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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경제 KT·MS 협력…데이터주권 우려 대두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030200)가 AICT컴퍼니 도약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협력에 나섰습니다.

한국형 인공지능(AI)·클라우드 모델을 공동개발하는 등 AI와 클라우드 사업분야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입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MS와 협력으로 MS AI 학습에 KT 데이터가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외산 클라우드서비스업체(CSP) 점유율이 높아지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지난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통과시킨 클라우드 액트가 발동될 시 데이터주권 침해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19일 업계 및 국회에 따르면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KT와 MS 간 AI·클라우드 협력과 관련해 미국의 클라우드 액트로 인한 우리 국민의 데이터 주권 침해가 우려되므로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보고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이 의원은 앞서 지난달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도 "우리나라 클라우드와 AI 산업이 빅테크에 잠식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 "미국 정부에는 클라우드액트가 있는데, KT와 MS가 협력하면 안전할 수 있는가"에 대해 질의했습니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이훈기 민주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클라우드 액트는 지난 2018년 제정된 법으로, 미국 빅테크가 해외에 설치한 서버에 저장된 정보까지 미국 사법당국이 테러·사이버 범죄 위험 등 안보상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접근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연방 법 집행기관은 데이터가 해외에 위치한 서버에 저장돼 있더라도 영장 또는 소환장을 발부해 미국 기반 기술 회사에 요청된 데이터를 제공하도록 강제할 수 있습니다.

 

 

이훈기 의원실은 "외산 CSP에 대한 기준의 완화로 MS, 아마존웹서비스(AWS)도 공공 클라우드 진출을 시도하는 과정 중에 KT와 MS 협력 발표가 나왔다"며 "AI·클라우드 사업 강화라고 하지만 양사 모두 필요한 것이 있기에 협력에 나선 것일 텐데, 공공 클라우드 부문에서 한국시장 레버리지를 만들고자 하는 차원인지, 정책 관리차원에서 정부가 살펴볼 필요성은 없는지를 환기하기 위해 질의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당장 데이터 주권 침해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입니다.

의원실에도 국제형사사법 공조조약에 따라 우리 수사 당국을 통해 데이터 공조를 요청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것을 이유로 제시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28조8 '개인정보를 국외로 제공·처리위탁 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데이터 주권을 보호할 수 있는 요소로 봤습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계약서 상 국내법을 준수한다고 돼 있다면, 국내 법을 위반하면서 미국 정부 요구에 응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실제 미국 정부가 법을 집행하는 경우 한국 정부가 국내법에 따라 한국인의 데이터 제공을 금지할 수 있지만, 이 부분은 양국 간 상호 양해가 필요한 부분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KT 김영섭 대표가 10월10일 열린 AICT 사업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T)

 

KT는 MS와 협력 단계에서부터 데이터 주권, 자국중심 AI와 관련한 우려를 인지, 국민의 데이터 주권이 지켜질 수 있도록 앞장선다는 방침입니다.

김영섭 KT 대표는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MS는 깐깐한 유럽에서도 AI 협력 모델을 만들어 냈다"며 "정체성을 지켜내면서 고객들에게 빠른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한바 있습니다.

KT 관계자는 "한국형 AI로 자국중심 AI를 실현시키겠다는 것이 회사의 비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IT업계는 데이터 주권확보와 자국중심 AI를 위해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데이터가 MS 클라우드에 저장이 되면 미국 클라우드 액트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 KT가 축적해온 데이터가 MS의 AI를 학습시키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우려점으로 꼽습니다.

IT업계 관계자는 "빅테크의 클라우드 기술력 내재화는 이루지 못한 채 데이터 제공에 그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인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행정 협정 체결 등을 통해 해결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newstomato.com |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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