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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토마토칼럼)트럼프 2기에 챙길 실리
트럼프 2기 출범의 동력은 단연 실리입니다.

그런 미국을 대하는 우리도 실리를 따져야겠죠. 상대가 실리를 따지는데 명분만 내세우다가는 손해 보기 일쑤입니다.

 

로마를 멸망시킨 게르만족은 호전적이었습니다.

그 속에 로마 교회가 살아남기 위해 택한 것도 실리였죠. 게르만족들에게 싸울 명분을 제공했습니다.

무슬림 등 비기독교와 전쟁할 것을요. ‘원수를 사랑하라’는 교리를 따르는 교회가 전쟁 명분을 제공한 것은 오로지 존속을 위한 실리였습니다.

 

우리 외교나 경제도 트럼프 2기를 맞아 외교나 경제도 실리를 따져야 하겠습니다.

흔히 집권 보수여당이 말하는 실리는 대기업에 감세해주고 보조금도 풀면서 수출을 늘려 낙수효과를 키운다는 논리입니다.

그 사이 양극화 등 부작용은 실리를 위해 단기적으로 감수해야 할 부분처럼 묘사하죠.

 

그런데 경제적 실리는 근래 많이 달라졌습니다.

실리를 얻기 위한 거시경제 시스템이 전과 같지 않습니다.

주된 원인은 가상화폐라고 봅니다.

트럼프도 비트코인 열성 지지자죠. 그 덕에 당선 전후 비트코인이 천정부지로 솟았습니다.

실물자산과 비교되지 못할 거품이 꼈습니다.

주식은 PBR이나 PER이라도 있는데 코인은 실질자산과 시세를 비교할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돈놓고 돈먹기죠.

 

비트코인 가치가 뛰면 이론상 시장에서 화폐를 찍어내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생깁니다.

그런데 비트코인이 화폐만큼 시장에서 통용되지 못하기 때문에 순환되지도 못합니다.

실물자산이 비트코인 투자에 쏠리면 다시 실물자산으로 회귀되는 효과를 화폐에 비해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금값 상승, 화폐가치 하락, 인플레이션을 키울 유인이 됩니다.

 

이런 범국가적 자산 위험 속에 달러화는 글로벌 기축통화라 안전자산처럼 선호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원화 등 비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는 양상이 심합니다.

고환율은 수출에 도움 되지만 국내 경제로 좁혀보면 역시 비트코인처럼 돈맥경화가 나타납니다.

국내 양극화가 심해지고 소수 자산가의 자본은 주식이나 부동산 등 경영권지분, 비유동자산에 묶이는 경향이 짙습니다.

 

고소득층의 사치품 소비가 늘어나는 지표도 눈에 띄지만 소수 자산가의 소비확대로 화폐가 순환하는 효과를 크게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국민 다수는 환율 상승과 고물가 부담으로 소비가 경색됩니다.

게다가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투자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런 자본투자 역시 국내로 돌지 않고 해외에 묶이게 됩니다.

그러다 손해가 커지면 자본이 해외 유출되는 결과로도 이어집니다.

 

3분기 제조업은 국내 공급에서 수입이 4.5% 늘고 국산이 2.3% 줄었습니다.

산업공동화 우려도 많은 형편에 내수체질이 나빠졌습니다.

수입이 늘어나며 고환율 부담도 커졌습니다.

국내 생산과 소비가 줄어드는 내수부진도 이어집니다.

투자는 건설기성에서 감소추세라 건설발 경기부진이 심해 보입니다.

이 가운데 소비자물가는 10월 생활물가지수가 전월대비 0.1%, 전년동월대비 1.2% 각각 상승했습니다.

특히 식품이 전년동월대비 2.5%나 올라 생계부담이 무겁습니다.

 

내수부터 살려야 합니다.

미중 갈등을 중심으로 블록화되는 글로벌 각국에 기대어 누구 편에 서는 게 실리인지 고민하기에 앞서 경제체력부터 길러야 합니다.

K팝, K푸드, K뷰티 등 뛰어난 내수 관광상품조차 왜 수출로만 연결지으려 할까요? 내수를 다져 외풍에 흔들림이 덜한 경제체질을 확립하는 게 가장 우선해야 할 실리입니다.

 

이재영 산업1부 선임기자 leealive@etomato.com

newstomato.com |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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