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예산 정국에서도 '김건희 대 이재명' 구도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여야는 마음예산 건강사업·지역사랑상품권 등을 각각 '김건희 예산'과 '이재명 예산'으로 규정하고 칼질을 예고한 상태인데요. 쟁점 예산에 대한 견해차가 큰 데다, 여야 대립이 격화하고 있어 법정 기한 내 처리는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박정(가운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2025년 정부 예산안을 심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감액 심사 첫날부터 등장한 '김건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전날에 이어 19일에도 예산안조정소위원회를 열고 677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부처별 세부 심의에 들어갔습니다.
예결위 예산소위는 국회 예산심사의 '최종 관문'으로, 세부 심의를 통해 사업별 예산의 감액·증액을 결정하는데요. 여야는 예산소위에서 '서울·양평고속도로'와 '용산가족공원' 관련 예산을 놓고 공방을 벌였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김건희 예산 삭감은 감액 심사 첫날부터 등장했습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예산(62억400만원)의 경우, 민주당은 '전액 삭감'을 주장했습니다.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이 없는 구간부터 사업을 진행하고, 나머지는 의혹이 해소됐을 때 추진하는 게 옳다는 지적입니다.
여야는 국회 국토위원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229억800만원을 삭감한 '용산공원 조성·위해성 저감 사업 예산'을 놓고서도 신경전을 보였습니다.
여기에서도 어김없이 김 여사가 등장했는데요. 허영 민주당 의원은 어린이정원 조성 사업에 대규모 수의계약을 따낸 업체 대표와 김 여사 관계에 의혹을 제기하며 "야당으로서 위법성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특혜 의혹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는 점을 들어 정부안대로 예산을 편성하자고 요구했습니다.
결국 예결소위는 두 예산을 두고 충돌하다, 해당 예산 심사를 보류했습니다.
2025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증·감액 심사는 앞으로도 가시밭길입니다.
민주당은 각 정부 기관의 '김건희 예산'을 국회 상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삭감한 대로 관철하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전 국민 마음 투자 지원 사업'이 대표적입니다.
야당은 김 여사가 자살 예방에 관심이 많다는 이유로, 이 사업이 졸속 추진됐다며 삭감을 별러 왔는데요. 실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이 예산을 정부안에서 74억7500만원 삭감한 434억5500만원으로 책정했습니다.
야당이 '김건희 예산' 삭감에 몰두하다 보니, 하루 만에 입장이 뒤집히는 촌극도 벌어졌습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개식용 종식 사업은 동물인지적 감수성이 없는 정책"이라며 비판했는데요. 그러나 다음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예결소위에서 여야 합의로 정부 예산안(544억1300만원)보다 397억원을 증액해 의결했습니다.
국회 예결위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 심사자료에서도, 이 사업과 관련해 민주당 의원은 6건(총 1147억9300만원)의 증액 의견을 낸 걸로 나타났습니다.
여당이 원안유지와 1건(22억7800만원)의 증액 의견을 제시한 것보다 훨씬 많은 수치입니다.
'이재명 예산' 삭감 벼르는 국민의힘
국민의힘은 '이재명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건전재정' 기조를 지키기 위해서는 지출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 대표가 중시하는 지역사랑상품권·고교무상교육 예산을 증액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 강대강 대치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앞선 2023년·2024년도 예산안 편성 당시에도, 민주당이 반발하면서 예산 일부를 국회가 되돌리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국민의힘은 또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문제 삼고 있습니다.
야당이 단독으로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검찰·감사원 특활비 등을 전액 삭감한 걸 '보복성 삭감'으로 규정하고 정부안대로 되돌려 놓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시한에 얽매이지 않고, 불필요한 예산을 과감히 감액해 국회의 예산 심사권을 확고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윤 원내대변인은 이어 "아직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지만, 준예산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부 회계연도 개시일인 내년 1월1일 전까지, 예산안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newstomato.com | 유지웅 기자
여야는 마음예산 건강사업·지역사랑상품권 등을 각각 '김건희 예산'과 '이재명 예산'으로 규정하고 칼질을 예고한 상태인데요. 쟁점 예산에 대한 견해차가 큰 데다, 여야 대립이 격화하고 있어 법정 기한 내 처리는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박정(가운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2025년 정부 예산안을 심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감액 심사 첫날부터 등장한 '김건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전날에 이어 19일에도 예산안조정소위원회를 열고 677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부처별 세부 심의에 들어갔습니다.
예결위 예산소위는 국회 예산심사의 '최종 관문'으로, 세부 심의를 통해 사업별 예산의 감액·증액을 결정하는데요. 여야는 예산소위에서 '서울·양평고속도로'와 '용산가족공원' 관련 예산을 놓고 공방을 벌였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김건희 예산 삭감은 감액 심사 첫날부터 등장했습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예산(62억400만원)의 경우, 민주당은 '전액 삭감'을 주장했습니다.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이 없는 구간부터 사업을 진행하고, 나머지는 의혹이 해소됐을 때 추진하는 게 옳다는 지적입니다.
여야는 국회 국토위원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229억800만원을 삭감한 '용산공원 조성·위해성 저감 사업 예산'을 놓고서도 신경전을 보였습니다.
여기에서도 어김없이 김 여사가 등장했는데요. 허영 민주당 의원은 어린이정원 조성 사업에 대규모 수의계약을 따낸 업체 대표와 김 여사 관계에 의혹을 제기하며 "야당으로서 위법성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특혜 의혹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는 점을 들어 정부안대로 예산을 편성하자고 요구했습니다.
결국 예결소위는 두 예산을 두고 충돌하다, 해당 예산 심사를 보류했습니다.
2025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증·감액 심사는 앞으로도 가시밭길입니다.
민주당은 각 정부 기관의 '김건희 예산'을 국회 상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삭감한 대로 관철하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전 국민 마음 투자 지원 사업'이 대표적입니다.
야당은 김 여사가 자살 예방에 관심이 많다는 이유로, 이 사업이 졸속 추진됐다며 삭감을 별러 왔는데요. 실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이 예산을 정부안에서 74억7500만원 삭감한 434억5500만원으로 책정했습니다.
야당이 '김건희 예산' 삭감에 몰두하다 보니, 하루 만에 입장이 뒤집히는 촌극도 벌어졌습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개식용 종식 사업은 동물인지적 감수성이 없는 정책"이라며 비판했는데요. 그러나 다음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예결소위에서 여야 합의로 정부 예산안(544억1300만원)보다 397억원을 증액해 의결했습니다.
국회 예결위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 심사자료에서도, 이 사업과 관련해 민주당 의원은 6건(총 1147억9300만원)의 증액 의견을 낸 걸로 나타났습니다.
여당이 원안유지와 1건(22억7800만원)의 증액 의견을 제시한 것보다 훨씬 많은 수치입니다.
'이재명 예산' 삭감 벼르는 국민의힘
국민의힘은 '이재명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건전재정' 기조를 지키기 위해서는 지출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 대표가 중시하는 지역사랑상품권·고교무상교육 예산을 증액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 강대강 대치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앞선 2023년·2024년도 예산안 편성 당시에도, 민주당이 반발하면서 예산 일부를 국회가 되돌리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국민의힘은 또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문제 삼고 있습니다.
야당이 단독으로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검찰·감사원 특활비 등을 전액 삭감한 걸 '보복성 삭감'으로 규정하고 정부안대로 되돌려 놓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시한에 얽매이지 않고, 불필요한 예산을 과감히 감액해 국회의 예산 심사권을 확고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윤 원내대변인은 이어 "아직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지만, 준예산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부 회계연도 개시일인 내년 1월1일 전까지, 예산안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