에 이면계약이 포함돼 있다면 올해 이후 계약 기간 내 지분 변동 요인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