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면세업계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 표결 무산 및 비상 계엄령 여파로 사면초가 상황에 놓였습니다.
해외 주요 국가는 우리나라를 위험 국가로 분류하며 여행 경보를 발령했고, 무엇보다 면세업 특성상 환율 변화가 실시간으로 반영되다 보니 매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 실정입니다.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서는 해외 관광객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과거 단체 관광객들 위주로 북적이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고, 한두 명 고객만이 매장을 오가고 있었는데요.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내부 전경. (사진=이지유 기자)
특히 해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품 브랜드 셀린느, 루이뷔통, 까르띠에 매장에서도 고객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내부 직원은 계엄 사태로 급속도로 치솟은 '고환율' 배경이 크다고 하소연했는데요.
실제 까르띠에 매장에서 '베누아 미니 모델 워치' 제품의 가격을 문의한 결과, 10일 환율 기준 7300달러, 1036만원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이 제품의 백화점 매장 내 가격은 현재 1040만원입니다.
면세점에서 구매할 시 세금도 큰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10일 기준 해당 제품의 관세와 부가세를 더한 세액은 무려 약 369만원에 달하는데요. 면세점에서 구매하는 이점이 없는 셈입니다.
이렇다 보니 매장 내 직원들조차 고객에게 판매를 권유하고 있지 않는 풍경마저 연출되고 있습니다.
비단 까르띠에뿐만 아니라 기타 면세점에 입점돼 있는 명품 브랜드들도 고환율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요. 업계는 간간이 오가는 고객이라도 잡으려 페이백 행사 등도 진행하고 있지만 워낙 세율이 높다 보니, 한 중국인 관광객은 면세점에서 구매하는 손님이 '호구' 소리를 듣는다고 전했습니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내부 전경. (사진=이지유 기자)
중국인 관광객 A씨는 "셀린느 제품이 한국에서 구매하는 게 더 저렴하다고 들어 방문했는데 페이백 행사도 한국 카드를 소지해야만 할인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고, 실질적으로 외국인들에게는 큰 혜택이 없는 것 같다"면서 "오히려 높은 환율로 가격이 20~30%까지 더 비싼 경우도 많아 그냥 아이쇼핑하고 돌아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일본 국적의 관광객 B씨는 "원래 한국에 한 달 정도 머무르면서 쇼핑도 하고, 여행을 즐길 참이었는데 갑작스런 한국의 계엄령 사태로 하룻밤 사이에 환율이 치솟았다"며 "면세점에서 원래 구매하려던 핸드백 제품의 가격도 이로 인해 오르고 구매를 취소하게 됐다.
또 곳곳에서 시위하는 현장 분위기가 무섭게 느껴져 일찍 귀국하는 것으로 여행 계획을 바꿨다"고 밝혔습니다.
비상 계엄의 후폭풍, 고환율로 인한 비명은 면세업계 전반을 휩쓸며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에만 해도 달러당 1300원대 초반을 기록했으나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에 1400원을 뚫은 이후 1400원대가 굳어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원화 약세가 확대되고 있는데요. 수치상으로도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선포 후 지난 4일 새벽 1442.0원까지 오른 이후 서울 외환시장에서 주간 거래 종가는 1419.2원으로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내부 전경. (사진=이지유 기자)
끝 모를 불황을 겪고 있는 면세 업계가 고환율로 다음 분기도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실제로 올해 3분기 주요 면세점 4사(롯데·신라·신세계·현대)가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요. 세부적으로 올 3분기 롯데면세점은 450억원, 신라면세점은 382억원, 신세계면세점은 162억원, 현대면세점은 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적자행진을 이어가자 면세업계는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섰는데요. 롯데면세점은 6월 비상 경영 선포에 이어 8월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신세계디에프는 11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신청을 받았고, 유신열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들은 급여를 20% 삭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문제는 세계 주요국들이 한국에 대한 여행 주의보 공식화 행렬을 이어가면서 방한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더 줄어 면세 업황의 침체기가 더욱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인데요. 뉴질랜드는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1단계(정상적)에서 2단계(신중)로 격상했고, 태국에서는 일부 환전소가 정치적 상황 때문에 한국 원화를 받지 않겠다고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여행객 감소로 매출액 타격을 입게 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전략적 타개 방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여러 사회적 이슈 때문에 환율 폭등이 일어나 여러 면세점 매출이 줄고 있다.
