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 속도가 급격해지면서 보험사들도 신사업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간병·요양, 헬스케어 등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지만 각종 규제가 발목을 잡아 지지부진한 모습인데요. 해외 국가의 사례처럼 보험사들이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간병·요양 신사업 주목"
보험연구원이 국내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보험사 CEO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CEO들이 주목하는 신사업 영역으로는 '간병 및 요양 서비스(28%)'와 '건강관리 서비스(28%)' 응답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간병·요양 서비스는 최근 3년간 꾸준히 관심이 증가하며 고령화에 대응하는 보험업계의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오는 2025년 전체 인구 중 고령인구 비중이 20%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의료·요양·돌봄이 필요한 75세 이상 후기고령인구는 2020년 300만명대에서 2030년 400만명대로 증가하고, 2050년에는 1000만명대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고령인구 증가 속도에 비례해 의료·요양·돌봄 등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급이 턱 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지난해 기준 노인주거복지시설은 297곳이며 이용 중인 노인은 1만9369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중 노인복지주택으로 분류되는 시설은 전국에 40개소, 정원은 9006명에 불과합니다.
장기요양시설의 경우 전국 6259개소가 있지만 지역별 편차 문제가 적잖습니다.
보험사들은 초고령 사회를 위기이자 기회로 보고 실버타운 등 요양 사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다만 부지 확보와 건립 비용, 유지 비용 문제로 일부 대형사들의 전유물에 불과한 상태입니다.
노인복지주택과 노인의료복지시설은 노인복지법에 따라 '설치자 직접 운영'이 원칙인데요. 보험사가 시설을 운영하기 위해선 토지와 건물을 모두 소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내년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한 노인이 휠체어에 앉아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규제 완화로 민간 참여 유도
우리나라보다 고령화 문제를 먼저 경험한 해외 사례의 경우를 참고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일본의 경우 2011년 고령자 주거법을 개정해 민간도 요양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고령자 주택 제도를 도입해 민간 요양 사업자들에게 세금 혜택과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정부 독려로 일본 보험업계는 개호보험(노인요양보험)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도 금융사의 실버타운 투자 개발을 허용해 보험사가 직접 건설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태강보험은 12개 거점도시에서 실버타운을 운영하면서 중국 요양사업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도 관련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이지만 부처 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큰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보험업계는 요양시설 운영 기업의 재무안정성, 서비스 품질, 지역 기여도를 평가해 부지 임차를 허용하는 조건부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헬스케어 시장도 보험사의 새 먹거리로 불리고 있습니다.
헬스케어 서비스가 고객정보나 건강 및 금융데이터 등 보험업 고유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등 보험업 인접 영역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내 보험사가 제공하는 헬스케어 서비스 대부분이 대형병원의 진료예약, 건강검진 예약 대행 등 단순 건강 활동 기록이나 건강 개선 효과 수준에 그칩니다.
현재 보험사들은 의료기기 활용 제한, 개인 의료정보 침해 논란 등으로 제한된 헬스케어 서비스만 가능합니다.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전문의료 상담, 진료 등은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어 헬스케어 서비스를 다각도로 확대하기 어렵습니다.
보험사 자체적으로도 상품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한데, 고령층 특화 플랫폼 사업자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임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는 노인요양, 실버타운, 신탁 등 니즈별로 고령자 관련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시니어 고객을 별도의 세분화된 시장으로 구분하고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사업 형태는 부재하다"며 "우리나라 상황에 적합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신뢰감을 줄 수 있는 고령층 특화 전문 인력 발굴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기대수명 증가에 따라 고령자를 위한 보험사업은 기존 틀을 벗어난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학병원 내부 모습.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newstomato.com | 윤민영 기자
간병·요양, 헬스케어 등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지만 각종 규제가 발목을 잡아 지지부진한 모습인데요. 해외 국가의 사례처럼 보험사들이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간병·요양 신사업 주목"
보험연구원이 국내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보험사 CEO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CEO들이 주목하는 신사업 영역으로는 '간병 및 요양 서비스(28%)'와 '건강관리 서비스(28%)' 응답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간병·요양 서비스는 최근 3년간 꾸준히 관심이 증가하며 고령화에 대응하는 보험업계의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오는 2025년 전체 인구 중 고령인구 비중이 20%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의료·요양·돌봄이 필요한 75세 이상 후기고령인구는 2020년 300만명대에서 2030년 400만명대로 증가하고, 2050년에는 1000만명대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고령인구 증가 속도에 비례해 의료·요양·돌봄 등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급이 턱 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지난해 기준 노인주거복지시설은 297곳이며 이용 중인 노인은 1만9369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중 노인복지주택으로 분류되는 시설은 전국에 40개소, 정원은 9006명에 불과합니다.
장기요양시설의 경우 전국 6259개소가 있지만 지역별 편차 문제가 적잖습니다.
보험사들은 초고령 사회를 위기이자 기회로 보고 실버타운 등 요양 사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다만 부지 확보와 건립 비용, 유지 비용 문제로 일부 대형사들의 전유물에 불과한 상태입니다.
노인복지주택과 노인의료복지시설은 노인복지법에 따라 '설치자 직접 운영'이 원칙인데요. 보험사가 시설을 운영하기 위해선 토지와 건물을 모두 소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내년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한 노인이 휠체어에 앉아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규제 완화로 민간 참여 유도
우리나라보다 고령화 문제를 먼저 경험한 해외 사례의 경우를 참고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일본의 경우 2011년 고령자 주거법을 개정해 민간도 요양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고령자 주택 제도를 도입해 민간 요양 사업자들에게 세금 혜택과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정부 독려로 일본 보험업계는 개호보험(노인요양보험)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도 금융사의 실버타운 투자 개발을 허용해 보험사가 직접 건설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태강보험은 12개 거점도시에서 실버타운을 운영하면서 중국 요양사업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도 관련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이지만 부처 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큰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보험업계는 요양시설 운영 기업의 재무안정성, 서비스 품질, 지역 기여도를 평가해 부지 임차를 허용하는 조건부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헬스케어 시장도 보험사의 새 먹거리로 불리고 있습니다.
헬스케어 서비스가 고객정보나 건강 및 금융데이터 등 보험업 고유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등 보험업 인접 영역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내 보험사가 제공하는 헬스케어 서비스 대부분이 대형병원의 진료예약, 건강검진 예약 대행 등 단순 건강 활동 기록이나 건강 개선 효과 수준에 그칩니다.
현재 보험사들은 의료기기 활용 제한, 개인 의료정보 침해 논란 등으로 제한된 헬스케어 서비스만 가능합니다.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전문의료 상담, 진료 등은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어 헬스케어 서비스를 다각도로 확대하기 어렵습니다.
보험사 자체적으로도 상품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한데, 고령층 특화 플랫폼 사업자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임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는 노인요양, 실버타운, 신탁 등 니즈별로 고령자 관련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시니어 고객을 별도의 세분화된 시장으로 구분하고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사업 형태는 부재하다"며 "우리나라 상황에 적합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신뢰감을 줄 수 있는 고령층 특화 전문 인력 발굴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기대수명 증가에 따라 고령자를 위한 보험사업은 기존 틀을 벗어난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학병원 내부 모습.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