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후보. 사진=연합뉴스
트럼프는 매우 화통해 보입니다.
이것도 저것도 약속하길 잘합니다.
대통령이 되기 전 옛날 대우조선해양을 방문했던 유명한 일화도 있습니다.
당시 거액 계약을 약속했는데 떠나면서 농담이라고 했던 웃지 못할 얘기입니다.
그렇게 신뢰할 수 없는 약속을 잘 던지니 화통한 것처럼 보이는 셈이죠. 대면한 자리에선 뭐든 잘 될 것처럼 얘기하니까요.
트럼프 2기도 허풍을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를 치켜세우는 여러 발언이 이어집니다.
한국의 조선업이 훌륭하다는 등. 이런 립서비스에 언론도 피로감을 느낍니다.
나중에 지나고 보면 트럼프만 실속을 챙긴 실리만이 넘쳐나기 때문입니다.
이런 풍토는 요즘 국내 시장에서도 기시감이 있습니다.
한미, OCI 사태나 최근의 고려아연까지 경영권 분쟁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후대로 넘어갈수록 물려줘야할 후손은 많아지고 친족간 결속은 떨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면서 분쟁이 잦은데 역시나 언론플레이가 많습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의 수탁자책임이 강화되다보니 그런 듯 싶습니다.
다툼에서 명분이 중요해졌습니다.
그러니 언론플레이도 큰 몫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 경계해야 합니다.
누가 옳고 그른지 따져보기 위해 다툼은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합니다.
고려아연 사례의 경우 공개매수 중에 누구를 만났고, 누가 법적 리스크가 있다는 식의 자료들을 쏟아냈습니다.
그런 명분 다툼은 충분히 필요하지만 주가 시세가 중요한 공개매수 중에 이런 식의 공방은 시세 조종으로 비화될 수 있습니다.
그런 공방 속 한참 싸울 때는 여론도 한쪽에 기울다가도 점점 지나고 보면 쌍방의 저의를 의심하게 됩니다.
언론플레이는 경영권 다툼의 주체도 조심해야 하고 시장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