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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카드사, 기부금 줄여 순익 늘렸나?…하반기 전망은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카드사들이 비용 절감을 통해 올 상반기 호실적을 거뒀지만,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금융당국이 카드론 관련 리스크 점검에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허리띠 졸라매 순익 늘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비용절감의 효과는 순이익 상승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여신전문금융회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KB국민·현대·삼성·롯데·신한·비씨·우리·하나 등 8개 전업 카드사들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499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조4168억원 대비 822억원(5.8%) 늘었습니다.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카드업계는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는 반응입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비용을 절감해 얻은 호실적이기 때문에 잔치 분위기는 아니"라며 "본업인 카드 수수료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된다면 더 이상 비용절감으로도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에 나서면서 기부금도 절감하는 상황입니다.

 8개 전업 카드사의 올해 2분기 기부금은 84억96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89억3200만원 대비 5.13% 줄었습니다.

우리·롯데·현대카드를 제외한 5개 카드사가 일제히 기부금을 줄였는데요. 특히 신한카드의 올해 2분기 기부금은 22억74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59억3300억원 대비 61.67% 줄어 감소폭이 컸습니다.

 

카드사는 이 밖에도 수익성이 낮은 '알짜카드'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8개 카드사가 올해 상반기 단종시킨 신용카드는 282개, 체크카드는 91개로 집계됐습니다.

신용카드는 지난해 단종 건수(405개)의 70%에 육박했고, 체크카드는 지난해 수치(53개)를 뛰어넘었습니다.

신용·체크카드의 단종 건수를 합치면 올해 상반기 수치(373개)가 지난해 전체(458개)의 80%를 웃돌았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시간 지날수록 실적 부담

 

하반기 카드사 실적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카드사는 10년 넘게 이어진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해 본업인 '결제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지난해 기준 전체의 23.2%에 불과한데요. 따라서 비용을 줄이고 카드대출 등으로 수익을 늘려왔지만, 여기에도 제동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 등 9개 신용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총 41조8309억원에 달합니다.

전달 대비 6043억원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습니다.

지난해 말 38조7613억원과 비교해 3조원 넘게 늘었습니다.

 

카드란 잔액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롯데카드입니다.

롯데카드의 8월 말 카드론 잔액은 5조3425억원으로 지난해 말 1조471억원 대비 24.3%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는 5조5865억원으로 지난해 말 8104억원 대비 16.9% 늘었습니다.

우리카드는 3조8660억원으로 지난해 말 5325억원 대비 15.9% 뛰었습니다.

3사 개의 카드론 증액 규모는 전체 증가분의 80%에 달합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카드론 잔액이 급격히 증가한 롯데·현대·우리카드 3개 사에 대해서 이달 말까지 리스크 관리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금감원은 해당 카드사들이 리스크 관리 계획을 제출하지 않거나 지키지 않을 경우 리스크 관리 소홀로 제재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올해 연말에 가맹점 수수료가 또 다시 내려갈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로 작용합니다.

3년마다 책정되는 신용카드사 가맹점수수료율은 여신전문금융업법이 개정된 2012년 이후 네 차례 연속 내려갔습니다.

여태껏 수수료를 인상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지난 2012년 1.5~2.12% 수준이었던 신용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율은 현재 0.5%~1.5%까지 떨어졌습니다.

 

금융위원회도 지난 8월 개최한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고비용 거래구조 개선을 통해 카드사의 적격비용을 낮춰 이해관계자의 비용 부담을 절감하겠다"며 수수료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카드업계 다른 관계자는 "카드사는 지불 결제 시장에서 역할이 가장 중요한데 본업에서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카드대출까지 줄이게 된다면 앞으로 실적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습니다.

 

카드업계는 본업인 가맹점 수수료로 번 돈이 전체 수익의 23%에 불과하다.

이에 카드대출 등으로 수익을 내고 있었지만 당국이 카드론 리스크 관리에 나선 가운데 하반기 실적 전망이 좋지 않다.

(사진=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newstomato.com | 이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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