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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정치 구원은 없다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안녕'하신가요? 전 안녕하지 못합니다.

내일도 권성동 원내대표의 얼굴을 봐야 해서요. '내란 공범'으로 고발당한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그리울 지경입니다.

낯짝이 비교적 얇았거든요.

 

김광규 시인의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라는 시에는 "부끄럽지 않은가, 부끄럽지 않은가"란 구절이 나옵니다.

부끄러움을 몰라야 성공하는 시대입니다.

 

 

윤석열 씨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4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무 탈 없이 편안하기가 어려운 시절입니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네요. 윤석열을 지키자고, 이재명을 지키자고 몰려다닙니다.

그들의 매력이 뭐길래, 그렇게 따를 수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신도 믿지 않는 저로선, 사람을 믿는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새로운 정치가 한국을 구원할 거라고 믿나 봐요. 제 눈엔 하나의 종교처럼 보입니다.

  

물론 이재명을 윤석열에 비할 건 아닙니다.

그런데 '극단정치 양 수장'이란 점에선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껴요. 그래서 '윤석열 이후'가 두렵습니다.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고 나면, 달라질까요? 정치 지도자로서, 돌파력 이외에 어떤 자질이 있는지 아직 저는 본 적 없습니다.

대화, 타협, 설득, 공감 능력 같은 교과서적인 얘기입니다.

 

 

그 고리타분한 덕목이 윤석열에게도 없었습니다.

무엇이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을, 2022년 윤석열 대통령을 탄생시켰는지 되묻게 됩니다.

도탄에 빠진 민생을 구원하기 위해 나타났다고 믿게 만든 일종의 '메시아 정치' 아니었을까요?

 

결국 윤석열을 멈춰 세운 건 시민이었습니다.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가 성숙해 가는 과정에서 치러야 될 진통이라고 봐요. 너무 비관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너무 큰 희망을 좇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사표가 되더라도, 진영 정치를 넘어서는 비전을 제시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기꺼이 지지하겠습니다.

그럴 가능성은 극히 작지만요. 그래서 무효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구원'은 없습니다.

슬픈 일이죠. 고통과 권태의 '진자 운동' 속에서, 정신과 약을 삼키며 홀로 서 있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newstomato.com |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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