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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영풍(000670)이 고려아연과의 분쟁 이후 제련 사업 기반이 약해지면서 전자 사업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풍은 아연 제련과 인쇄회로기판(PCB) 제조 등 전자 사업을 양대 축으로 두고 있는데, 올해 고려아연과 분쟁이 심화하며 판매 경로 축소 등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대규모 환경 개선 투자도 제련 수익성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에 반해 전자 사업은 반도체 등 관련 전방 산업의 성장 동력 확보에 실적이 개선 중이다.
영풍의 제련 사업 수익성이 환경 투자가 지속되는 기간 동안 성장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영풍의 전자 사업이 제련 사업의 부진을 메울 것으로 보인다.
영풍 본사 전경(사진=영풍)
제련 사업, 분쟁으로 인한 매출 감소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5599억원, 영업손실은 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매출(8445억원)은 33.7% 감소했고, 영업손실(585억원)은 큰 폭으로 개선됐다.
영풍그룹의 지배회사인 영풍은 아연 제련 사업만 담당하기 때문에 별도 기준 실적을 통해 아연 사업의 성과를 가늠할 수 있다.
매출 및 수익성 감소와 함께 실질적 성장을 가늠할 수 있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국제 아연 가격이 상승하면서 원자재 구매 비용이 늘어났지만, 고려아연과의 분쟁 이후 서린상사를 통한 아연 판매 중단 등 판매 경로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영풍의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2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91억원)에서 마이너스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 원자재 구매 등 운전자본 지출(391억원)의 영향이 컸는데, 국제 아연 가격은 올해 상반기 1톤당 2641달러로 지난해 하반기(2463달러)에서 7.2% 상승한 것이 원인으로 파악된다.
또한 올해 상반기 영풍은 고려아연과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고려아연의 자회사인 케이지트레이딩(사명 변경 전 서린상사)를 통한 판매 경로를 잃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두 회사 간 갈등으로 영풍은 케이지트레이딩을 통한 판매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2022년 영풍이 케이지트레이딩을 통해 판매한 아연은 총 113억원이었지만, 지난해는 97억원으로 거래액이 10% 이상 감소했다.
현재 영풍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환경 투자도 부담이다.
영풍은 석포제련소 인근의 환경 정화 등을 위해 지난 2019년 8000억원의 환경 개선 투자 계획을 수립해 2020년부터 투자를 집행 중이다.
금속업계에 따르면 영풍의 투자는 2026년쯤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영풍의 제련 사업은 판매 경로의 축소와 투자 부담 등으로 수익성이 살아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영풍 내 제련 사업의 비중도 매년 줄어들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37.5%로, 지난해 상반기(46%)에서 8.5%포인트 감소하는 등 그룹 내 매출 비중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인공지능 및 IT 기기 수요에 전자 사업 회복 중
영풍의 제련 사업은 여러 악재에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등 어려운 상황이지만 전자 사업은 매출이 늘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큰 폭으로 개선되는 등 회복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
영풍의 전자 사업은 반도체 및 모바일 기기, 자동차 전장 등에 들어가는 인쇄회로기판(PCB) 등을 생산하는데, 전방 산업으로부터의 PCB 수요 등이 회복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부진했던 반도체 업황이 올해 인공지능 투자 붐에 힘입어 개선되고 있어 영풍의 전자 사업의 실적도 동반 개선되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영품의 전자 자회사인 코리아써키트의 매출액은 7303억원, 영업손실은 13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매출은 9.1%, 영업손실(221억원)은 84억원 줄었다.
다만, 하반기 IT업계의 신작 모바일 기기 등 수요를 바탕으로 하반기는 흑자가 발생하며 지난해보다 영업손실 폭이 크게 줄고 내년부터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대신증권은 올해 코리아써키트의 매출액을 1조4810억원, 영업손실 62억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어 내년에는 매출 1조580억원, 영업이익 666억원이 예상된다.
코리아써키트가 삼성전자와 애플에 각각 스마트폰 및 태블릿PC에 부품을 공급한 까닭에 흑자 전환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영풍의 전자 사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전자 사업이 현금흐름 측면에서 영풍에 기여하는 정도도 커지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자 사업이 포함된 영풍의 연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12억원으로 제련 사업에서 발생한 마이너스 영업현금흐름을 상쇄했다.
신공장 가동 이후 감가상각비 증가에 따른 영업활동현금흐름 개선 효과 때문에 전자 사업 부문의 현금흐름도 크게 개선됐다.
