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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정치 (현장+)"1점 주기도 아깝다…민생고에 희망조차 없어"


[뉴스토마토 김진양·차철우 기자, 김미래·김유정·김태은 인턴기자] 임기 5년의 겨우 절반을 달려온 윤석열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박절했습니다.

합격점을 주기는커녕 1점도 아깝다는 혹평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국민들은 대체로 윤석열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이 정쟁으로 번지면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도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봤습니다.

 

문제는 상당수의 국민들이 남은 절반의 임기에 큰 기대를 걸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중들은 외교라도 잘 챙겨서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기민하게 대응하기를 희망했는데요. 이는 역설적으로 국민들이 느끼기에 지난 2년 반 동안 우리나라의 국격이 많이 떨어졌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합니다.

 

 

"지지율이 곧 점수…불통이 문제"

 

지난 7일 <뉴스토마토>가 서울 주요 지역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을 인터뷰한 결과,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는 낙제점을 면치 못했습니다.

종로구 낙원상가 인근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정 모씨(60대·남성)는 "현 정부는 소통이 너무 되지 않는다"며 "점수로 환산하자면 100점 만점에 10점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통령이 국민과 야당과 소통은커녕 여당인 국민의힘과도 소통도 협의도 못 하고 있다"고 꼬집었는데요. 정씨는 "부부 간에도 서로 대화를 많이 하면 (싸우더라도) 화해를 할 수 있는데, 지금 정부의 모습은 굉장히 못마땅하다"고 일침했습니다.

 

 

종로 학원가에서 만난 20대 남성 석 모씨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점수라 생각한다"며 100점 만점에 19점을 줬는데요. 석 씨는 "사람들의 평가했을 때 (지지율이) 19%라면 그 사람이 여태껏 해왔다는 것이 그 정도의 점수밖에 못 받는 것 아닌가"라고 부연했습니다.

 

 

앞서 <한국갤럽>이 지난 1일 공표한 여론조사 결과(10월29~31일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19%로 취임 후 처음으로 20%를 밑돌았습니다.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8일 공표된 결과(5~7일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에서 17%로 추가 하락했습니다.

 

 

"1점도 아깝다"며 점수를 부여하지 않은 사람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서울역 인근에서 만난 50대 여성은 "나랏일은 하지도 않고 해외로만 돌아다니고 있다"며 이같이 평가했는데요.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만난 70대 남성 이 모씨도 "윤석열정부의 중간평가는 F학점"이라고 잘라 말했고, 20대 남성 한 모씨는 "가산점 없는 0점"이라고 혹평했습니다.

 

 

그나마 합격점을 준 사람도 과락(60점)을 겨우 넘기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62점을 매긴 20대 여성 신 모씨는 "그래도 나라가 굴러는 가니까"라고 비교적 높은 점수를 준 이유를 설명했고, 20대 남성 김 모씨는 "정책을 매끄럽게 추진하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낙제지만 방향성은 틀리지 않다 본다"며 "합격선에서 5점 더 줬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7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집 단속도 못 하는데 나라 운영 어떻게"

 

윤석열정부에 대한 박한 평가는 대체로 김건희 여사 문제에 기인했습니다.

60대 남성 정씨는 "옛 속담에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는 말이 있다"며 "집안 단속도 못 하는데 어떻게 나라를 운영하겠느냐"고 직격했습니다.

그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 안 난다.

그런 문제들이 괜히 생기는 것이 아니다"라고 김 여사와 관련한 의혹들이 어느 정도 근거가 있을 것으로 추측했는데요. 

 

탑골공원에서 만난 이 씨도 "기자회견을 보니 죄다 마누라에 대한 변명뿐"이라며 "방송에 나와서 인터뷰를 하든 뭘 하든 거짓말만 한다.

지지율이 19%나 나오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김 여사 문제뿐 아니라 정책적인 면에서도 부족한 점이 많다는 이야기도 다수 나왔습니다.

