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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사회 '책 도시' 고양은 옛말…이동환 취임 후 작은도서관 16→6
[뉴스토마토 차종관 기자] 경기도 고양시가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립 작은도서관'을 폐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5곳이 문을 닫았고, 올해도 5곳이 사라집니다.

이동환 시장 취임 후 2년 만에 공립 작은도서관 10곳이 문을 닫는 겁니다.

고양시청은 시립도서관이 있기 때문에 작은도서관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시민들은 '책의 도시' 고양의 의미가 퇴색하고 공동체 공간이 사라진다며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고양시청에 따르면, 시청 직원들은 올해 7~9월 관내 공립 작은도서관을 방문해 내년부터는 운영계획이 없다거나 지원 규모를 줄이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내년부터 운영계획이 없다고 통보받은 곳은 △강촌공원도서관 △모당공원도서관 △호수공원도서관입니다.

내년부터 보조금(약 5000만원)을 받지 못하는 곳은 △고양작은도서관 △삼송작은도서관입니다.

이에 삼송작은도서관은 폐관을 결정했고, 고양작은도서관은 사립으로 운영을 계속할 것인지를 논의 중입니다.

사실상 올해만 공립 작은도서관 5곳이 문을 닫을 판인 겁니다.

 

 

이미 고양시청은 지난해 공립 작은도서관 5곳의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5곳 중 4곳이 문을 닫고, 1곳은 사립으로 전환했습니다.

올해도 운영 계획이 없거나 지원이 줄어든 5곳이 폐관하면, 이동환 시장 취임 후 2년 만에 공립 작은도서관이 16곳에서 6곳으로 줄게 됩니다.

감소율은 62.5%나 됩니다.

 

 

어린이들이 공립 작은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 (사진=독자 제공)

 

고양시청의 통보에 공립 작은도서관 측은 당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폐관이 예정된 한 작은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는 A씨는 "작은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빌려주는 곳이 아니라 시민들의 공동체 공간"이라면서 "50~60대 분들이 잠깐이라도 들러 모임도 자주 하시며 즐거워하셨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반면 고양시청 측은 "폐관 예정인 공립 작은도서관은 인근 1~1.5㎞ 내에 시립도서관이 있는 경우"며 "시립도서관이 없는 지역엔 작은도서관을 유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작은도서관이 문 닫더라도 시설물은 그대로 둘 것"이라며 "책을 열람할 수 있는 공간, 복지시설 정도로 운영하고 대관도 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맘카페 등 시민 반발 확산…폐관 반대 서명운동도

 

이동환 시장 취임 이후 고양시에서 공립 작은도서관이 잇따라 문을 닫자 시민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습니다.

고양시를 기반으로 한 맘카페에서는 작은도서관 폐관 반대 시민모임까지 조직됐습니다.

모임을 이끄는 이소연(43)씨는 "아이가 학교를 마치고 도서관에서 부모님을 기다리는 일이 많은데, 작은도서관이 사라진다면 아이들의 안전권이 위협받는다"면서 아이들이 설 자리가 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움직이게 됐다"고 했습니다.

이어 "덕양구 고양동에서만 700명 넘게 서명했고, 다른 반대 시민모임에서는 4000명 정도 서명을 받은 걸로 안다"고 했습니다.

이들은 25일 열릴 '고양 독서대전'에서도 서명 운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공립 작은도서관 이용자들이 책 모임을 하는 모습. (사진= 호수공원작은도서관 페이스북)

 

고양시민 이지윤(30)씨도 "아이들 문해력 논란이 생기는 와중에 작은도서관을 폐관하는 게 맞는지 의문스럽다.

노벨문학상도 이제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작은도서관이 더욱 잘 관리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작은도서관은 문화 사각지대에 계신 분들이 책을 가까이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며 "어린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남녀노소 모두 모이는 소박한 풍경을 계속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고양시청 측은 작은도서관 폐관에 반대하는 시민 여론에 관해 "시민들이 반대 운동을 위해 모임을 가지시고 서명도 받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면서 "그런 의견이 모아져서 도서관센터에 접수되면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newstomato.com | 차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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