한편 관련 업계에서는 영풍이 향후 전자 사업에 집중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오너 일가가 제련 사업 대신 전자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영풍의 오너일가인 장세준 영풍 부회장은 코리아써키트의 대표이사 및 이사회 사내이사를 맡고 있지만, 제련 사업 부문은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영풍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제련과 전자 사업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까닭에 영풍이 전자 계열사에 대한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지만, 전자 사업이 올해 실적 회복에 따라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newstomato.com | 정준우 기자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영풍(000670)이 고려아연과의 분쟁 이후 제련 사업 기반이 약해지면서 전자 사업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풍은 아연 제련과 인쇄회로기판(PCB) 제조 등 전자 사업을 양대 축으로 두고 있는데, 올해 고려아연과 분쟁이 심화하며 판매 경로 축소 등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대규모 환경 개선 투자도 제련 수익성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에 반해 전자 사업은 반도체 등 관련 전방 산업의 성장 동력 확보에 실적이 개선 중이다.
영풍의 제련 사업 수익성이 환경 투자가 지속되는 기간 동안 성장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영풍의 전자 사업이 제련 사업의 부진을 메울 것으로 보인다.
영풍 본사 전경(사진=영풍)
제련 사업, 분쟁으로 인한 매출 감소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5599억원, 영업손실은 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매출(8445억원)은 33.7% 감소했고, 영업손실(585억원)은 큰 폭으로 개선됐다.
영풍그룹의 지배회사인 영풍은 아연 제련 사업만 담당하기 때문에 별도 기준 실적을 통해 아연 사업의 성과를 가늠할 수 있다.
매출 및 수익성 감소와 함께 실질적 성장을 가늠할 수 있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국제 아연 가격이 상승하면서 원자재 구매 비용이 늘어났지만, 고려아연과의 분쟁 이후 서린상사를 통한 아연 판매 중단 등 판매 경로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영풍의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2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91억원)에서 마이너스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 원자재 구매 등 운전자본 지출(391억원)의 영향이 컸는데, 국제 아연 가격은 올해 상반기 1톤당 2641달러로 지난해 하반기(2463달러)에서 7.2% 상승한 것이 원인으로 파악된다.
또한 올해 상반기 영풍은 고려아연과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고려아연의 자회사인 케이지트레이딩(사명 변경 전 서린상사)를 통한 판매 경로를 잃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두 회사 간 갈등으로 영풍은 케이지트레이딩을 통한 판매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2022년 영풍이 케이지트레이딩을 통해 판매한 아연은 총 113억원이었지만, 지난해는 97억원으로 거래액이 10% 이상 감소했다.
현재 영풍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환경 투자도 부담이다.
영풍은 석포제련소 인근의 환경 정화 등을 위해 지난 2019년 8000억원의 환경 개선 투자 계획을 수립해 2020년부터 투자를 집행 중이다.
금속업계에 따르면 영풍의 투자는 2026년쯤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영풍의 제련 사업은 판매 경로의 축소와 투자 부담 등으로 수익성이 살아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영풍 내 제련 사업의 비중도 매년 줄어들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37.5%로, 지난해 상반기(46%)에서 8.5%포인트 감소하는 등 그룹 내 매출 비중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인공지능 및 IT 기기 수요에 전자 사업 회복 중
영풍의 제련 사업은 여러 악재에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등 어려운 상황이지만 전자 사업은 매출이 늘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큰 폭으로 개선되는 등 회복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
영풍의 전자 사업은 반도체 및 모바일 기기, 자동차 전장 등에 들어가는 인쇄회로기판(PCB) 등을 생산하는데, 전방 산업으로부터의 PCB 수요 등이 회복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부진했던 반도체 업황이 올해 인공지능 투자 붐에 힘입어 개선되고 있어 영풍의 전자 사업의 실적도 동반 개선되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영품의 전자 자회사인 코리아써키트의 매출액은 7303억원, 영업손실은 13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매출은 9.1%, 영업손실(221억원)은 84억원 줄었다.
다만, 하반기 IT업계의 신작 모바일 기기 등 수요를 바탕으로 하반기는 흑자가 발생하며 지난해보다 영업손실 폭이 크게 줄고 내년부터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대신증권은 올해 코리아써키트의 매출액을 1조4810억원, 영업손실 62억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어 내년에는 매출 1조580억원, 영업이익 666억원이 예상된다.
코리아써키트가 삼성전자와 애플에 각각 스마트폰 및 태블릿PC에 부품을 공급한 까닭에 흑자 전환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영풍의 전자 사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전자 사업이 현금흐름 측면에서 영풍에 기여하는 정도도 커지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자 사업이 포함된 영풍의 연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12억원으로 제련 사업에서 발생한 마이너스 영업현금흐름을 상쇄했다.
신공장 가동 이후 감가상각비 증가에 따른 영업활동현금흐름 개선 효과 때문에 전자 사업 부문의 현금흐름도 크게 개선됐다.
한편 관련 업계에서는 영풍이 향후 전자 사업에 집중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오너 일가가 제련 사업 대신 전자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영풍의 오너일가인 장세준 영풍 부회장은 코리아써키트의 대표이사 및 이사회 사내이사를 맡고 있지만, 제련 사업 부문은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영풍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제련과 전자 사업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까닭에 영풍이 전자 계열사에 대한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지만, 전자 사업이 올해 실적 회복에 따라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