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김태은·김유정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국무위원들이 11일 국회 본회의에 출석해 '12·3 비상계엄'을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고 고개 숙여 사과했습니다.
한 총리는 "반대하는 의사를 분명히 했고 국무위원들을 소집해 국무회의를 명분으로 대통령님의 의지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궁극적으로 막지 못했다"며 거듭 허리를 숙였습니다.
다만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채 사과를 거부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이후 성난 민심이 들끓는 가운데, 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 심의 참여자들의 내란 모의 가담 의혹이 불거지자 뒤늦은 '반대 입장' 표명과 함께 '거리두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덕수 "계엄 반대…많은 죄책감"
한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 현안질문'에 출석해 '비상계엄 사태를 언제 알았느냐'는 서영교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3일 저녁 대통령실 도착 후 인지했다"며 "반대하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대통령의 의지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궁극적으로 막지 못했다.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많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 총리는 "이런 일이 벌어진 데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이야기했고, 사죄 인사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서 의원이 '국민에게 허리를 90도로 굽혀 사죄하라'고 요구하자 "필요하다면 그렇게 하겠다"며 허리를 숙였습니다.
서 의원이 한 총리와 함께 참석한 국무위원들을 향해서도 '일어나 사죄하라'고 요구하자, 한 총리는 "제가 다시 한 번 국무위원을 대표해 사죄 인사드리겠다"고 했고 다른 국무위원들도 전부 일어나 고개 숙여 사과했습니다.
다만 김문수 장관은 끝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한 총리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위해 소집한 국무회의에서 '경제와 대외 신인도'를 이유로 반대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계엄 선포에) 걱정하고 반대했다"며 그 이유로 "대한민국 경제, 그리고 대외 신인도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다.
국민들의 수용성도 없을 것이라고 (윤 대통령에게) 말씀드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참석한 국무위원) 전원 다 반대하고 걱정했다"면서도 계엄 선포를 막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앞으로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답하지 않았습니다.
한 총리는 또 "국무회의를 개최하려 했던 것은 절차적 흠결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며 "국무회의를 명분으로 더 많은 국무위원이 반대해 계엄을 막고자 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비상계엄 발동요건'에 대한 질의에는 "다 기억하지 못하지만 비상사태에 가능하다"며 "그 어떤 경우에도 계엄 발동은 정말 신중하고 합법적이고 헌법에 적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이 11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 현안질문'이 진행되는 국회 본회의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상목 "강하게 반대…굉장히 잘못"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최 부총리는 계엄 선포 반대 여부를 묻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당시 늦게 참가를 했는데, 회의라는 것도 모르고 참석했다"며 "계엄 말씀을 듣고 매우 놀랐다.
이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제부처를 담당하는 장관으로서 우리나라 경제에 매우 심각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돼서 강하게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며 "우리 대외 신인도와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해서 강하게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지금과 같은 상황에 오게 된 것에 대해서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당시 국무회의에서 반대 의사를 밝혔는지를 묻는 조국 조국혁신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반대했다"고 말했습니다.
본회의 초반 나홀로 고개 숙여 사과하지 않았던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윤건영 민주당 의원의 같은 질의에 "찬성하지 않고, 반대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국무회의 참석자 중) 이걸 해야 된다고 찬성한 사람은 없었다.
나도 같은 입장이었다"고 말한 박성재 법무부 장관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한다는 이야기 듣고 놀라서 (국무위원들) 각자 여러가지 이야기하면서 우려했다"며 "(참석한) 모든 분들이 계엄 발동을 막기 위해 말씀을 돌아가면서 계속했다"고 했습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전혀 상황을 몰랐기 때문에 무슨 회의인지 옆 분께 물었고 '계엄'이라는 두 글자만 들었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 '막아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그렇게 대기실처럼 앉아있는 상황에서 대통령께서 들어왔고, 대통령의 첫마디 '누군가와 의논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만 기억난다.
