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어느새 연말을 맞았습니다.
겨울을 맞이하는 11월에는 몇 가지 주요 행사가 있는데요. 대규모 할인 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도 아니고, 연말을 맞아 곳곳에서 열리는 콘서트도 아닙니다.
바로 한 해 동안 두고두고 먹을 김치를 담그는 김장입니다.
필자는 지난 주말 시골집에서 '김장 행사'를 치렀습니다.
5가구 이상 나눠 먹기 충분한 양의 김치를 버무렸습니다.
1년 동안 수확한 다양한 농산물을 가지고 적당한 때에 맞춰 진행하는 김장은 한국인에게 하나의 의식과도 같은 행사죠.
김장은 이틀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첫째 날, 오전부터 배추를 소금에 절여 숨을 죽이고 저녁엔 소금기를 빼기 위해 차가운 물에 몇 번이나 배추를 흔들어 씻었습니다.
밤새 물기를 뺀 배추는 다음 날 아침 빨간 옷 입기에 돌입합니다.
갖가지 재료를 섞은 양념을 만들어 배추 한 포기, 한 겹마다 시뻘건 양념을 골고루 바릅니다.
김장은 참 손이 많이 가는 일입니다.
마늘과 고춧가루 빻기, 무 썰기 등 김장을 위한 밑 작업까지 고려하면 기나긴 작업입니다.
시간과 정성이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 김장입니다.
소금에 절인 배추를 씻고 있는 모습. (사진=김성은 기자)
너무 번거로워서 그런 걸까요? 김장을 하는 사람들은 점점 줄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트에 가면 사시사철 포장김치가 종류별로 진열돼 있고, 시장에서도 묵은지와 겉절이를 모두 파니 굳이 김장을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비용도 김장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올해만 해도 가을배추 출하 전 공급 부족으로 배추 1포기 가격이 1만원을 웃돌며 '금(金)추'로 불렸죠. 11월 김장 시기 본격화를 앞두고 우려가 컸지만 다행히 현재 배추 가격은 제자리를 찾은 모습입니다.
1~2인 가구 증가와 먹거리가 늘어난 사회 변화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과거에는 겨우내 저장해 둔 김치를 활용해 집밥을 만들어 먹었지만, 요즘에는 손가락 움직임 몇 번에 배달 요리로 식사를 때울 수 있고, 가족 단위가 줄어들다 보니 이전처럼 많은 양의 김치를 저장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가 발표한 '김치 산업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김치 조달 방법 가운데 포장김치를 구입하는 가구 비중은 2017년 10.5%에서 2022년 30.6%로 증가했습니다.
김장 수요는 줄고 김치를 사 먹는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1년 동안 먹을 김치를 장만하는 행위는 공통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김장 시기가 왔습니다.
커다란 대야와 장갑 등 마트 한가운데 가득 진열된 김장 도구들이 11월을 알리고 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newstomato.com | 김성은 기자
겨울을 맞이하는 11월에는 몇 가지 주요 행사가 있는데요. 대규모 할인 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도 아니고, 연말을 맞아 곳곳에서 열리는 콘서트도 아닙니다.
바로 한 해 동안 두고두고 먹을 김치를 담그는 김장입니다.
필자는 지난 주말 시골집에서 '김장 행사'를 치렀습니다.
5가구 이상 나눠 먹기 충분한 양의 김치를 버무렸습니다.
1년 동안 수확한 다양한 농산물을 가지고 적당한 때에 맞춰 진행하는 김장은 한국인에게 하나의 의식과도 같은 행사죠.
김장은 이틀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첫째 날, 오전부터 배추를 소금에 절여 숨을 죽이고 저녁엔 소금기를 빼기 위해 차가운 물에 몇 번이나 배추를 흔들어 씻었습니다.
밤새 물기를 뺀 배추는 다음 날 아침 빨간 옷 입기에 돌입합니다.
갖가지 재료를 섞은 양념을 만들어 배추 한 포기, 한 겹마다 시뻘건 양념을 골고루 바릅니다.
김장은 참 손이 많이 가는 일입니다.
마늘과 고춧가루 빻기, 무 썰기 등 김장을 위한 밑 작업까지 고려하면 기나긴 작업입니다.
시간과 정성이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 김장입니다.
소금에 절인 배추를 씻고 있는 모습. (사진=김성은 기자)
너무 번거로워서 그런 걸까요? 김장을 하는 사람들은 점점 줄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트에 가면 사시사철 포장김치가 종류별로 진열돼 있고, 시장에서도 묵은지와 겉절이를 모두 파니 굳이 김장을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비용도 김장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올해만 해도 가을배추 출하 전 공급 부족으로 배추 1포기 가격이 1만원을 웃돌며 '금(金)추'로 불렸죠. 11월 김장 시기 본격화를 앞두고 우려가 컸지만 다행히 현재 배추 가격은 제자리를 찾은 모습입니다.
1~2인 가구 증가와 먹거리가 늘어난 사회 변화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과거에는 겨우내 저장해 둔 김치를 활용해 집밥을 만들어 먹었지만, 요즘에는 손가락 움직임 몇 번에 배달 요리로 식사를 때울 수 있고, 가족 단위가 줄어들다 보니 이전처럼 많은 양의 김치를 저장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가 발표한 '김치 산업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김치 조달 방법 가운데 포장김치를 구입하는 가구 비중은 2017년 10.5%에서 2022년 30.6%로 증가했습니다.
김장 수요는 줄고 김치를 사 먹는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1년 동안 먹을 김치를 장만하는 행위는 공통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김장 시기가 왔습니다.
커다란 대야와 장갑 등 마트 한가운데 가득 진열된 김장 도구들이 11월을 알리고 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