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부동산 시장에서도 불안한 기운이 감지됩니다.
거래가 줄고 시세는 조정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입지 좋은 곳에서 나오는 분양은 어김 없이 흥행에 성공하는 것을 보면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분양했던 e편한세상 당산리버파크 역시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증명했습니다.
작고 비싸도 입지 좋으면 흥행
영등포우체국 바로 뒤편에 e편한세상 당산리버파크 공사현장이 있다.
우체국 앞 국회대로를 따라 여의도와 목동을 오갈 수 있으며 모두 가까운 거리에 있다.
(사진=김창경 기자)
유원제일1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당산리버파크 공사 현장. 좋은 입지에 있는 단지이다 보니 분양도 흥행했다.
(사진=김창경 기자)
e편한세상 당산리버파크는 유원제일1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단지로 지하3층, 지상 25층 건물 8개 동이 들어섭니다.
유원제일1차가 무려 40년이나 된 구축이라서 재건축을 추진한 지 오래지만 이제야 분양에 나서게 된 것입니다.
지하철 2호선과 5호선 환승역인 영등포구청역이 가깝고 2·9호선 당산역도 이용 가능합니다.
또 근처에 코스트코와 홈플러스가 있어 편리하고, 다리만 건너면 여의도, 반대쪽 다릴 건너면 목동이라서 학원 라이딩하기에도 적당합니다.
다만 유원제일1차가 360세대 5개 동의 작은 단지였다 보니 재건축을 해도 세대수는 많지 않습니다.
전용면적 44~84㎡형으로 구성된 550세대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또 이번 분양엔 전용 51㎡, 59㎡형 중소형만 111세대가 나왔습니다.
게다가 111세대 중 특별공급 물량을 뺀 일반분양은 57세대에 불과했습니다.
입지 좋은 곳에서 오랜만에 나온 신축인데 공급 물량마저 적으니 경쟁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재건축 조합도 이런 상황을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59㎡형의 분양가가 14억원대, 최고 14억4230만원입니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비 1900만원을 포함하면 14억6000만원에 달해 매력적인 분양가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비싸다는 말이 나오지 않은 것은 근처에 5년차 준신축 시세가 이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2020년에 입주한 당산센트럴아이파크의 전용 59㎡ 실거래가가 14억5000만원, 15억원 거래도 있습니다.
이곳은 802세대 단지로 영등포구청역보다 당산역 쪽에 조금 더 가까워 당산센트럴아이파크의 선호도가 더 높을 순 있지만 아무래도 신축인 당산리버파크의 시세가 더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당산센트럴아이파크의 현재 호가는 전용 84㎡가 18억원대, 59㎡는 16억원 안팎입니다.
당산리버파크 옆 당산현대3차 아파트의 모습. 고층인 당산리버파크가 완공될 경우 전면 동들의 조망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사진=김창경 기자)
당산현대3차 아파트는 이미 재건축 추진위에서 사업설명회를 진행했다.
(사진=김창경 기자)
당산동 재건축 후보 많아
주목받던 재건축 단지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당산리버파크의 조합원 매물을 찾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특히 이번 분양에는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전용 84형이 나오지 않아 조합원 매물이 아니고선 84형을 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조금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세대수가 많지 않은 데다 이제 막 분양을 끝내서인지 중개업소에 나온 매물이 한두 건에 지나지 않습니다.
84형 기준 호가가 13억원대 중반인데요. 추가 분담금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입주 예정일이 2028년 3월이라 3년 넘게 남아 있어 금융비용도 반영해 비교해야 하고, 추가분담금과 조합원들이 받은 대출 여부도 각각 따져봐야 합니다.
지금 호가만으론 전체 매입 대금이 얼마나 들어갈지 추산하기가 쉽지 않고 당연히 적정 시세를 논하기도 어렵습니다.
투자 목적이라면 오히려 주변 재건축 후보를 물색해 보는 쪽이 낫습니다.
구축들이 모여있는 곳이어서 주변엔 재건축 후보들이 있습니다.
유원제일2차 아파트도 재건축을 추진 중이고 당산리버파크 바로 옆에 있는 당산현대3차도 일단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태로 재건축 추진위가 활동 중입니다.
당산현대3차는 1988년생, 36년 된 509세대 단지로 80㎡(59㎡) 85㎡(73㎡) 100㎡(84㎡)형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문제는 용적률이 248%로 높아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점인데요. 그 단점을 시세가 채워줍니다.
전용 84㎡ 호가가 12억원 초반입니다.
지난 11월에 12억5000만원 실거래 기록이 있는데 호가는 크게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곳 중개업소에선 “분담금 5억원을 내도 좋은 가격”이라고 설명합니다.
용적률이 199%인 유원제일2차는 이보다 2억원 정도 비쌉니다.
올해 실거래가는 14억원을 넘지 않는데 호가는 15억원을 넘어선 상태입니다.
용적률이나 전용 84 이상으로만 구성된 대형 평형 단지란 조건이 당산현대3차보다는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산현대3차 길 건너편에도 현대3차, 현대2차 아파트가 나란히 서 있는데요. 이곳은 앙평동입니다.
아파트 이름도 양평현대입니다.
양평현대2차에서 오는 21일, 22일, 23일 연속으로 신탁사 주관 방식의 재건축 설명회를 예고했는데요. 아무래도 재건축 조건이 당선현대3차보다는 열악해 같은 평형의 시세가 조금 더 낮게 형성돼 있습니다.
현대아파트 단지들이 도로를 사이에 두고 서 있다.
사진 왼쪽이 양평동, 오른쪽은 당산동이다.
양평현대도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사진=김창경 기자)
당산리버파크와 인접한 또 다른 아파트인 당산현대2차. 116세대 한 동짜리 단지로 재건축 추진 과정에 잡음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김창경 기자)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