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국내 대표 플랫폼인 네이버(NAVER(035420))가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연이은 외형 성장을 일궈내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미래 전략을 두고 온도 차가 감지됩니다.
신수종사업으로 낙점한 AI(인공지능)와 관련 아직 유의미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데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여전하기 때문인데요. 네이버는 전 서비스에 AI를 녹여내는 ‘온 서비스 AI’ 전략을 통해 활로를 뚫어내겠다는 목표입니다.
지난 11일 진행된 네이버 개발자 컨퍼런스 '단 24'에서 최수연 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19일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11일 진행한 자체 개발자 컨퍼런스 ‘단 24(DAN 24)’에서 AI를 바탕으로 한 미래 성장 전략인 ‘온 서비스 AI’를 제시했습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앞으로 네이버는 ‘온 서비스 AI’로 온·오프라인의 일상을 혁신하고 비즈니스의 성과를 극대화하며 일상의 다양한 경험을 심리스하게 연결해 초개인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검색, 지도, 쇼핑 등 자사의 핵심 서비스에 AI 원천 기술을 밀착해 선보이겠다는 목표입니다.
구체적으로 네이버는 현재의 통합검색 기술에 AI와 개인화 추천 기술이 결합된 형태인 생성형 AI 검색과, 통합검색에서 제공될 ‘AI 브리핑’을 내년 상반기 중 출시한다는 방침인데요. AI 브리핑은 LLM(거대 언어 모델)을 사용해 검색 결과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기능입니다.
지도 역시 공간 지능 기술을 집약한 ‘거리뷰 3D’ 서비스로 진화하는데요. 기존의 길 안내 기능에서 나아가 최적화된 공간 정보를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쇼핑에도 AI를 통한 개인화가 더해지는데요. 네이버는 이 두 기술을 결합한 AI 쇼핑 앱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를 내년 상반기 중 출시하고, 쇼핑 네비게이터 ‘AI 쇼핑추천’ 기능도 내년 중 베타 서비스로 선보인다는 계획입니다.
지난 8일 3분기 실적과 11일 단24 등 네이버의 연이은 굵직한 발표 이후 시장 반응은 일단 긍정적인 편인데요.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네이버가 제시한 비전들이 목표한 대로 실제 서비스에 잘 구현된다면 지난 1~2년 동안 주가를 짓눌렀던 매출액 성장에 대한 갈증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네이버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AI 전략은 여전한 의문…기술 격차 우려
다만, 미래 사업으로 점 찍은 AI와 관련한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데요. 이는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으로 연결됩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 “과거와 달리 효율화에 집중해 사업 확장 및 글로벌 진출 스토리를 기대하기 어렵고, 글로벌 빅테크와의 자본 차이로 인한 AI 기술력 격차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습니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진단을 내리고 있는데요. AI 전문가인 강정수 ‘블루닷AI’ 연구센터장은 “네이버가 검색 내에 AI 브리핑을 넣는다든지 이런 식으로 기존 서비스를 강화하는 쪽으로 나간 건 전략을 잘 잡은 것 같다”라며 “서비스의 품질을 AI에 기반해서 개선하는 것이 지금 제일 중요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강 센터장은 “네이버의 자체 개발 LLM인 하이퍼클로바X가 얼마나 고품질의 결과를 전달해 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글로벌 빅테크 등 외부 모델도 도입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전했습니다.
현재 글로벌 빅테크와 네이버와의 AI 기술 투자 규모는 큰 차이가 있는데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시티그룹은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 4곳(MS·메타·아마존·알파벳)의 올해 AI 설비 투자액이 28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반면 올해 10조원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 네이버는 연 매출의 약 7% 수준의 자본 지출(AI 설비 투자 포함)과 매출액의 20~25%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은 단24 컨퍼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AI의 경우 GPU나 성능 향상도 상향 평준화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은 굉장히 비효율적으로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라며 “저희는 약간 늦는 것처럼 보이지만 안정적으로 기술 자체에 대한 고도화를 이뤄 나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비용을 굉장히 적게 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 대표도 “저희는 굉장히 전략적으로 자원을 투입해서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필요한 일들에 생성형 AI 기술을 쓰겠다는 것”이라며 “일부 LLM이 적용된 서비스들에 대한 수익화와 저희의 전략적인 비용 투자 집행에 대한 결과가 내년에 실적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만 그와 동시에 선제적인 투자도 여전히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네이버는 이번 ‘온 서비스 AI’를 통해 AI와 관련한 수익화를 보다 빠르게 일궈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는 이미 B2B, B2C 영역에서 생성형 AI를 비롯해 공간지능, 추천 AI 등 다양한 AI 기술을 활용해 관련 상품을 출시하거나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의 상용화를 진행해 왔다”라며 “’온 서비스 AI’를 통해 핵심 사업 수익 강화를 더 빠르게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AI 기반 핵심 서비스의 고도화는 네이버의 사용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고 이는 곧 AI를 통한 수익화를 의미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11일 진행된 네이버 개발자 컨퍼런스 '단 24'에서 최수연 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LLM 보다 전략적으로 SLM 집중” 의견도
업계 안팎에서는 네이버가 전략적으로 LLM보다 SLM(소형 언어 모델)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데요. 네이버가 LLM, 클라우드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이 쉽지 않은 데다 전력·ESG 등을 고려하면 소형화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지적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모델의 경우 한계점에 왔기에 소형 모델을 통한 범용화 스펙을 늘려 가야 할 것”이라며 “하드웨어, 클라우드, AI 모델, 반도체 등 네이버가 많은 스펙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보다는 프로세스 스펙을 어떻게 쌓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newstomato.com | 배덕훈 기자
신수종사업으로 낙점한 AI(인공지능)와 관련 아직 유의미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데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여전하기 때문인데요. 네이버는 전 서비스에 AI를 녹여내는 ‘온 서비스 AI’ 전략을 통해 활로를 뚫어내겠다는 목표입니다.