국무회의라고 생각하기 어려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서영교 민주당 의원의 사과요구를 거부한 채 다른 국무위원들과 달리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김태은·김유정 기자 toyouja@etomato.com
newstomato.com | 박진아 기자
한 총리는 "반대하는 의사를 분명히 했고 국무위원들을 소집해 국무회의를 명분으로 대통령님의 의지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궁극적으로 막지 못했다"며 거듭 허리를 숙였습니다.
다만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채 사과를 거부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이후 성난 민심이 들끓는 가운데, 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 심의 참여자들의 내란 모의 가담 의혹이 불거지자 뒤늦은 '반대 입장' 표명과 함께 '거리두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덕수 "계엄 반대…많은 죄책감"
한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 현안질문'에 출석해 '비상계엄 사태를 언제 알았느냐'는 서영교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3일 저녁 대통령실 도착 후 인지했다"며 "반대하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대통령의 의지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궁극적으로 막지 못했다.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많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 총리는 "이런 일이 벌어진 데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이야기했고, 사죄 인사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서 의원이 '국민에게 허리를 90도로 굽혀 사죄하라'고 요구하자 "필요하다면 그렇게 하겠다"며 허리를 숙였습니다.
서 의원이 한 총리와 함께 참석한 국무위원들을 향해서도 '일어나 사죄하라'고 요구하자, 한 총리는 "제가 다시 한 번 국무위원을 대표해 사죄 인사드리겠다"고 했고 다른 국무위원들도 전부 일어나 고개 숙여 사과했습니다.
다만 김문수 장관은 끝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한 총리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위해 소집한 국무회의에서 '경제와 대외 신인도'를 이유로 반대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계엄 선포에) 걱정하고 반대했다"며 그 이유로 "대한민국 경제, 그리고 대외 신인도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다.
국민들의 수용성도 없을 것이라고 (윤 대통령에게) 말씀드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참석한 국무위원) 전원 다 반대하고 걱정했다"면서도 계엄 선포를 막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앞으로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답하지 않았습니다.
한 총리는 또 "국무회의를 개최하려 했던 것은 절차적 흠결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며 "국무회의를 명분으로 더 많은 국무위원이 반대해 계엄을 막고자 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비상계엄 발동요건'에 대한 질의에는 "다 기억하지 못하지만 비상사태에 가능하다"며 "그 어떤 경우에도 계엄 발동은 정말 신중하고 합법적이고 헌법에 적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이 11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 현안질문'이 진행되는 국회 본회의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상목 "강하게 반대…굉장히 잘못"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최 부총리는 계엄 선포 반대 여부를 묻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당시 늦게 참가를 했는데, 회의라는 것도 모르고 참석했다"며 "계엄 말씀을 듣고 매우 놀랐다.
이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제부처를 담당하는 장관으로서 우리나라 경제에 매우 심각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돼서 강하게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며 "우리 대외 신인도와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해서 강하게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지금과 같은 상황에 오게 된 것에 대해서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당시 국무회의에서 반대 의사를 밝혔는지를 묻는 조국 조국혁신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반대했다"고 말했습니다.
본회의 초반 나홀로 고개 숙여 사과하지 않았던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윤건영 민주당 의원의 같은 질의에 "찬성하지 않고, 반대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국무회의 참석자 중) 이걸 해야 된다고 찬성한 사람은 없었다.
나도 같은 입장이었다"고 말한 박성재 법무부 장관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한다는 이야기 듣고 놀라서 (국무위원들) 각자 여러가지 이야기하면서 우려했다"며 "(참석한) 모든 분들이 계엄 발동을 막기 위해 말씀을 돌아가면서 계속했다"고 했습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전혀 상황을 몰랐기 때문에 무슨 회의인지 옆 분께 물었고 '계엄'이라는 두 글자만 들었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 '막아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그렇게 대기실처럼 앉아있는 상황에서 대통령께서 들어왔고, 대통령의 첫마디 '누군가와 의논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만 기억난다.
국무회의라고 생각하기 어려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서영교 민주당 의원의 사과요구를 거부한 채 다른 국무위원들과 달리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김태은·김유정 기자 toyouja@etomat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