20대 석 씨는 "대통령실을 굳이 (용산으로) 옮길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내 돈이 아닐수록 소중하게 써야 하는데 국고 낭비인 것 같다"고 꼬집었습니다.

의정 갈등과 자영업자 몰락 등에 대한 쓴소리도 적지 않았습니다.

 

 

반면 일부 정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20대 중반의 남성 이 모씨는 "군인 처우를 개선한다고 월급을 많이 올린 점, 만 나이로 바꿔서 다른 나라와 기준을 같게 한 점은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20대 남성 김 씨는 "체코 원전 수주 등 해외 방산 분야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는 것은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크게 바뀌지 않을 것…대미 관계 잘해야"

 

이 때문에 다수의 국민들은 윤 대통령의 후반기 임기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걸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좀 더 믿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과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이 나뉘었는데요. 

 

탑골공원에서 만난 80대 남성 홍 모씨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다 똑같다"며 "이미 뽑아놨으면 임기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반장 뽑았으면 믿어야지 잘 되고 안 되고는 자기 운이다"라고 읊조렸고, 20대 남성 한 모씨도 "정치인들이 말로는 국민들을 위한다지만 내용을 보면 결국 자신들의 진흙탕 싸움"이라며 탄핵은 과도하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반대로 자영업을 하는 40대 여성 강 모씨는 "제가 뽑아놓고도 이렇게 마음에 안 드는 경우는 처음"이라며 "윤 대통령을 뽑은 내 손가락을 잘라버리고 싶을 정도다.

후회된다"고 성토했습니다.

그러면서 강 씨는 "남은 임기도 안 바뀔 것 같고 믿음이 안 간다"며 "그냥 (자리에서) 내려왔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70대 남성 이 씨도 "하야든 탄핵이든 둘 중 하나는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간호사인 50대 여성 김 모씨 역시 "총선 때에도 더 잘하겠다고 했지만 또 달라진 것이 없지 않냐"고 앞으로의 상황을 비관했습니다.

 

 

윤석열정부가 향후 2년 반 동안 집중적으로 챙겨야 할 부분으로는 외교·안보를 지목하는 목소리가 많았는데요. 지난 전반기 임기의 외교 성과가 저조했다는 평가로도 읽혔습니다.

미국의 트럼프정부 2기 출범, 우크라이나 전쟁 위협 고조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위기감도 함께 묻어났습니다.

 

 

서울역에서 만난 30대 중반의 남성은 "미국 대통령도 새로 부임하다 보니 관계 개선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종로구에서 만난 50대 여성 김 씨는 "트럼프가 워낙 강해 질질 끌려다닐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며 "외교를 잘해야 하는 데 진짜 3차 대전 일어날까 봐서 걱정이다"라며 불안함을 호소했습니다.

그는 "주권을 갖고 딱 할 말을 해야 된다"고도 지적했습니다.

 

 

20대 남성 한씨는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단언했는데요. 그는 "트럼프정부에서는 우리 주한미군 예산도 올라갈 것이고, (트럼프가) 사업가에 가까워 병력을 반으로 줄일 수도 있다"며 "우리의 이익을 위해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역 인근에서 만난 50대 여성은 "우리나라는 되게 안전하고 살기 좋은 곳인데 대외적으로 자꾸 왜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지 모르겠다"며 "윤 대통령 스스로 북한과 대립구도를 만드는 것을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사람들의 피부에 와닿는 민생 정책을 더 챙겼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었습니다.

20대 남성 석씨는 "탁상행정보다는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출산율을 높인다고 단순히 결혼을 부추기기보다는 더 나은 환경에서 아이를 기를 수 있는 정책을 만들면 자연히 결혼과 출산도 많이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습니다.

  

 

김진양·차철우 기자, 김미래·김유정·김태은 인턴기자 jinyangkim@etomato.com

newstomato.com | 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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