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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천정 모르는 환율에 기업들 몸살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서자 국내 기업들이 비상이 걸렸습니다.

특히 원자재나 원재료를 많이 수입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악영향이 우려됩니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수입 가격 상승 때문에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고환율에 영향을 받는 석유화학, 철강기업들은 환율 급등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 원유 구매시 생기는 환차손으로 경영 실적에 악영향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철강업계는 철강재 생산에 필요한 철광석과 제철용 연료탄 등의 원재료를 수입하는 구조여서 고환율에 취약한 구조입니다.

수입 비용이 올라가면 원가 부담이 증가하는데, 글로벌 경기 둔화까지 겹치면서 철강 수요가 위축된 상황입니다.

  

 

정유업계는 연간 10억배럴 이상의 원유를 해외에서 사들이면서 달러화로 결제하고 있어 환율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소요 원유 전량을 해외에서 도입하는 상황에서 급격한 원달러 환율상승은 석유수입가격을 증가시킨다"며 "이는 국민부담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외환차손 발생으로 업계 경영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디"고 진단했습니다.

 

반도체 업계도 해외 투자비 증가가 불가피하단 점에서 긴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대규모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강달러 추세가 장기화하면 설비 투자 비용 증가라는 악재를 맞게 됩니다.

달러화 가치 상승으로 미국 현지에서 반도체 장비와 설비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얘깁니다.

 

항공업은 대표적으로 환율에 민감한 업종입니다.

항공기 리스비나 유류비, 정비비 등 고정비 대부분을 달러로 지급하기 때문에 항공업계는 환율 상승 등 추후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보는 상황입니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1400원대 고환율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고환율은 아웃바운드 (한국인의 해외 여행) 여행 수요를 위축시킨다"고 했습니다.

또 "달러화 절상은 항공사의 비용 증가를 야기한다"며 "항공사 영업비용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유류비가 달러화에 연동되는 가운데 항공기 리스료·정비비 등 전반적인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요 기업 연구소장들은 최근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대내 리스크로 원·달러 환율 상승을 꼽았습니다.

기업경제소장들은 지난 1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연 간담회에서 "원화약세는 수입물가 상승을 초래해 민간소비 냉각, 기업 생산비용 증가에 따른 투자 및 고용 위축 등 내수 경제 부진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며 "비우호적 대외환경으로 수출경쟁력마저 약화된다면 향후 수년간 한국 경제 반등 모멘텀이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탄핵 국면을 거치면서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됐던 환율이 요동을 치자, 정부가 국정 운영 안정과 대외신인도 회복 등에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재계 관계자는 "탄핵정국이 마무리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생각하지만, 해외 바이어들의 시각은 '한국은 정치 리스크로 불안정한 나라'라는 인식이 여전하다"며 "한국 경제가 정상 작동하고 있다는 신뢰를 주지 못하면 환율 고공행진을 쉽게 멈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환율은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을 나타내는 지표"라며 "정부가 대외 신인도 회복에 주력하는 한편, 흔들림없는 경제 정책으로 석유화학, 철강, 항공, 전자 등 환율 상승의 피해가 우려되는 업종을 면밀히 점검하고 경기 부양 등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newstomato.com | 임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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