이럴 때 수록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갖고 고객들을 확보하는게 중요하다"며 "명품 브랜드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지원받는 등 여러 방안을 모색해 매출이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포인트일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newstomato.com | 이지유 기자
해외 주요 국가는 우리나라를 위험 국가로 분류하며 여행 경보를 발령했고, 무엇보다 면세업 특성상 환율 변화가 실시간으로 반영되다 보니 매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 실정입니다.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서는 해외 관광객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과거 단체 관광객들 위주로 북적이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고, 한두 명 고객만이 매장을 오가고 있었는데요.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내부 전경. (사진=이지유 기자)
특히 해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품 브랜드 셀린느, 루이뷔통, 까르띠에 매장에서도 고객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내부 직원은 계엄 사태로 급속도로 치솟은 '고환율' 배경이 크다고 하소연했는데요.
실제 까르띠에 매장에서 '베누아 미니 모델 워치' 제품의 가격을 문의한 결과, 10일 환율 기준 7300달러, 1036만원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이 제품의 백화점 매장 내 가격은 현재 1040만원입니다.
면세점에서 구매할 시 세금도 큰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10일 기준 해당 제품의 관세와 부가세를 더한 세액은 무려 약 369만원에 달하는데요. 면세점에서 구매하는 이점이 없는 셈입니다.
이렇다 보니 매장 내 직원들조차 고객에게 판매를 권유하고 있지 않는 풍경마저 연출되고 있습니다.
비단 까르띠에뿐만 아니라 기타 면세점에 입점돼 있는 명품 브랜드들도 고환율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요. 업계는 간간이 오가는 고객이라도 잡으려 페이백 행사 등도 진행하고 있지만 워낙 세율이 높다 보니, 한 중국인 관광객은 면세점에서 구매하는 손님이 '호구' 소리를 듣는다고 전했습니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내부 전경. (사진=이지유 기자)
중국인 관광객 A씨는 "셀린느 제품이 한국에서 구매하는 게 더 저렴하다고 들어 방문했는데 페이백 행사도 한국 카드를 소지해야만 할인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고, 실질적으로 외국인들에게는 큰 혜택이 없는 것 같다"면서 "오히려 높은 환율로 가격이 20~30%까지 더 비싼 경우도 많아 그냥 아이쇼핑하고 돌아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일본 국적의 관광객 B씨는 "원래 한국에 한 달 정도 머무르면서 쇼핑도 하고, 여행을 즐길 참이었는데 갑작스런 한국의 계엄령 사태로 하룻밤 사이에 환율이 치솟았다"며 "면세점에서 원래 구매하려던 핸드백 제품의 가격도 이로 인해 오르고 구매를 취소하게 됐다.
또 곳곳에서 시위하는 현장 분위기가 무섭게 느껴져 일찍 귀국하는 것으로 여행 계획을 바꿨다"고 밝혔습니다.
비상 계엄의 후폭풍, 고환율로 인한 비명은 면세업계 전반을 휩쓸며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에만 해도 달러당 1300원대 초반을 기록했으나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에 1400원을 뚫은 이후 1400원대가 굳어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원화 약세가 확대되고 있는데요. 수치상으로도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선포 후 지난 4일 새벽 1442.0원까지 오른 이후 서울 외환시장에서 주간 거래 종가는 1419.2원으로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내부 전경. (사진=이지유 기자)
끝 모를 불황을 겪고 있는 면세 업계가 고환율로 다음 분기도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실제로 올해 3분기 주요 면세점 4사(롯데·신라·신세계·현대)가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요. 세부적으로 올 3분기 롯데면세점은 450억원, 신라면세점은 382억원, 신세계면세점은 162억원, 현대면세점은 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적자행진을 이어가자 면세업계는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섰는데요. 롯데면세점은 6월 비상 경영 선포에 이어 8월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신세계디에프는 11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신청을 받았고, 유신열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들은 급여를 20% 삭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문제는 세계 주요국들이 한국에 대한 여행 주의보 공식화 행렬을 이어가면서 방한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더 줄어 면세 업황의 침체기가 더욱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인데요. 뉴질랜드는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1단계(정상적)에서 2단계(신중)로 격상했고, 태국에서는 일부 환전소가 정치적 상황 때문에 한국 원화를 받지 않겠다고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여행객 감소로 매출액 타격을 입게 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전략적 타개 방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여러 사회적 이슈 때문에 환율 폭등이 일어나 여러 면세점 매출이 줄고 있다.
이럴 때 수록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갖고 고객들을 확보하는게 중요하다"며 "명품 브랜드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지원받는 등 여러 방안을 모색해 매출이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포인트일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