지난 11일 진행된 네이버 개발자 컨퍼런스 '단 24'에서 최수연 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19일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11일 진행한 자체 개발자 컨퍼런스 ‘단 24(DAN 24)’에서 AI를 바탕으로 한 미래 성장 전략인 ‘온 서비스 AI’를 제시했습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앞으로 네이버는 ‘온 서비스 AI’로 온·오프라인의 일상을 혁신하고 비즈니스의 성과를 극대화하며 일상의 다양한 경험을 심리스하게 연결해 초개인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검색, 지도, 쇼핑 등 자사의 핵심 서비스에 AI 원천 기술을 밀착해 선보이겠다는 목표입니다.
구체적으로 네이버는 현재의 통합검색 기술에 AI와 개인화 추천 기술이 결합된 형태인 생성형 AI 검색과, 통합검색에서 제공될 ‘AI 브리핑’을 내년 상반기 중 출시한다는 방침인데요. AI 브리핑은 LLM(거대 언어 모델)을 사용해 검색 결과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기능입니다.
지도 역시 공간 지능 기술을 집약한 ‘거리뷰 3D’ 서비스로 진화하는데요. 기존의 길 안내 기능에서 나아가 최적화된 공간 정보를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쇼핑에도 AI를 통한 개인화가 더해지는데요. 네이버는 이 두 기술을 결합한 AI 쇼핑 앱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를 내년 상반기 중 출시하고, 쇼핑 네비게이터 ‘AI 쇼핑추천’ 기능도 내년 중 베타 서비스로 선보인다는 계획입니다.
지난 8일 3분기 실적과 11일 단24 등 네이버의 연이은 굵직한 발표 이후 시장 반응은 일단 긍정적인 편인데요.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네이버가 제시한 비전들이 목표한 대로 실제 서비스에 잘 구현된다면 지난 1~2년 동안 주가를 짓눌렀던 매출액 성장에 대한 갈증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네이버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AI 전략은 여전한 의문…기술 격차 우려
다만, 미래 사업으로 점 찍은 AI와 관련한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데요. 이는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으로 연결됩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 “과거와 달리 효율화에 집중해 사업 확장 및 글로벌 진출 스토리를 기대하기 어렵고, 글로벌 빅테크와의 자본 차이로 인한 AI 기술력 격차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습니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진단을 내리고 있는데요. AI 전문가인 강정수 ‘블루닷AI’ 연구센터장은 “네이버가 검색 내에 AI 브리핑을 넣는다든지 이런 식으로 기존 서비스를 강화하는 쪽으로 나간 건 전략을 잘 잡은 것 같다”라며 “서비스의 품질을 AI에 기반해서 개선하는 것이 지금 제일 중요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강 센터장은 “네이버의 자체 개발 LLM인 하이퍼클로바X가 얼마나 고품질의 결과를 전달해 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글로벌 빅테크 등 외부 모델도 도입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전했습니다.
현재 글로벌 빅테크와 네이버와의 AI 기술 투자 규모는 큰 차이가 있는데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시티그룹은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 4곳(MS·메타·아마존·알파벳)의 올해 AI 설비 투자액이 28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반면 올해 10조원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 네이버는 연 매출의 약 7% 수준의 자본 지출(AI 설비 투자 포함)과 매출액의 20~25%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은 단24 컨퍼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AI의 경우 GPU나 성능 향상도 상향 평준화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은 굉장히 비효율적으로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라며 “저희는 약간 늦는 것처럼 보이지만 안정적으로 기술 자체에 대한 고도화를 이뤄 나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비용을 굉장히 적게 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 대표도 “저희는 굉장히 전략적으로 자원을 투입해서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필요한 일들에 생성형 AI 기술을 쓰겠다는 것”이라며 “일부 LLM이 적용된 서비스들에 대한 수익화와 저희의 전략적인 비용 투자 집행에 대한 결과가 내년에 실적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만 그와 동시에 선제적인 투자도 여전히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네이버는 이번 ‘온 서비스 AI’를 통해 AI와 관련한 수익화를 보다 빠르게 일궈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는 이미 B2B, B2C 영역에서 생성형 AI를 비롯해 공간지능, 추천 AI 등 다양한 AI 기술을 활용해 관련 상품을 출시하거나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의 상용화를 진행해 왔다”라며 “’온 서비스 AI’를 통해 핵심 사업 수익 강화를 더 빠르게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AI 기반 핵심 서비스의 고도화는 네이버의 사용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고 이는 곧 AI를 통한 수익화를 의미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11일 진행된 네이버 개발자 컨퍼런스 '단 24'에서 최수연 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LLM 보다 전략적으로 SLM 집중” 의견도
업계 안팎에서는 네이버가 전략적으로 LLM보다 SLM(소형 언어 모델)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데요. 네이버가 LLM, 클라우드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이 쉽지 않은 데다 전력·ESG 등을 고려하면 소형화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지적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모델의 경우 한계점에 왔기에 소형 모델을 통한 범용화 스펙을 늘려 가야 할 것”이라며 “하드웨어, 클라우드, AI 모델, 반도체 등 네이버가 많은 스펙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보다는 프로세스 스펙을 어떻게 쌓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