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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종합 온실가스 잠정배출량 '최저' 이면에 '경기 침체'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가 배출한 온실가스의 양이 2010년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정부는 '원전 효과' 등을 내세웠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산업 생산이 줄면서 일시적으로 배출량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잠정배출량 전년비 4.4%↓…2010년 이후 최저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2023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이 6억2420만톤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0일 밝혔습니다.

지난해 6억5280만톤보다 4.4% 줄어든 수치로 2년 연속 감소세입니다.

 

지난해 발표한 2022년 배출량은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처음으로 6억톤을 넘은 지난 2010년(6억5610만 톤) 이후 최저치였습니다.

지난해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가 남아 있는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전 세계 경기가 둔화되면서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도 줄어들었는데요. 지난해 기록마저 갈아치운 겁니다.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7억2700만 톤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부터 다시 6억 톤대로 떨어진 상태인데요. 이번에 발표한 배출량은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상 연도별 목표(2023년 6억3390만톤)보다도 적은 수치입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윤석열정부가 중점 추진하고 있는 원자력 발전 및 원전 생태계 회복이 기여한 결과"라며 "산업 부문에 저탄소 공정 도입, 전 부문에서의 에너지 효율 개선, 지속적인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자평했습니다.

 

 

대구 달성군 국립대구과학관에 설치된 2024년 기후 예측 모델이 표시되고 있는 SOS(Science On a Sphere) 시스템(사진=연합뉴스)

 

전력 수요 줄면서 발전량 하락…산업 생산량도 감소 

 

부문별로 살펴보면, 전체 배출량의 30%를 차지하는 '전환' 부문에서 전년 대비 7.6%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습니다.

철강(6.2%)과 전자·통신(3%) 분야에서 전력수요 자체가 줄어 총발전량도 1%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6.6%, 원자력발전 발전량은 이전 해보다 2.5% 증가하고,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를 사용한 발전은 줄었는데요.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이러한 요인이 전환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다음으로는 '건물' 부문이 전년보다 7% 감소해 뒤를 이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평균 기온이 13.2℃에서 14℃로 상승하면서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이 42.6%나 인상되자 도시가스 사용량이 7.4% 줄어든 덕입니다.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38%를 차지한 '산업' 부문도 배출량이 전년 대비 3% 감소했는데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 중 하나인 석유화학업에서 6.8% 감소했습니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수출이 감소하면서 에틸렌(8.8%), 부타디엔(14.4%), 벤젠(6.8%) 등 생산이 감소한 여파입니다.

 

 

반도체·디스플레이업은 반도체 공정가스 저감시설 운영 확대, 디스플레이 생산 감소 등으로 53.1%나 감소했습니다.

   

 

온실가스 다배출산업인 철강업은 힌남노 침수피해 복구에 따른 철강 생산 증가로 2.4% 증가했습니다.

 

 

김영선 민주당 정책위원회 환경수석전문위원은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생산활동 위축에 따른 에너지 사용량 감소 여파가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장은 "산업 부문에서 에너지효율 개선이나 재생에너지를 높인 것이 아니라 경기 둔화 등의 이유로 가동률이 감소해 자연스럽게 배출량도 감소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향후 경기 회복에 따라 얼마든지 다시 증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전했습니다.

경기 둔화에 따른 산업 부문 배출량 감소(전기 소비)는 약 250만톤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사무부총장은 "삼척, 강릉에 있는 석탄발전소들은 송전선로가 없어서 가동을 못 한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실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계통 제약으로 인해 동해안 석탄발전소들의 배출량은 이전해 대비 290만톤 감소했습니다.

 

 

정은해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은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는 긍정적이지만 심화되고 있는 기후위기를 고려할 때 배출량을 더욱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감축 속도가 다소 더딘 부문들에 대해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요구된다"라고 밝혔습니다.

 

정은해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이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newstomato.com | 윤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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