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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사회 검찰, 김건희 주가조작 의혹도 '불기소'…설명만 4시간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에 연루된 김건희 여사를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검찰은 김 여사가 주범들과 공모했거나 주가 조작을 인지하는 등 범행에 가담했다는 증거를 찾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검찰은 수사 개시 4년6개월 만에 결론을 내렸지만, '면죄부'라는 비판이 불가피 해보입니다.

검찰도 이를 의식한 듯 김 여사 불기소 처분을 설명하는 브리핑을 무려 3시간55분가량 진행했습니다.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대통령 배우자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가담 의혹 사건' 수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제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17일 오전 중앙지검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통령 배우자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가담 의혹 사건'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피의자 김건희 여사를 불기소 처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수사 결과를 발표한 조상원 중앙지검 4차장은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가담한 의혹의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에 대한 추가 서면조사 대면조사를 실시했다"면서 "김 여사의 모친 최모씨, 주범들, 증권사 직원들을 추가 조사하면 면밀히 검토한 결과, 피의자가 주범들과 시세조종을 공모했다거나 그들의 시세조종 범행을 인식 또는 예견하면서 계좌관리를 위탁하거나 직접 주식거래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김 여사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공모해 2010년 1월부터 2011년 3월까지 일임 증권계좌 4개(신한투자·DB증권·미래에셋·DS증권)와 직접운용 계좌 2개(대신증권·한화투자) 등 총 6개 계좌로 시세조종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날 김 여사가 주범들과 공모했거나 시세조종 범행을 인식·예견하면서 계좌 관리를 위탁하거나 주식매매 주문을 했다고 인정하기 어려워 기소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겁니다.

특히 조 차장은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검토한 결과"라고 강조했습니다.

 

핵심 쟁점은 '시세조종 사실 인식했나' 여부

 

앞서 지난달 12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 항소심 법원은 김 여사와 비슷한 역할을 한 전주 손모씨에 대해 유죄(징역 6개월·집행유예 1년)를 선고했습니다.

손씨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항소심에선 결과가 뒤집힌 겁니다.

그러자 법조계에선 김 여사도 방조 혐의로 기소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손씨와 김 여사는 투자 행태가 다르다고 판단했습니다.

전문성 측면에서 볼 때 손씨는 대량의 자금을 동원해 공격적 투자를 하는 전문 투자자지만, 김 여사는 주식거래나 주식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일반 투자자라고 규정했습니다.

손씨는 주포 김모씨 등과 연락을 하고 직접 주식을 거래했지만, 김 여사는 권 전 회장에 대한 높은 신뢰와 그의 요청 따라 계좌를 위임해 매매를 진행했다는 겁니다.

 검찰이 "(사건)관계자들도 피의자에 대해 '시세조종 사실을 알지 못했을 것'이라 진술했다"고 말한 건 이런 맥락입니다.

 

 

다만 검찰은 취재진이 "알려진 사실로는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회사 설립)초기에 비상장 주식에 투자했고 신주인수권부사채(BW) 거래에 참여하는 등 국민 봤을 때 '김 여사가 주식을 잘 모르는 사람인가' 하는 부분은 납득 안 될 수 있는 것 같다"고 질의하자 "주식을 잘 안다 모른다 스펙트럼이 있다.

(사건에 연루된)주식 전문가들인 증권사 직원 등이 피의자 김 여사에 대해 주식 잘 모른다고 얘기하고, 김 여사도 소개나 추천을 받아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패턴으로 하는 주식은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김 여사는 2012년 11월13일 권 전 회장으로부터 도이치모터스 신주인수권 51만464주를 주당 195.9원에 장외 매수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적정가격의 20%에도 못 미치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김 여사는 이듬해 신주인수권을 인수 가격의 두배로 사모펀드에 팔아서 수익을 챙겼습니다.

 

 

"의심 정황은 있지만…증거를 찾지 못했다"

 

취재진이 '권 전 회장 등 주포 선수들이 김 여사에게 주가 조작에 관해 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검찰이 권 전 회장의 진술을 확실하게 받은 것인지, 권 전 회장의 발언을 미루어 검찰이 자체적으로 판단한 것인지'를 묻자 검찰은 "권 전 회장 조사는 저희가 수사 당시에 많이 했다"면서도 "수사를 충분히 해서 각종 자료와 진술을 종합한 것이고, 직접 증거가 없다고 해도 간접 정황이나 증거를 모아 입증해야 하는데 증거가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검찰은 브리핑 중간에 권 전 회장의 캐릭터를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10가지 정황에 대해 혐의를 입증하려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돼야 하고, 직접 증거가 없으면 간접 정황 증거를 잘 조합해 혐의 입증해야 하는 건데 오히려 반대 증거 있다"며 "혐의 사실 대해 입증 증거는 없고, (반대 증거가 있어)시세조종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라고 부연했습니다.

 

 

취재진이 '김 여사가 6번씩이나 계좌를 바꿔가는 과정에서 왜 바꾸는지에 대해 본인이 궁금해하거나, 권 전 회장와 상의를 한 사실은 조사했는지'를 질의하자 검찰은 "김 여사에게 물어보니 주식거래할 때 보통 잘 아는 지점장이나 직원이 있는 곳으로 소개받거나, 지인 소개로 투자하면 계좌를 개설한다고 했다"고 답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싱가포르 동포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수심위, 고려 안했다…수사팀 일치된 의견"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를 불기소로 처분했지만, 면죄부 논란이 계속될 걸로 보입니다.

특히 검찰은 앞서 명품백 수수 사건에선 두 차례나 소집한 수사심의위원회도 열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수심위에 대해선 "수사팀과 지휘 라인에선 일치된 의견으로 수심위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면서 "그건 명품백 수사팀도 마찬가지 의견이었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수심위는 전문가들을 모으긴 하지만 법률 전문가는 아니다.

목사·스님 등 종교 전문가, 특정 직군에 있는 분들이 오신다"며 "저희는 사건에만 집중하고 싶다.

수심위를 지금 열게 되면 사건 처리 공정성·객관성 저해될 수 있다고 봤다"라고 했습니다.

 

 

아울러 검찰은 면죄부 논란을 의식한 듯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는 데 3시간55분이나 할애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1시55분까지입니다.

앞서 중앙지검은 전날 약 4시간 동안 '레드팀 회의'를 진행하면서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하는 수사 결과에 대해 법리 검토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newstomato.com | 유근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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