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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재테크)10년 장수펀드 이름값 했다…시장평균 2배 성과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10년 넘게 운용한 장수펀드들의 성과가 시장 평균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년간 100% 넘는 수익률을 올린 펀드도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변동성 관리에서도 우수해 기간별 성과가 고루 좋은 펀드가 많았습니다.

증시 변동성이 커져 투자자들이 불안한 이때 장기투자의 힘을 다시 한번 증명한 결과입니다.

 

 

장수펀드, 중장기 수익률 발군

 

19일 <뉴스토마토>와 KCGI자산운용이 펀드 평가기관 제로인에 의뢰해 2001년 이후 설정돼 10년 이상 운용된 국내주식형 펀드 668개 중 설정액이 500억원을 넘는 50개 펀드(지수연계 패시브펀드 제외)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은 연환산 6.9%를 기록했습니다(15일 기준가). 같은 기간 코스피200 등 비교지수(벤치마크)의 연환산 수익률은 그 절반인 연 3.4%에 그쳤습니다.

 

 

50개 펀드를 1년, 3년, 5년, 10년 등 기간별 수익률로 놓고 비교해도 벤치마크를 밑돈 경우는 소수에 그쳤습니다.

 

 

개별펀드 중에서는 2002년 4월에 설정해 올해로 22년을 넘긴 베어링고배당 펀드가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로 무려 723.5%를 기록해 이름값을 증명했습니다.

2005년에 설정한 우리중소형고배당1 펀드도 700%를 넘겼습니다.

(709.9%) 이 두 펀드가 설정할 때 1억원을 맡겼다면 8억원대로 불어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밖에도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1, KB액티브배당, 삼성배당주장기1, 신영밸류고배당 등 오랫동안 운용한 배당주 펀드들이 좋은 성과를 기록해 배당주에 장기투자하는 효과를 수익률로 보여줬습니다.

 

 

운용기간 10년을 기준했을 땐 5개 펀드가 100% 수익률을 넘었습니다.

10년 만에 종잣돈을 두 배로 만든 겁니다.

 

 

그중에서도 마이다스책임투자 펀드 수익률이 156.8%로 가장 높았는데요. 이 펀드는 기업의 지배구조, 사회공헌, 환경 즉 ESG 요소를 평가해 낮은 점수를 받은 기업을 마이다스 투자 유니버스에서 제외하는 투자 전략을 갖고 있습니다.

포트폴리오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상당수 포진하고 있는데요. 결국 우량종목에 장기투자한 결과가 좋았던 것으로 해석됩니다.

 

 

(표=뉴스토마토)

 

예전 인기펀드, 성과 여전해

 

장수펀드 수익률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은 1년 수익률보다 3년 수익률이, 3년보다 5년, 5년보다 펀드 설정 이후 수익률에서 비교지수를 상회한 펀드 수가 더 많았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기간별 수익률이 고루 좋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시장의 변동성 대비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좋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장수펀드들의 베타 값은 일반 펀드들보다 우수했습니다.

베타는 펀드의 비교지수 수익률이 1%만큼 변할 때 각 펀드들이 얼마나 움직였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50개 장수펀드들의 베타값은 1년에 0.93%으로 장수펀드들을 제외한 일반 주식형 펀드의 0.99%보다 작았습니다.

3년 베타도 0.89% 대 0.93%, 5년은 0.89% 대 0.94%. 10년은 0.87% 대 0.92%로 운용기간이 길어질수록 점점 낮아졌습니다.

 

 

투자수익을 키우기 위해선 투자위험에 더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입니다.

하지만 시장 대비 초과 성과를 의미하는 알파값과 변동성의 베타값 모두 시장보다 더 우수했다는 것은 펀드를 장기간 투자할수록 가치가 빛을 발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번 조사 결과에는 베어링고배당을 비롯해 투자자들에게 익히 낯이 익은 펀드들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KCGI코리아와 다올VIP스타셀렉션, DB바이오헬스케어 등은 10년 이상 장기수익률은 물론 중기와 단기 모두 우수한 성과를 보여줬는데요. 

 

KCGI코리아 펀드는 ‘존리 펀드’로 유명했던 메리츠코리아에서 운용사 변경으로 이름을 바꾼 펀드입니다.

다올VIP스타셀렉션도 KTB 시절에 이름을 날리다가 다올로 옷을 갈아입은 펀드입니다.

이름이 변했고 투자자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졌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좋은 성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DB바이오헬스케어펀드는 1세대 바이오 섹터펀드로 노익장을 과시하는 중입니다.

바이오헬스케어는 일시적 테마가 아니라 장기 성장하는 분야임에도 1년에 몇 종목씩 상장폐지 종목이 나오는 고난이도 섹터이지만 전문가에게 운용을 맡긴 결과는 좋았습니다.

 

전문가 자산배분·종목선정, 장기투자에서 빛 발해

 

이밖에도 한국밸류10년투자, 삼성중소형FOCUS,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 신영마라톤 등 금융투자업계에선 스테디셀러로 불리우는 펀드들이 여전히 좋은 성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성과를 장기간 쌓아가고 있는 펀드들이 바로 옆에 있지만, 이 펀드들의 이름은 투자자들의 기억 속에서 흐릿해진 지 오래입니다.

50개 장수펀드 중에서 설정액이 1조원을 넘는 펀드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현실을 보여줍니다.

신영밸류고배당이 그나마 9100억원대로 1조원에 가까이 있을 뿐 나머지는 모두 5000억원 미만에 불과하며 1000억원이 넘는 펀드도 채 30개가 되지 않습니다.

조 단위 펀드가 넘치던 펀드 붐 시절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운용업계에서는 이같은 현실에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시장이 크게 흔들릴 때 개별종목을 직접 매매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간접 투자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펀드의 장기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종목 선정보다 관리가 중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대표 장수펀드 중 하나인 KCGI코리아1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김홍석 KCGI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장수펀드의 성과가 좋은 것은 훈련된 펀드매니저가 장기투자 관점에서 자산배분과 종목 선정, 매매에서 원칙을 잘 지켜왔기 때문”이라며 “장기투자를 할 경우엔 액티브펀드가 상장지수펀드(ETF)나 패시브 펀드보다 유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newstomato.com | 김창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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